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여행자를 위한 도슨트 북 - 모든 걸작에는 다 계획이 있다
카미유 주노 지음, 이세진 옮김 / 윌북아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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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미술 작품 감상법을 깊이 있게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단 한 권으로 충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완성도 높은 책이다. 단순히 그림을 ‘본다’는 행위를 넘어,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미술관에 들어서서 작품 앞에 섰을 때 무엇을 먼저 보고, 어떤 점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는지를 아주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할 때 그저 감각적으로, 혹은 막연하게 “이게 좋은 그림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지나치지만, 이 책은 전문가의 시선으로 미술을 보는 방법을 아주 쉽게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첫 부분에서는 미술관의 구조작품 감상의 기본 개념을 다루며,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초상화를 볼 때 인물의 시선, 배경, 소품의 상징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보여주며, 초보자도 금세 전문가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책 속에는 수많은 서양화 명작들이 실려 있는데, 그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와 같은 대표적인 작품부터 처음 접하는 희귀한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다. 대형 이미지와 뛰어난 인쇄 품질은 눈을 즐겁게 해준다. 실제로 책을 펼쳤을 때 종이의 질감과 색감이 미술관에서 원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정교하다. 이는 독자가 단순히 정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품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듯한 시각적 몰입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한 작품 모음이 아니라 화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시대 순으로 연결해 보여준다. 초기의 고전 회화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사회적 배경과 예술적 사조가 어떻게 그림 속에 반영되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독자는 예술사 전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그림이 변해온 이유, 시대가 예술에 준 영향, 그리고 화가 개인의 삶과 감정이 작품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함께 탐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슨트가 쓴 미술 해설서’ 하면 가볍고 감성적인 에세이를 떠올리지만, 이 책은 그와는 완전히 다르다. 저자는 오랜 시간의 연구와 예술적 통찰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해석을 제시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이 탄탄한 자료와 근거 위에 세워져 있다. 단순히 감상 팁을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예술을 이해하는 사고방식 자체를 훈련시켜주는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처음에는 낯선 그림들도 점차 눈에 익으며, 어느새 자신이 그림 속 상징과 구도를 스스로 분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품, 인물의 자세, 색감의 대비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미술이 단순히 ‘보는 예술’이 아니라 사유의 예술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이 책은 미술작품의 신학적 의미와 역사적 배경도 함께 다루고 있어, 단순히 예술 감상서가 아니라 문화 교양서로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그림 속 특정 사물이 그리스·로마 신화의 상징을 반영하고 있거나, 특정 시대의 종교적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예술이 그 시대의 철학, 정치, 종교와 어떻게 맞물려 있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술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최고의 길잡이가 된다. ‘예술 작품을 제대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결정판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품처럼 완성도 높은 책이다. 읽는 내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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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꿈꾸는가 - 인간과 비인간, 그 경계를 묻다
제임스 보일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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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듀크 대학교 로스쿨의 법학 석좌 교수이자 퍼블릭 도메인 연구소의 설립자제임스 보일(James Boyle) 교수가 쓴 작품으로,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개 방향과 사회적·철학적 파급력을 통찰력 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단순한 기술 해설서가 아니라, AI라는 문명의 흐름이 인류의 가치, 제도, 존재 방식 자체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사유와 예언적 통찰을 담고 있어, 마치 21세기를 향한 예언서처럼 읽힌다.

책의 핵심은 2부의 ‘인공지능’ 파트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이 부분에서는 AI 기술이 단순히 계산 능력이나 자동화의 범위를 넘어서서,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화하는 기술의 특이점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면밀히 조명한다. 저자는 이 특이점이란 개념이 인간 지성을 초월하는 순간,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 능력과 창의력을 능가하는 시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특이점’을 막연히 반복적으로 언급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뜻하며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는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제임스 보일 교수는 이러한 대중적 오해를 바로잡고, 특이점의 본질을 철학적·법학적·공학적 관점에서 다층적으로 해석하며 독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깊은 이해의 기회를 제공한다.

