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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한 죽음 - 두려움을 넘어 평온한 마지막을 준비하는 지혜
구사카베 요 지음, 조지현 옮김, 박광우 감수 / 생각의닻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한 일본의 의사가 쓴 책으로, 그는 오사카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마취과를 전공하여 활동 중인 마취과 의사 구사카베 요라는 인물이다. 그가 쓴 이 책은 *‘죽음이란 무엇이며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물음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병원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직접 임종을 지켜보면서 수많은 죽음을 마주해 왔다.
그 과정에서 죽음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생각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는 죽음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념에 가까운 추상적인 생각일 뿐, 실제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환자와 가족을 마주하는 임종 케어 전문의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죽음의 실체는 그와는 전혀 다르다.
이 책은 그런 임상 현장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일본 현지에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일본 외무성이 주관하는 의무관으로 외국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으며, 그 과정에서 ‘위치 닥터’의 의료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부분은 독자에게 색다른 의학적 시선과 감각을 제공해주는 대목이었다. 나는 새벽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몰입해서 책의 절반 이상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책 속으로 빠져들었으며, 약 2시간 동안 명상에 잠긴 듯한 집중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만큼 이 책의 몰입도는 깊었고, ‘죽음’이라는 생명체의 궁극적인 순간을 다룬 책이기에 더더욱 깊이 집중해서 읽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어떤 느낌일까? 그가 본 죽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의 초반부에서는 특히 끔찍한 질병에 걸린 환자들이 임종을 맞이할 때, 현대의학이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강요하는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러한 치료는 환자에게 오히려 고통을 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 대목을 통해 나 역시 현대의학의 연명치료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고 진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죽음의 의미,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현대의학의 중심에 있는 의료진이 취할 수 있는 바람직한 조치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는 다양한 죽음에 대한 담론을 통해 단순한 의학 지식을 넘어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질문들을 독자에게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래서 이 책은 교양적인 지식 면에서도, 또 상식적인 측면이나 철학적인 면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소중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이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모든 인간이 예외 없이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죽음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죽음을 진단하고 선고해야 하는 의사의 입장, 그리고 사망하는 가족의 손을 잡고 마지막 시간을 보내야 하는 유가족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을 통해 그 극히 일부분이라도 느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인식을 넘어, 일본의 임종 케어를 전문적으로 실천해온 한 마취과 의사가 들려주는 생생한 죽음에 대한 성찰을 이 책에서 무수히 확인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