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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미토마 다미오 지음, 김수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을 한눈에 읽는 책』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의 사유를 이끌어온 수많은 철학자들의 생각과 철학적 세계관을 한 권에 모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단 한 권으로 방대한 철학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며,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에서부터 토마스 아퀴나스·아우구스티누스·데카르트·파스칼·흄·비트겐슈타인·베이컨·로크·스피노자·라이프니츠·칸트·헤겔·니체·하이데거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사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단순히 이름만 나열하는 개론서가 아니라, 그들의 철학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풀어내는 책이다.
분량은 약 200페이지 안팎으로, 짧고 간결하면서도 내용이 알차서 철학 입문서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보통 철학책이라고 하면 어렵고 난해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 책은 그와 정반대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철학의 본질을 설명하기 때문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의 연령대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쉽고 명료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얕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철학의 핵심 사유를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 ‘그 철학이 어떤 맥락에서 탄생했는가’에 초점을 맞춰 깊이 있게 해설한다.
책의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단순히 요약하거나 인용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철학자들이 남긴 대표 문구나 저서의 원문을 직접 제시하고, 그 문장을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면서 철학적 맥락과 의미를 분석한다. 이처럼 책은 각 철학자의 핵심 명제를 중심으로 그들의 사유의 근본 원리를 분석한다. 덕분에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철학을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미토마 다미오 교수로, 메이지대학교 대학원 법학연구과 박사후기과정을 마치고, 현재 IT산업대학 단기대학 통신교육부 국제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학자이다. 그의 전공은 법철학, 법사상사, 사회학, 사회심리학으로, 인문학적 소양과 법학적 사고를 함께 갖춘 저자다. 논리적인 구조와 사회와 인간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가 함께 담겨 있는 배경을 지닌 분이라 그런지, 이 책은 단순한 철학 개론서가 아니라 철학의 사회적 의미와 인간 삶의 맥락까지 함께 사유하게 만드는 교양서로 완성되었다.
각 철학자별로 짧은 챕터 형태로 나뉘어 있어, 하루에 한두 명의 철학자씩 읽어나가기 좋다. 이를테면 플라톤을, 다음 장에서는 칸트의 도덕철학을 읽는 식으로 조금씩 나누어 읽으면 자연스럽게 철학사의 큰 흐름이 머릿속에 정리된다. 책의 문체 또한 가볍고 유쾌하지만 결코 가벼운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은 또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기 좋은 철학 노트’ 같은 성격을 가진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인생의 문제나 사회적 현상에 대해 생각이 복잡할 때 한 페이지를 펼쳐 읽으면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은 철학의 역사와 사상을 가볍게, 그러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최적의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철학의 거대한 흐름을 조망할 수 있고, 동시에 철학의 핵심 개념을 명확하게 얻을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철학 입문자에게는 철학의 세계로 들어가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수많은 철학 입문서 중에서 한 권만 추천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