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과학 - 과학자가 풀어 주는 전통 문화의 멋과 지혜
이재열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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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처음 받아들었을 때부터 명작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책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친 뒤,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셨던 이재열 교수님께서 집필하신 작품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조선시대의 다양한 물건들과 디자인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해석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제인 ‘전통 과학자가 풀어주는 전통 문화의 멋과 지혜’라는 문구, 그리고 표지에 그려진 조선시대의 갓 모양만 보더라도 이 책이 단순한 문화·예술서가 아니라 전통적 소재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책임을 명확히 보여주네요. 전통 물건과 양식이 지닌 과학적 의미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기존에 알지 못했던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전통 양식과 물건들에 대한 저자의 깊은 통찰과 지식이 잘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소반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강원반, 개다리소반, 충주반, 해주반 등 다양한 지역과 형태의 소반이 소개되며, 이를 풍부한 이미지 자료와 함께 확인할 수 있어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을 다루는 책답게 예전 물건들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신선했고, 눈이 즐겁고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소재 안에서도 여러 이미지와 세부 설명이 정리되어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예전에 사용되던 물건들의 명칭이나 구조를 세부적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역사와 문화, 그리고 과학을 동시에 읽는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역사책을 별도로 읽지 않아도 전통적 물건들의 기능과 배경,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예를 들면 맷돌을 다루는 장면에서는 우리가 단순히 곡식을 갈기 위해 사용한다고만 알고 있던 맷돌이 사실 회전 운동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선조들이 이미 도구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줍니다. 맷돌이 단일한 구조가 아니라 여러 형태가 존재하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양 외에도 다양한 구조의 맷돌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지와 함께 설명해주어 새로운 지식들을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매우 다양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소금과 전통 소금 제조 방식, 매병과 같은 전통 도자기, 바느질과 목화, 민화, 병풍, 그 외에도 전통적 향취가 짙게 배어 있는 수많은 주제들이 다뤄지며, 각각의 소재가 지닌 역사·문화적 배경과 더불어 과학적 근거와 구조적 설명까지 함께 제공됩니다. 그 덕분에 단순히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수준을 넘어 전통적 물건의 실용성, 기능적 설계, 과학적 지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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