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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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품에 타이틀이 몇 개씩 붙으면 자연적으로 눈이 돌아간다.
하물며 책이나 영화에 수상타이틀이나 호평일색의 글들로 점철되면 나는 그것을 ‘반드시’ 읽거나 보아야 할 것으로 슬그머니 분류를 시켜버린다.
이 책 역시 영화의 흥행으로 나의 기대감을 잔뜩 갖게 하였는데,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할 정도의 작품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단히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리고 영화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전 원작을 읽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확실히 영화가 관객의 눈과 귀를 홀릴 정도의 영상미와 짜임새 있는 구성, 장면들로 가득 차 있어 영화적 색채를 듬뿍 담고 있었다면, 원작은 또 다른 맛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마치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독자의 호흡을 한껏 몰아가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묘한 재미가 있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이미 영화를 보았기에 원작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목적 아닌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책을 몇 장 넘겼을 때 영화와는 또 다른 줄거리와 이야기 전개에 잠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곧바로 이 원작을 읽을 때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을 받으며 작품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와 비교해 가며 읽는 맛은 또 다른 별미였다.

18살의 가난한 웨이터 람 모하마드 토머스는 성당에 버려져 티모시 신부가 기른 아이였다.
그러나 평온했던 생활도 잠시, 신부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죽은 후 람은 인도를 떠돌아 다니며 파란만장한 삶을 시작한다.
그런 그에게 또 다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다.
10억 루피(한화 약 260억)의 상금을 타는 퀴즈쇼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그 천문학적인 돈의 액수 때문에 회사는 파산하였고 그는 최초이자 최후의 우승자가 된다.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던 인도의 한 청년이 어떻게 석,박사들도 맞추지 못하는 퀴즈의 정답을 모두 맞출 수 있었을까?
그런 의문이 의심이 되어 그는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그를 돕고자 하는 변호사 스미타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된다.

그런데 그를 도우려는 스미타 역시 그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했다.

“람, 솔직히 말해서 당신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워요. 나라도 절반밖에 못 맞혔을 거예요.”

“변호사님, 우리 같은 가난뱅이도 질문을 하고 대답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난뱅이가 퀴즈를 내면 부자는 한 문제도 답을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와 같은 가난뱅이가 낸 문제를 부자는 결코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이 말에서 인도의 빈부차가 얼마나 극명한 지 눈으로 보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었고, 람이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진실 되고 현실적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람이 그 모진 삶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약자를 위한 따뜻한 눈물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리고 작고 약한 손이라도 내밀어 잡아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소설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긴장과 감동, 눈물과 반전으로 독자의 정신을 쏙 빼놓는 이 소설.
책 읽는 재미를 한껏 선사해 준 달콤한 5월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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