찰칵찰칵 - 잊지마, 힘든 오늘은 멋진 추억이 될 거야!
송창민 지음 / 해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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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문학작품이나 경영서적을 주로 읽는 나는 가끔씩 이런 감성이 풍부한 에세이집을 읽고 나면 가뭄으로 바싹 마른 땅에 단비가 내리는 것처럼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들곤 한다.
또한 이런 책은 읽으면서 전후 문맥을 파악하느라 혹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저자의 글을 이해하느라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마음이 참 가볍다. 저자가 누구인지 몰라도 상관없고 어떤 배경과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려는지 굳이 알아낼 필요도 없다. 그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마주하는 공감대 하나만으로도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누군가는 찰칵찰칵이라는 제목을 보고 무슨 사진집이 아닐까 오해도 하는데 사진보다 더 예쁜 일러스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니 일찍 실망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책을 읽기 전 연애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나는 저자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가 7년간 운영해 온다는 연애상담 까페도 전혀 모르지만 책 속에 녹아있는 자신에 대한, 사람에 대한 그리고 ‘사랑’에 대한 그의 단상들은 하루 아침에 이런 내공이 쌓이지는 않았겠구나 싶을 만큼 강하고 깊었다. 슬쩍 흘려버리고 말았을 작은 감성들까지 모조리 끄집어 내어 자신만의 글로 형상화시킨 저자가 새삼 부럽기까지 했다. 그는 2년여의 시간동안 다양한 주제 아래 200여 꼭지의 글을 썼고 이 책은 그 중에서 선택된 110여개의 이야기들이란다. 그렇다면 나머지 여기에 실리지 못한 그 글들은 어떤 것일까? 살짝 궁금해 진다.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인생이라는 숙제를 하는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운다.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위로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그런 용기의 바탕은 뭐니뭐니해도 ‘사랑’이다.
나에 대한 사랑, 너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것 저것을 모두 아우르는 모두에 대한 사랑말이다. 그래서인지 저자 역시 그런 사랑의 감정들을 한올 한올 벗겨가듯 써내려갔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에게 쉽게 공감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동화 같은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감정이 풍부해지다가도 그런 글들 말미에 자리 잡은 몇 줄 안 되는 또 다른 저자의 목소리는 아주 강렬한 인상으로 가슴속에 박힌다. 마치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깜짝 놀라기도 하고 인생을 바라보는 타인의 그런 객관적인 시선으로 하여금 나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위로 아닌 위로도 받는다. 남자와 여자의 모습으로 대비되는 연애상황들과 내면의 독백은 지난 날 내 연애의 달콤쌉싸름한 기억들을 되돌려 놓기도 했다.

저자는 ‘물 위에 떠있는 것처럼 흐릿하게 흔들리고 있는 모든 ’나‘ 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고 하였다. 삶의 지표를 잃고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두려움 없이 앞장서 나아가라는 강력한 인생의 나침반까지는 제시하지 못하더라도 그 흔들림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그것 조차도 인생의 과정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책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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