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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수업 - 오늘의 시민을 위한 칸트 입문 강독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6
김선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요즘은 참 철학적인 사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어려운 글을 읽으면서 문해력을 키워야 할 필요도 있고, 긴 장문의 글에서 중요한 내용을 파악하는 데 가장 난점이 있는 분야가 철학이기도 하다. 철학이라는 학문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깊은 사유를 전제로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내용 파악이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고 철학과 조금 더 친숙해지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숭실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김선욱 교수님께서 쓴 책으로, 그는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캠퍼스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등 철학 분야에서 굵직한 경력을 보유한 학자이다. 이 책은 바로 김선욱 교수님이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라는 한 위대한 철학자에 대해 쓴 저서이며, 비록 주요한 인물은 칸트이지만, 칸트 외에도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적 흐름을 함께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칸트의 철학만을 다루는 딱딱하고 어려운, 보기가 겁나는 전공서적이라기보다, 철학 전체의 구조와 사상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교양 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칸트라고 하면 역시 떠오르는 것은 의무론이다. 우리는 칸트의 의무론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철학적 사유의 도구를 배우게 되는데, 이 책을 통해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칸트 철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내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칸트 철학은 ‘칸트’라는 이름과 ‘정언명령’이라는 간단한 구조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칸트라는 인물의 철학적 깊이와 사상의 뿌리를 심도 있게 탐구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한 이 책은 철학자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다루면서도, 전공서처럼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교양 차원에서 철학적 배경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이라는 학문을 학문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인간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지적 탐구의 과정으로 풀어낸 점이 특히 돋보인다.
이 책이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칸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만을 단순히 조명하지 않고, 그의 철학을 현대 사회와 접목하여 새롭게 해석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얼마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한 여성이 바쿠스상에 올라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건을 예시로 들면서, 이러한 행동을 철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처럼 책은 독자에게 현대 사회 속 윤리적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고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칸트의 철학이 단순히 과거의 사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적용 가능한 살아 있는 사유 체계임을 보여준다.
칸트의 시대는 계몽의 시대였다. 그는 그 시대를 살아가며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이성과 도덕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자유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이어갔다. 이 책은 그 칸트의 철학이 어떻게 현대 사회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세밀하게 설명하며, 철학이 결코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학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현실적 사유의 도구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결국 이 책은 철학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교양 지식이자 삶의 통찰을 주는 학문으로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게 끝까지 완독할 수 있는 철학 입문서이자 교양서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