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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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검사는 과연 어떤 일을 할까? 법조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관심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오랫동안 그 분야를 동경해 온 나에게 이 책, *《유무죄의 사랑법》*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읽는 듯한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실제 2006년에 검사로 임관한 후, 형사부에서의 수사 업무와 공판부에서 성범죄, 마약, 살인 등 다양한 사건들의 공소유지 업무를 담당해 온 정명원 검사님이 집필한 책이다. 상주지청장을 거쳐 현재는 지방검찰청 공판부장으로 근무 중인 그녀가, 현직 검사로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사건들과 법조계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 기록이 담겨 있다.

나는 특히 법조인들이 직접 자신이 맡았던 사건을 서술하고, 관련 법률적 쟁점을 설명해 주는 책들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책 역시 큰 기대를 품고 읽었고, 출판사와 정명원 검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런 책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법률적 충돌과 그로 인한 갈등들을 실제 사례를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의 마지막 단계에서 개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들은 말이나 타협으로 해결되지만, 법원과 검찰청이라는 공간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미 일상적인 해결이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조계가 다루는 사건들은 인생의 극단적인 장면들을 보여주며, 그런 케이스들을 통해 삶의 이면과 인간 본성의 복잡함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책들은 나에게 큰 흥미와 의미를 안겨준다.

나는 어릴 적부터 법조계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검사가 되어 형사사건을 다루거나, 판사로서 형사부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명원 검사님의 이 책을 통해 일정 부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형사사건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 보니 그들의 인생, 그들의 발자국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감정도 들었다. 단순히 사건을 넘어서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넘어, 검사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 일상과 조직 내 관습, 분위기 등 여러 가지를 함께 엿볼 수 있었다. 사건을 다루는 입장에서의 고충뿐 아니라, 동료들과의 협업, 검찰 내에서의 삶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명원 검사님은 유 퀴즈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데, 나는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그녀의 모습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에서는 그녀가 여성 검사로서 겪었던 임신과 출산의 경험,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도 검사의 업무를 병행해야 했던 고충과 애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풀어낸 내용들이 있어 매우 인상 깊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검사로 살아오면서 마주했던 다양한 인생 이야기들, 그리고 사건과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은 책 속에서 또 하나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 세계는 마치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처럼, 읽는 내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 책은 꼭 법조인을 꿈꾸는 사람만이 아니라, 삶의 어느 순간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이 어떤 방식으로 법의 영역에 들어가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법이라는 제도가 인간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그것이 어떻게 각자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엿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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