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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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여러 베스트셀러를 출간해 온 프랑스 대학 교수 카를로 로벨리가 쓴 책으로, 인생에 대한 다양한 고찰을 충분히 보여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우주론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물리학계의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로벨리 교수는, 볼로냐 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파도바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이론 물리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이론 물리학 센터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화이트 홀』,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등 교양 물리학 서적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이 물리학이라는 학문을 보다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모든 순간의 물리학』 이후, 그의 저서는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통찰을 준다.

이번 책에서도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석학이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그 세상을 둘러싼 가치관이 사람마다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단편적인 사건을 보다 심오하고 깊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동양의 철학자인 장자나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에 대한 언급을 통해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독자에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깊이있게 전달한다.






정치, 국제법, 국제 정세에 대한 언급은 물론, 독자들이 국제적인 관점에서 통찰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철학적 사유가 깊이 있게 담겨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교양서가 아닌 석학의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현대 철학자 하이데거를 비롯하여, 고전 작품들로부터 현대인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교훈들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 점 또한 매우 인상 깊었다.

카를로 로벨리 교수의 저서는 지금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의 책을 서점에서 계속 만나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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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죽기 좋은 날입니다 - 어느 교도소 목사가 가르쳐주는 인생의 교훈
카리나 베리펠트.짐 브라질 지음, 최인하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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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오늘은 죽기 좋은 날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언론인 카리나 베리펠트가 텍사스 헌츠빌에 거주 중인 형목인 짐 브라질 목사를 만나면서 들은 이야기를 한 권의 에세이로 엮은 책이다. 짐 브라질 목사가 형목으로 활동하면서 만난 사형수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사연들을 소개하면서,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사람들, 특히 사형수들의 삶이 어떠한지를 깊이 있게 전해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감옥에서의 생활, 그리고 평생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사형수들 중에는 개전의 의지를 가지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하는 이들도 있지만, 끝까지 악인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마음으로 더럽고 추악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짐 브라질 목사는 이 사형수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끝까지 신의 말씀을 전하며 돕고자 하지만, 그의 시선에도 지옥에 떨어졌을 것이라 확신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다. 어떻게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전혀 행동이 개선되지 않고, 끝까지 악행을 저지르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깨끗해질 수 있고 또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되새기게 해 주는 책이었다.






