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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지어 사전 - 보기만 해도 상식이 채워지는 시사 개념어 수업
김봉중 지음 / 베르단디 / 2025년 8월
평점 :

*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트럼프 금지어 사전』은 표지에 “보기만 해도 상식이 채워지는 시사 개념어 수업”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으로 적혀 있는 책으로, 미국과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흥미로운 교양서이다. 저자는 tvN <벌거 벗은 세계사>에서 미국사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많은 ㅎ호평을 받았던 김봉중 교수다. 그는 과거 미국 샌디에이고 시립대학교에서 종신 교수로 재직하다가 모교인 전남대학교로 돌아와 미국사와 서양사를 강의했고, 현재는 명예 교수이다. 미국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고 학문적으로 깊이 연구한 배경 덕분에, 이 책은 미국 사회와 정치, 특히 트럼프 시대를 한층 더 현실감 있게 해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등장한 여러 사회·정치적 변화와 그 속에서 사라지거나 금기시된 단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맞물려 주류 담론에서 밀려난 단어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단어들이 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을 넘어, 미국인들이 현재 어떤 가치관과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는지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책을 읽다 보면, 단어가 단순한 언어적 표현을 넘어 정치적 입장과 사회적 갈등을 상징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암묵적인 편견(implicit bias)”, “논바이너리(non-binary)”,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격차(disparity)” 같은 용어들은 현재 미국 사회에서 민감하게 다뤄지는 개념들로, 이 책은 그 용어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논란의 맥락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 인종과 민족 문제, 정치적 양극화와 문화 갈등, 전쟁, 여성과 젠더 불평등, 성소수자와 젠더 문제, 장애와 건강, 소외 계층, 기후 변화와 환경 같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이 주제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미국이 세계 강대국으로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어떤 가치와 논리를 내세우며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개념어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흥미롭게 풀어준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히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미국 사회가 겪는 갈등과 가치 충돌을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미국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유익하다. 영미권 사회나 언어, 혹은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미국인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필자 역시 영어나 미국, 영국과 같은 영미권 문화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미국 사회의 흐름과 트럼프 대통령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2025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에 있는 나라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개념어 설명서가 아니라, 현대 미국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길잡이와도 같다.
결국 『트럼프 금지어 사전』은 트럼프 시대와 그 이후의 미국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미국과 세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 주는 이 책은, 교양과 시사 감각을 동시에 채워줄 수 있는 유익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