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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평점 :

복잡한 세상은 과연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복잡한 법칙과 다양한 현상들을 간결한 구조로 정리하고, 수치 혹은 수학적 언어로 해석해 독자들의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해 주는 느낌을 주는 책이라는 평가를, 전 프로 바둑 기사였던 이세돌 씨가 이 책에 대해 남겼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 평가가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은 세계 최상위 연구 기관으로 꼽히는 엘카노 왕립 연구소의 과학 자문위원이자, 2014년 스페인 저널리즘 혁신상을 수상한 작가인 키코 야네라스라는 스페인의 데이터 전문가가 쓴 책입니다. 그는 스페인 정부와 왕실의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에서 활동하는 과학 자문위원으로서, 발렌시아 폴리테크닉 대학교에서 산업 자동화 및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이후 지로나 대학교에서 계산생물학과 생명공학 분야의 수학적 모델을 연구해 온 인물입니다.
이러한 이력을 지닌 데이터 전문가가 집필한 이 책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치는 수많은 복잡하고 난해한 현상들을 수치와 데이터로 설명하고, 그것이 과학적으로 어떤 원리와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매우 풍부하게 제시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새로운 관점과 사고의 틀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하늘을 떼 지어 날아가는 새들을 바라볼 때는 그저 “아, 새들이 날아가고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새들이 각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리의 비행은 어떤 방식으로 조율되는지, 그리고 그 비행 현상 속에 어떤 규칙이 숨어 있는지를 세 가지 규칙으로 나누어 분석하며 설명합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하나의 자연 현상을 매우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책 전체가 전반적으로 정리 정돈이 잘된 깔끔한 사고의 흐름을 보여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목차만 살펴보더라도 굉장히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들로 가득 차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 만물의 변덕, 원인들의 원인, 단순함의 역설, 인과의 순환, 숫자, 놀음의 기술, 낙관과 의혹, 선택, 편향, 살인, 아이스크림, 일상의 실험실, 반쪽짜리 인식, 소수의 법칙, 핫 핸드 신화, 닿지 않는 이상, 계획주의자의 꿈 등등, 목차만 보아도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존의 교양서들이 반복적으로 다루는 뻔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이전의 다른 책들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던 유니크하고 참신한 관점의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읽는 재미와 신선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읽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는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는 부분들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골이라는 결과를 중심으로 각 선수들의 움직임과 데이터 분석을 다루며, 호날두를 비롯한 유명 축구 선수들에 대한 사례도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스포츠라는 영역에서도 데이터와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이자 과학자, 그리고 수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볼 때 어떤 시선과 방식으로 접근하고, 어떤 통찰력을 발휘하는지를 비교적 자세하게 엿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감각이나 직관만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와 구조를 통해 해석하고 설명하는 사고 방식이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용이 흥미로운 데 그치지 않고, 설명 방식 또한 매우 친절하여, 과학이나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해 주는 점이 인상 깊었던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해 보고 싶으신 분들께, 그리고 데이터와 수치가 만들어내는 사고의 힘을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