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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속 나락 - 세계 마약범죄의 동향 및 실태
김용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마약 범죄와 국제적인 마약 조직의 횡포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날, 2025년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 있다. 바로 『꿈결 속 나락』이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납치·감금·폭행 등의 범죄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대부분 거대한 국제 마약 조직이 결탁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케타민, LSD와 같은 마약류는 이미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까지 깊숙이 침투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 또한 이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는 지금 마약과 공존할 수 없는 극단적인 대립의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꿈결 속 나락』은 마약을 직접 경험하거나 그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 아니라, 오히려 마약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과정을 밟은 뒤, 형법·형사소송법 등 형사법 강의를 이어오며 현재 경기대학교에서 형법과 범죄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래 교수님이 집필한 저서다. 형사법의 권위자인 저자가 직접 다룬 국제 마약 조직의 실태와 범죄 구조, 그리고 아편, LSD,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등 세계를 잠식하고 있는 주요 마약 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담겨 있다.
책은 단순히 마약의 개념이나 법적 제재에 그치지 않고, 마약의 약리 작용과 인체에 미치는 생리적 영향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학문적 깊이 또한 뛰어나다. 예를 들어, 53페이지에서는 LSD를 처음 합성하고 실수로 흡입했던 스위스의 화학자 알버트 호프만이 1943년 경험한 환각 증세를 생생히 서술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마약이 인간의 지각과 인지 기능을 얼마나 심각하게 왜곡시키는지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생생한 서술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독자들에게 강렬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또한 『꿈결 속 나락』은 다른 책들과 달리 단순히 이론적이거나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마약 범죄의 실제 동향과 구체적 실태를 탐구하며, 언론이나 기존 학술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마약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복합적 범죄 구조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는 형사정책적 관점과 범죄학 이론에 대한 설명도 함께 제공된다. ‘암수범죄 이론’이나 범죄 발생의 사회적 요인 분석 등 범죄학의 핵심 개념이 적절히 녹아 있어, 법학도나 범죄학 연구자에게도 유익하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마약왕 쿤사와 그의 게릴라 조직이 어떻게 국가 체제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 역사적 사례들도 흥미롭게 다루어진다. 이러한 사건들은 마약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 수준의 위협임을 보여준다.
책의 중후반부에서는 우리가 영화나 뉴스에서만 접하던 중국의 삼합회, 일본의 야쿠자, 멕시코와 콜롬비아의 카르텔 같은 세계 각국의 범죄 조직들이 어떻게 마약 시장을 지배하고, 그들의 활동이 국제 경제와 정치에 어떤 파급을 미치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내용은 단순한 범죄 스토리가 아니라, 현실 세계의 국제 범죄 구조를 해부한 생생한 기록이다.
『꿈결 속 나락』은 아프가니스탄, 동남아시아, 멕시코, 콜롬비아, 러시아,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의 마약 범죄 현장을 다루며, 단순히 마약 자체의 문제를 넘어 역사·정치·경제적 맥락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따라서 이 책은 마약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세계사적 흐름과 사회구조적 배경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결국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마약에 대해 아는 것’을 넘어, 마약 범죄의 본질과 그것이 인류 사회에 미치는 전방위적 해악을 직시하는 일이다. 우리가 마약과 마약 조직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만, 그것에 대항할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가 마약을 근절하려는 의지를 모을 수 있다. 2025년, 마약이 전 세계를 잠식하며 새로운 사회적 위협으로 떠오른 지금. 마약의 실체를 이해하고, 그 위험성을 자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꿈결 속 나락』은 단연코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