평소 주변에서는 접하기 힘든 교도소와 사형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특히 흥미로웠으며, 현재 윤리적·철학적으로 사형 제도에 대한 고찰과 논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은 사형 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에세이와 사형 제도 관련 서적을 읽어보았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 흉악범들과 사형 집행을 통해 세상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형수의 삶과 사형 제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마주해보는 기회를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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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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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라는 책은, 인공지능 뒤에 가려진 노동자의 삶을 조명한다는 표제에 걸맞은 내용을 담고 있다. AI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핵심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산업 전반에 어떠한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옥스퍼드 대학교 인터넷 연구소 교수 마크 그레이엄, 에식스 대학교 정치학 교수 제임스 멀둔, 엑시스 대학교 노동사회학 강사 켈럼 켄트, 이렇게 세 명의 전문가가 공동 집필하였다. AI가 핵심 기술로 운용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이 책만큼 시의적절하고 읽어볼 만한 가치와 중요성을 지닌 책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AI를 마치 만능처럼 그리지만, 이 책은 AI 역시 분명한 단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규모 기업,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아마존도 빠지지 않고 언급되며, 아마존의 노동자들이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AI가 지배하는 체계 안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떤 근무 환경을 겪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AI에 회의적인 시각과 찬양하는 시각이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그 안에서 실제 팩트는 무엇인지, 또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미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산업 구조의 전환점은 무엇인지, 독자들이 직접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수많은 학자들이 등장하며, 현대 기술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과거의 역사까지 인용하며 설명하는 부분도 있어, 역사적 맥락을 보완하고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앞으로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분명한 변화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시대 속에서 인간의 노동이 어떤 방식으로 소외되고, 또 인간의 창의성이 어떻게 위협받을 수 있는지를 조명한다. AI 시대에 인간 노동이 가지는 의미와 그 변화의 흐름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확인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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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울한 날에는 쇼핑을 하게 될까 - 베테랑 PD의 쇼핑 심리 에세이
김정수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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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고려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후, 2001년부터 홈쇼핑 PD로 일해 온 김정수 PD가 쓴 책이다. 무려 2천 회 이상의 TV·모바일 생방송을 연출한 저자가 사람들이 어떻게 물건을 사고, 그 물건을 어떻게 인식하게 되는지를 다룬 교양 심리학 서적이다.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 ‘베테랑 PD의 쇼핑 심리 에세이’라는 문구처럼, PD로서 성공한 대박 상품을 소개했던 사례뿐만 아니라 수익이 저조했던 사례도 함께 담겨 있다.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물건을 바라보고, 또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공략할 수 있는지를 다룬 책으로, 진정으로 쇼핑하는 이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교양 심리학 서적에서 자주 다루는 다양한 심리 효과들도 이 책에 등장하며, 익숙한 심리학 이론들이 실제 쇼핑과 구매, 유통의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내가 알고 있는 단순한 이론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는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살아 있는 심리학’을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가격은 대부분 9로 끝난다. 예를 들어 3만 9800원, 8만 9000원처럼 말이다. 이러한 가격이 단지 앞자리를 낮춰 보이게 하려는 전략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처럼 작고 사소한 마케팅 전략부터 크고 작은 실제 현업의 노하우까지, 베테랑 PD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는 책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특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쇼핑을 일상처럼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실생활과 소비 행동을 더욱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준다.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정독하며 읽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심리학, 그리고 바로 그 심리학이 실현되는 마케팅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 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 사람은 이런 행동을 할까?”, “왜 저 사람은 그런 물건을 살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 책은 다양한 심리학적 용어나 현상을 바탕으로 명확히 설명해 준다.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경제, 그리고 행동 심리학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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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수학자
제롬 코탕소 지음, 윤여연 옮김, 이종규 감수 / 북스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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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수학자가 영화관에 간다고 하면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우리가 보는 세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게 될까?

이 책은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교육자이자 작가인 제롬 코탕소라는 학자가 쓴 책으로, 수학자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내용들을 수학적으로 디테일하게 분석해 주는 책이었다. 데런 에런노프스키 감독의 『파이』,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옥스퍼드 살인사건』, 그리고 비교적 최근 작품인 모르텐 튈덤 감독의 『이미테이션 게임』,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메리』, 안드레이 세큘라 감독의 『큐브 2: 하이퍼 큐브』와 같은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개념들이 등장하는 이학적인 영화들에 대해 수학자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보여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우리가 수학을 좀 더 재미있는 학문으로 받아들이고, 수학이 우리에게 더 친숙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특히 재미있게 본 영화는 『큐브』와 『큐브 2』 시리즈인데, 이 책에서 바로 그 영화를 다루고 있어서 상당히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큐브』라는 영화는 특히 3차원 공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도망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어릴 때는 단지 장면에만 집중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숫자들―가령 649, 9,28 ,856 같은 숫자들과 주인공들이 방의 좌표를 추측하는 방식 속에 수학적 개념과 비밀이 숨어 있었음을 깨닫고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일반인인 내가 보는 시각보다는 수학자들이 이런 수학적 요소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해석하는지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수학이라는 분야는 복잡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 책은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수학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라도 걱정할 필요 없이 재미있고 호기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영화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독자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최소한 하나쯤은 찾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책에 더 몰입하게 되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줄글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과 표, 이미지, 자료, 그래프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설명해 준다. 그래서 “아, 이렇게 시각적으로도 분석할 수 있구나”, “내가 조금 더 수학적으로 영화를 바라봤다면 영화의 내용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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