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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알아야 평화를 이룬다 - 클라우제비츠에게 배우는 국가안보전략
류제승 지음 / 지베르니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클라우제비츠라는 인물이 약 200여 년 전에 『전쟁론』이라는, 전쟁에 관한 고전 중의 고전을 출판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작전 중 하나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하다.
책의 표지는 독일 제국의 독수리를 상징하는 듯한 세련되고 강렬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새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탄도 미사일, 핵 폭발, 탱크, 전투기, 자세를 취한 군인, 헬리콥터, 잠수함, 소총, 망원경, 권총, 탄약, 수류탄, 조준점 등 군사와 무기 전반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표지를 유심히 보고 나서야 이 그림들이 전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병법이나 전략적 지식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통해 전쟁이라는 현상을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사유하는 깊이를 보여준다. 이런 점이 이 책의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대한민국 육군 중장으로 육군교육사령관을 거쳐 예편한 후, 주 아랍에미리트 한국 특임전권대사로 근무한 인물로, 이 책은 이상희, 김관진,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의 추천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따라서 군인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히 전쟁이나 국제정치, 군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전쟁론』은 총 8개 편, 12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을 만큼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그 안에는 전쟁의 본질과 목적, 전쟁을 수행하는 수단과 원리, 그리고 클라우제비츠 자신뿐만 아니라 임마누엘 칸트의 ‘천재론’을 기반으로 한 철학적 사상까지 담겨 있다. 또한 ‘전쟁에서의 위험’부터 제8장 ‘결론’에 이르기까지 전쟁에 대한 그의 통찰이 폭넓게 드러난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전쟁이 단순히 타국을 공격하고 정복하기 위한 행위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적·경제적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복합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처럼, 전쟁과 정치 사이에는 명확한 함수 관계가 존재하며, 클라우제비츠는 이를 철저히 분석하고 철학적으로 해석한다. 전략가라면 전쟁론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또 방어와 공격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군사 교범이 아니라, 현역 장성, 장교, 부사관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전쟁의 철학적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원래 2차 세계대전을 중심으로 한 전쟁사에 관심이 많았고, 영화 몰락(Der Untergang) 에서 독일이 전선에서 열세에 시달리고 베를린으로 적들이 진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를린의 기록을 폐기하는 ‘클라우제비츠’라는 작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기억으로 인해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다. 예상대로 책에는 관련된 전쟁사적, 철학적 맥락이 풍부히 담겨 있었고,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라는 낯선 고전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전쟁론이라는 책을 통해 전쟁의 본질을 보여주는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