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56가지 문답
최준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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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국내 죽음학 연구의 선구자이자 종교학자최준식 교수(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죽음학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한국죽음학회’를 발족하여 무의식, 초의식, 전생, 사후 세계와 같은 주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한, 말 그대로 대한민국 죽음학의 시초가 되는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30페이지를 보면 특히 인상 깊은 구절이 등장한다.


“오랫동안 저는 근사 체험에 대해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자살을 했다가 되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큰 후회를 한다는 보고가 굉장히 많습니다. 숨이 끊어져도 의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 구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죽음의 개념을 완전히 뒤흔드는 말이다. 즉, 죽음 이후에도 의식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의 경계 너머에 더 많은 무언가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단순히 육체가 소멸되고 의식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죽음은 과학적으로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영역이다. 따라서 만약 인간에게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식과 관점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자살률이 높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죽음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하루 평균 40명 이상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한국 사회에서, 최준식 교수는 그 죽음이 단순한 종말이 아닌 새로운 이해와 통찰의 대상임을 보여준다.

특히 자살 후의 세계, 죽음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이 죽음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연구가 이 책의 중심에 있다. 죽음과 근사 체험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국내 죽음학의 거장이 전하는 이 내용들은 단순한 철학적 사유를 넘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또한 죽음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종교적 이해, 그리고 신과 인간, 세계와 존재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포함하고 있다. ‘나’와 ‘세상’, 그리고 ‘생명’이 맺고 있는 근본적인 연결고리를 규명하며, 인간이 신과 종교를 어떻게 인식해왔는지를 종교학적 시각에서 풀어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단순히 죽음을 다루는 학문서가 아니다. 삶에 지쳐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에게조차 진심 어린 조언과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만약 너무 힘들어서 그런 결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또한 책 속에는 인간관계의 갈등과 삶의 고통을 극복하는 따뜻한 충고와 조언, 그리고 죽음과 삶을 아우르는 감동적인 문장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이러한 구절들은 독자의 마음을 울리기도 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결국 이 책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삶’을 다시 배우게 하는 철학서이자 종교학서이다. 종교학을 전공한 학자이자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해온 최준식 교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는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바라보게 하는 통찰, 그리고 살아 있는 지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깨달음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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