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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지구 정복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신견식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언어를 정말 열심히 그리고 정말 깊이 있게 공부하면서 25개의 언어를 배운 사람이 쓴 책이다. 와세다대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저자는 탐험 동아리를 시작으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언어를 공부했고, 자신이 지금까지 언어를 공부해 온 여정을 소개하면서 각 언어가 지닌 고유한 특징이나, 언어를 공부하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인도 여행을 시작으로 인도 현지에서 생활하며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던 사건들이 소개되어 있고, 그다음에는 어쩔 수 없이 프랑스어과에 진학하게 되면서 불어를 전공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또 프랑스어를 왜 공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처럼 언어 학습자가 실제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언어를 공부하는 독자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 역시도 저자의 아버지처럼 영어를 가르치는 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그런지, 영어 역시 그만의 특색 있는 언어이고, 이 언어를 공부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들이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어, 링갈라어, 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와 같은 다른 언어들과도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느껴졌다.
저자가 이렇게 많은 언어를 공부해 가며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동시에 공부하면 서로 혼동되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 방식과는 다른 실용적인 언어 학습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즉, 책이나 강의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생존을 위해 배우는 언어는 어떤 모습인지를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언어들을 만나면서 저자가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언어학적 관점에서 다룬 부분도 있고,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통해 직접 여행을 떠난 듯한 간접 경험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나 역시 언젠가 그 나라에 직접 가서, 이런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많은 언어를 공부하며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 설명하는 부분도 있어서, 언어를 조금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언어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또 책이 아닌 현장에서 언어를 느끼며 배우는 방식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각 나라의 언어, 그리고 그 나라들을 방문하며 공부한 이야기를 통해 언어의 특성과 매력을 알 수 있고, 다중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가지는 장점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고리타분한 언어학 서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실전 생존 언어학의 모습을 담고 있는 책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여행기와 에피소드들을 통해 독자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이 제시하는 언어 공부의 진짜 즐거움을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