책에서는 과거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을 예시로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이세돌 9단과 대결했던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그리고 그 이후 등장한 ‘알파고 제로’의 발전사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언급한다. 이는 인간의 두뇌가 지닌 직관적 사고와 컴퓨터의 연산 능력(CPU, 알고리즘의 자기 학습 구조)이 맞붙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알파고가 인류를 상대로 승리한 순간은 단순한 게임의 승패를 넘어, AI가 인간의 논리 구조를 해석하고 재창조할 수 있는 존재로 진입한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단순한 과학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의 인식 체계를 바꾸는 사건이라고 본다. 즉, 인공지능은 인간의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사유의 주체이자 창조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AI와 함께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인가?”, “AI가 인간의 법과 도덕, 생명에 대한 관념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인공지능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진다. 보일 교수는 AI가 단순히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유와 감정, 창의성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이 언어와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것처럼, 인공지능 역시 데이터를 통해 자기 스스로 ‘의식적 판단’에 가까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인공지능이 단순히 산업 혁명을 이끄는 기술이 아니라, ‘인류 존재론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존재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가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결합을 언급하며, 이를 고대 신화 속의 키메라에 비유하는 대목이다. 인공지능이 생물학적 영역에까지 진입해, DNA 편집·의학·신경과학 등에서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수준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융합은 단순히 의학적 혁신을 넘어, ‘자연적 생명’과 ‘인공적 생명’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점을 암시한다. 저자는 그때 인류가 마주하게 될 윤리적 딜레마와 존재론적 혼란을 경고하며, 독자들에게 이러한 변화를 철학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책의 전반에는 수많은 주석과 인용문, 그리고 법학·철학·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참고 문헌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제임스 보일 교수의 폭넓은 학문적 배경과 지식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단순히 기술 낙관주의나 종말론적 공포를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AI의 발전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은 기술서와 철학서, 예언서가 동시에 공존하는 작품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단순히 AI의 발전사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사회의 구조, 인간의 정체성, 그리고 생명과 지성의 경계에 대해 사유하게 된다. 따라서 과학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 법학·철학·윤리학을 공부하는 독자들에게도 필독서라 할 수 있다. 특히 AI 시대의 도래가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그 변화의 파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재정립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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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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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2025년 파이낸셜 타임스 주목 도서, 그리고 연준 전 의장 벤 버냉키가 강력 추천한 화제의 경제서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국제경제학 교수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로, 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거시경제학자이자 국제금융 전문가다. 그의 칼럼은 무려 40여 개국에서 6개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될 만큼 전 세계 경제 담론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경제학계에서 석학 중의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경제 이론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구조와 패권의 본질, 그리고 달러 중심의 국제 질서가 어떤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가를 치밀하게 해석한 통찰서다. 저자는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위상이 전 세계 정치·경제에 어떤 지배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1부부터 6부까지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부마다 달러 패권의 역사·현황·미래가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1부에서는 달러의 압도적인 힘과 그 배경이 된 기축통화 시스템의 본질을 다룬다. 세계 경제가 왜 달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이 어떤 ‘통화 특권’을 누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세계 금융의 안정과 위기에 어떤 양면성을 가져왔는지를 분석한다. 2부에서는 특히 중국의 도전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패권 경쟁 구도를 다룬다. 과거에는 소련, 일본, 그리고 유럽의 단일 통화인 유로화가 미국 달러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중국 위안화의 부상이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수출 성장과 그에 따른 외환보유고의 확충, 그리고 디지털 위안화와 같은 신개념 통화전략을 통해 중국이 ‘제2의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 속에서 과연 어떤 상황과 국면으로 흘러갈지를 짚는다.

또한 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해 미국이 어떤 방어적 전략을 펼칠지, 그리고 양국 간의 경제 패권 전쟁이 앞으로 세계 경제에 어떤 충격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이 부분은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가장 핵심적인 챕터라 할 수 있다. 3부에서는 고정환율제와 초인플레이션이라는 역사적 경제 실험을 다루며, 각국이 달러 패권 체제 속에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를 보여준다. 4부에서는 세계 통화의 개념, 암호화폐의 등장 등 ‘돈의 미래’를 집중 조명한다. 암호화폐가 과연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세계 금융 질서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해진다.

