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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힘 - 커피가 병을 예방한다
오카 기타로 지음, 이윤숙 옮김 / 시금치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커피’라는 한 단어만 들어도 난 온몸이 나른해지고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서울의 유명한 대학병원을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드나들 일이 있었다. 내 머릿속에는 항상 병원하면 코를 찌를 듯한 소독약 냄새와 하얀 벽이 자동저장 되어있었다.
그날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병원 본관의 문을 열었는데....너무도 좋은 커피 향에 저절로 고개가 돌아가게 되었다. 입구 한편에 자리잡은 커피 전문점에서 어찌나 좋은 향이 나오는지 아픈 몸을 이끌고 인상 쓰며 들어간 입구에서 난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 짐을 느꼈다. 이렇게 향기만으로도 사람을 치유할 힘을 가진 식품이 몇 개나 될까?
나에게 있어 커피는 언제나 그렇게 ‘맑음’ 상태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커피를 의학적으로 분석하거나 과학적으로 뭔가 밝혀내는 글들을 즐겨 읽지는 않았다. 그냥 내 의지대로 즐겁게 마시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커피 잔을 수시로 들고 다니는 나를 보면 부모님께서는 몸에도 안 좋은(?)커피를 그렇게 마셔댄다고 적잖이 잔소리를 하셨고, 그때마다 나는 괜찮다고만 항변했을 뿐 뭔가 설득시켜 드릴만한 근사한 답은 가지고 있지를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합리적인 답안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커피 한 잔의 힘]을 알아버렸으니까.
책을 읽기 전에는 너무 의학적인 얘기들만 있지 않을까 좀 부담은 되었다. 골치 아픈 용어들로 이해 안가는 이론들만 쏟아내면 앞으로 커피 마실때도 부담스러워지는 건 아닐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건 나의 완전한 기우였다.
책을 펼치면 맨 먼저 반기는 테마는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이다. 일단 커피를 마시면 왜 즐거운지를 필자 나름대로 많은 자료들을 찾아가며 그 기원과 재미난 뒷 이야기를 솔솔 얘기해 준다. 여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전설과 커피 금지령에 이르기까지 커피가 인류의 역사에 남긴 일화도 참 많은 듯 하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을 알아갈 즈음 드디어 이 책의 주 테마인 ‘커피 마시는 이로움’ 편이 짠 하고 나타난다. 커피가 어떻게 병을 예방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병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료들을 근거로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검토한 영어 논문만 1,356편이나 된다는 저자의 글이 말해주듯 실로 방대한 정보량이 마치 한 편의 학술논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깐 스치지만 전문적인 해설보다는 커피 다큐멘터리를 읽어나가는 느낌이랄까? 각종 도표와 수치들 역시 아주 어렵지 않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선택된 자료들로 보인다.
이 책에서 나의 관심을 가장 많이 큰 대목은 역시나 ‘우울증을 날리는 커피의 향’이라는 부분이다. 커피를 마시기 전 그 향을 맡으면 기분이 편안해 지고 좋아지는 경험이 많았던 나로서는 이것이 학술적으로 어떻게 증명이 되었는지 상당히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건 커피의 향도 뱃속으로 흡수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뱃속으로 흡수된 커피는 비타민으로 변하여 당뇨병을 예방하는 약과 같은 작용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쉽게도 커피향에 대한 다양하고 더욱 근본적인 연구는 아직 없지만 앞으로 그 효과가 더 입증된다면 커피 마니아들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어떤 질병에 있어서는 대체 의약품으로도(질병의 예방 면에서) 손색이 없을지 모르는 커피의 힘.
너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