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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 구혜선 일러스트 픽션
구혜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첫 사랑을 떠올릴 때 가장 많이 찾는 말은 무엇일까?
후회? 아쉬움? 추억?
나에게 첫 사랑은 ‘사랑’에 대한 단상을 찾기보다는 ‘처음’이라는 단어에 포커스를 맞추는게 맞는 것 같다. 내 생애 첫 사랑, 처음 한 키스, 처음 본 영화 등등...함께 하면서 온통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 투성이였으니까.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사랑을 하는 동안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식당에 가고, 같이 놀러가도 처음만큼 강렬한 인상이 남지는 않았다. 각각의 추억과 색은 다르게 남았을지라도.
이 책의 주인공 ‘연’은 지금 자신의 연인 ‘종운’과 헤어지는 중이다.
그 헤어짐이 ‘종운’의 일방적인 통보로 시작되었고, 여전히 ‘연’으로서는 헤어지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더라도 이별이라는 종착지는 점점 뚜렷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연’에게 한 남자가 다가온다. 떠나는 사람도 다가오는 사람도 아무런 예고 없었던 것처럼.
출판사 대표 민영이 연에게 불쑥 다가오지만 연은 아직 그럴 마음이 없다. 종운과의 이별을 실감하기도 전이였고, 아니 실감했다고 해도 애써 부정하는 중이였으니까.
그러나 마침내 둘 사이의 사랑에 점을 찍어야 하는 순간이 오자 펑펑 소리내어 울어버리고 만다. 지독한 이별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그렇게 현실 속에 뎅그러니 놓여진다.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라는 흔한 말이 아니었어도 그들은 또 다시 사랑을 할 것이다.
혼자서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고독한 인간들이기에.
그 고독을 알아챈 듯 어느 새 소리 없이 다가온 시후를 연은 사랑하게 된다.
우리는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를 할 때는 ‘꿈’만 같다라고 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덧없어지거나 무참히 짓밟혀 아파하면 이것이 또 ‘꿈’이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깨어나길 바라는 그 꿈. 사실은 현실의 다른 말이다.
이제 그만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는 말이 이별을 감당해야 하는 순간만큼 무겁고 고통스러운 때가 또 있을까?
악이 나쁘다는 것은 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알 수 있듯이 사랑도 이별의 아픔이 있기에 더욱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작가 구혜선은 ‘탱고’라는 이 작품에서 ‘연’을 통해 사랑에 대한 인간본연의 감정을 참으로 담담하고 나직하게 말하고 있었다. 너무 서정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화려
비록 아프고 쓰리고 씁쓸하기만한 시간일지라도 이제 그녀는 그 과정마저도 조용히 견뎌낼 줄 아는 성숙함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아픈 통과의례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또 다시 싱그럽고 알싸한 사랑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젊고 씩씩하다는 사실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