5부에서는 통화 패권이 주는 혜택과 특권에 대해 다룬다. 패권국이 누리는 막대한 이익, 즉 ‘달러 프리미엄’의 존재를 밝히고, 그 뒤에 숨은 불평등한 구조를 지적한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는 것만으로도 자국 경제를 유지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수출·투자·부채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마지막 6부에서는 달러 패권의 정점과 그 이후의 방향성을 논의한다. 저자는 달러의 지위가 단기간 내에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다극화된 금융 질서 속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필연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달러 패권은 여전히 강력하되, 중국·유럽 등 전세계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가 단순히 이론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제시하며 현실을 해석하는 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학자로서의 엄밀한 분석력과 더불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적인 통찰을 곁들인다. 경제학의 개념을 설명할 때마다 “이 현상에 대해 나는 이렇게 본다”는 식의 개인적 평가와 논리적 주석을 붙이기 때문에, 독자는 마치 교수님과 식사를 하며 생생한 개인 의견을 곁들인 설명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저자는 경제학을 단순히 숫자나 통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 국가의 전략, 정치의 논리와 결합된 ‘거대한 힘의 게임’으로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경제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세계사를 이해하는 깊이가 함께 성장한다.

책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달러 패권은 단순한 화폐 문제가 아니라, 세계 권력의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은 달러를 통해 유지되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려는 여러 국가들의 시도는 단순한 환율 전쟁이 아닌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의 전조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라 세계 권력의 본질을 꿰뚫는 인문·정치·경제 융합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경제학적 통찰뿐 아니라 세계 패권의 작동 원리, 그리고 미래의 돈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시야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있는 지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돈을 주고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귀중한 강의와 같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 투자자, 그리고 세계 정세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읽어야 할 현대 경제의 교과서이자 통찰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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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겨울이 온다 - 극한기후시대를 건너는 우리가 마주할 풍경
정수종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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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기후 변화라는 인류의 가장 심각한 위기를 다루고 있으며, 단순히 뉴스나 언론 보도에서 접하던 기후 문제를 넘어, 정확하고 구체적인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우리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의 양상과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저자인 정수종 교수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NASA 제트추진연구소·중국 SUSTech 교수직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저명한 기후 과학 전문가다. 그는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과학자로서 실질적인 정책 자문을 맡아온 인물이기도 하여, 이 책의 내용은 매우 신뢰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기후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활동이 현재의 기후 위기를 초래했으며, 오직 인간만이 이 변화를 되돌릴 수 있다. 정수종 교수는 자연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할 경우,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참혹한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꿀벌의 멸종, 산불, 폭염, 폭우, 폭설 등 현실적인 재난을 통해 기후 팬데믹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지금이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꿀벌의 멸종이 커피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생태계의 균형이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꿀벌이 사라지면 수분 매개 작용이 이루어지지 않아, 식물의 번식은 물론 그에 의존하는 동물과 인간의 식생활까지 무너질 수 있다. 즉, 기후 변화는 단순히 날씨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 전체의 존속과 직결된 문제임을 강조한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의 급격한 증가가 초래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현재의 폭염이 이미 견디기 힘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앞으로의 폭염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정 교수는 이러한 극단적인 기후 변화의 흐름을 늦추기 위해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재앙의 시나리오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현실적인 해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늦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의 확산, 친환경 소비문화 정착 등 실천 가능한 전략을 다루며,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을 강조한다.

