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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철학지식 -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김형철 지음 / 가나출판사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형철 교수님께서 집필하신 책입니다.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다가가려는 태도가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기존의 다른 철학 입문서들처럼 특정 철학자가 등장하고, 그 철학자의 이론이나 주요 논제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철학책의 목차를 보면, 이름만으로도 위축되어 철학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철학 초보 독자들이 목차만 보고도 무너져 내리는 일을 막아 주고, 다시 한 번 철학을 공부해 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책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목차를 보면, “내 생각이 진짜 내 생각인가?”, “어차피 돈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닐까?”, “인공지능이 해준 과제도 결국 내가 한 거 아닐까?”, “화가 나면 참아야 할까?”, “사람들은 왜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까?”, “흑역사는 왜 자꾸 떠오를까?” 등과 같이, 철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흔히 생각하는 추상적이고 난해한 주제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생각과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철학을 아주 먼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사고의 도구로 느끼게 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전체의 서술 방식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교수님이 강단 위에서 일방적으로 강의를 하는 느낌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고,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화술로 글이 전개됩니다. 그래서 독자는 저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감이 줄어들고, 마치 옆에서 교수님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이 책을 더욱 편안하게 읽히는 철학서로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쁜 행동을 하면 왜 마음이 불편할까”라는 주제에서는, 동양 철학에서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성선설과 성악설을 출발점으로 삼아, 맹자가 자신의 저서에서 말한 수호지심에 대한 내용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동시에 서양 철학으로 시선을 옮겨, 서양 철학의 큰 흐름을 대표하는 임마누엘 칸트의 사상과 명언까지 함께 다루면서, 동양과 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도덕 감정과 양심에 대한 질문을 풀어 나갑니다. 단순히 철학자의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상이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러한 서술을 통해 이 책은 철학을 책 속에만 존재하는 딱딱한 학문으로 남겨 두지 않고, 대중들에게 철학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가까이에 항상 함께 존재하는 사유의 방식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 주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철학이란 결국 삶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점을 이 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장에서는, 미국의 심리학자 캐럴 드웩의 연구와 함께,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사상을 연결 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심리학과 철학이라는 서로 다른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노력, 선택, 자유, 책임이라는 주제를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데, 마치 한 편의 잘 구성된 철학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읽는 동안 포근한 친절함과 동시에, 지적인 만족감을 충분히 충족시켜 주는 구성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깊이 있는 사유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철학 입문서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을 공부해 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철학이 생각보다 훨씬 친근하고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