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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 삶과 죽음을 고뇌한 어느 철학자 황제의 가장 사적인 기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그레고리 헤이스 해제, 정미화 옮김 / 오아시스 / 2026년 1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명상록이다. 고전 해설의 최고 권위자 그레고리 헤이스의 완역본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명상록은 고전 필독도서였고,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읽고 싶었다. 저자의 내면의 성찰과 삶의 초연함을 흠모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최근에 명상록이 초역이나 완역으로 재조명이 되는 것은 디지털 세상 속에서 고전으로의 회귀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반갑다. 행복한 느낌으로 이 책을 펼쳐들었다.
명상록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이 사색에 젖어들게 했다. 1900년의 아득한 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아우렐리우스(AD121~180)는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로, 오현제(황금기) 중 마지막 ‘철인황제’로 불린다. 치세 당시에 이민족의 침입과 반란과 전염병이 유행하여 많은 도전을 받았다. 철학자였지만 황제가 된 인물, 끊이지 않는 고난 속에서 남긴 내면의 자화상과도 같은 명상록은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고전으로서 사랑받았다. 저자가 평생 동안 수행해온 마음 훈련의 결과물이다.
명상록은 총 1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철학적 깊이와 세계에 대한 통찰이 무척 돋보였다. 놀라웠던 것은 이 책이 경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삶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읽어보니 완전히 새로운 책이구나 싶었다. 특히 정미화 번역가님의 유려한 번역에 감탄했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글 중에서 눈길이 머문 문장은,
“황제의 위엄에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철학이 만들고자 했던 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 (명상록 제2권 30절)
“깊이 파고들어 가라. 물, 즉 선함은 저 아래에 있다. 그리고 네가 계속 파는 한, 그것은 계속 솟아오를 것이다.” (7장 59절)
“먼 길을 돌아 네가 이루려고 하는 모든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룰 수 있다.” (제12권 1절)
스토아 철학자이고 평화주의자였던 아우렐리우스가, 50대의 10년을 전쟁터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내면서 막사에서 쓴 철학 일기라는 점에 독자로서 놀라웠다. 저자는 아침과 저녁에 명상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사색의 글을 기록하였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권력과 명예의 정점을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마음을 성찰한 저자의 사색에 감동을 느낀다.
명상록은 2천년의 세월동안 검증되어 온 고귀한 내면의 결정체이며,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철학자로서의 지혜가 담긴 문장들에서 깊은 사색으로 안내받는 느낌이 들었다. 한 장씩 읽으면서 내면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00년의 세월을 단숨에 건너와 고전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준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지금도 독자 곁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