책의 뒷면에서 볼 수 있는 글귀처럼, “지금이 바로 기후 시나리오의 엔딩을 바꿀 마지막 기회다”라는 문장이 특히 인상 깊다. 이 문장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인류가 행동해야 할 이유와 시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 문명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질적 계기를 제공한다. 공포를 자극하는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적인 통찰과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점이 특징이다. 기후 변화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인류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책으로서, 2025년 현재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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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조지무쇼 지음, 서수지 옮김, 와키무라 고헤이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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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무시무시한 질병들이 많다. 이번에 사람과나무사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은 그런 질병들 중에서도 인류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10가지 전염병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기존의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식물, 약, 커피, 화학, 맥주, 와인 등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감염병 편으로, 인류사를 뒤흔든 페스트, 인플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이질, 결핵, 천연두, 황열병, 티푸스, 매독 등 10가지 질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 질병은 이름만 들어도 낯설지 않지만, 막상 그 역사적 영향력과 세계사적 맥락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의학적 기록이 아니라, 질병이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를 조명하는 역사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우리가 얼마나 질병의 역사와 그 영향에 무지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류가 어떻게 생존과 싸움을 이어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패스트, 즉 흑사병의 사례는 그 참혹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질병은 중세 유럽 인구의 약 4분의 1을 사망하게 한 최악의 전염병이었다. 당시의 역병 의사들은 부리가 긴 까마귀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이는 역병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방호구였다. 책에서는 이러한 역병 의사들의 복장과 구텐베르크 인쇄술의 발전, 그리고 몽골 제국의 확장이 전염병의 확산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다루고 있다.

또한 말라리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모기가 주요 매개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실제로 ‘학질모기’의 그림과 함께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이미지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단순히 텍스트로만 설명하는 대신, 13세기 십자군 원정 시기의 지중해 세력 지도, 20세기 초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식민 지배 지도, 그리고 유럽인들의 중남미 침략 경로 지도 등 다양한 도판을 제시해 독자들이 감염병의 역사적 흐름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설명서가 아니라, 풍부한 일러스트와 지도, 시각 자료를 통해 역사와 질병을 동시에 탐구할 수 있는 교양서로서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각 질병에 대한 설명 또한 매우 디테일하다. 이를테면 황열병의 경우, 그 라틴어 어원과 의미, 그리고 질병의 매개체임상 증상, 확산 경로, 지역별 감염 양상, 그리고 그로 인해 세계사에 끼친 정치·사회적 영향까지 세밀하게 다룬다. 따라서 이 책은 생물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역사적 통찰을 함께 제공하여, 감염병이 단순한 의학적 문제가 아닌 문명사의 주요 동력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책의 저자는 세계사 서적의 전문 작가 조지무쇼, 감수는 오사카 경제법과대학교 경제학부의 와키무라 고헤이 교수가 맡았다. 특히 조지무쇼 작가는 매년 약 30권의 세계사 관련 서적을 출간할 만큼 방대한 연구와 집필 경험을 지닌 저자로,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정확하고 명료한 서술이 돋보인다.

또한 책 속에서는 단어의 어원과 언어적 유래를 다루는 부분이 많아, 단순히 역사와 과학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적 즐거움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각 질병의 명칭이 라틴어·그리스어에서 어떻게 파생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현대 언어 속에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언어와 역사, 의학의 교차점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말라리아 관련 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육군의 세균학 연구나 점령지 내 감염병 확산 문제 등, 전쟁사와 연관된 구체적 사례도 소개된다. 일본군의 세균 실험, 점령 과정에서의 감염병 통제 실패 등은 감염병이 단순히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국가와 전쟁의 운명을 좌우하는 요인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전쟁사와 과학사에 모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은 ‘질병을 통해 세계사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교양서다. 패스트부터 매독까지, 인류를 고통스럽게 했던 감염병의 역사를 되짚으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의 생존 의지와 과학의 진보를 함께 조명한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은 단순한 의학적 서적이 아니라 역사, 생물학, 인류학, 언어학이 융합된 종합적 탐구서로서, 지금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통찰을 준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던 질병들이 어떻게 인류의 문명을 뒤흔들었는지, 또 그것이 오늘날의 의학과 사회 구조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질병의 역사를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연결된 인류사의 일부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세계사, 감염병, 인문학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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