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살수첩 - 보통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살을 향한 대담한 사유
가스가 다케히코 지음, 황세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어떤 에세이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훨씬 더 읽을 만했다고 느꼈던 책이었다. 저자인 가스가 다케히코 원장은 일본의 정신과의사로 니혼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다가 정신과의사가 된 인물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자살에 대한 책들을 읽었을 때 그 책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었는가.
대부분 자살에 관한 기존의 책들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고 감당하기 어려워서 우리는 결코 극단적 선택을 하지 말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자는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실상 너무나도 진부한 클리셰를 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주절대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의사이자 과학자의 시선으로 그들의 자살 행동과 패턴을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기술하다보니 뭔가 팩트만 콕콕 집어서 이야기하는 느낌이라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첫 장에서는 그가 만난 기묘한 인물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책에 대한 흥미가 마치 급행열차 마냥 확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와,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기분으로 읽으면서 문학 작품 속에서의 자살에 관한 관점도 읽어볼 수 있었는데 저자가 문학 작품을 꽤나 즐겨 읽는 사람인 것 같아서 덕분에 인문학적인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다.
그 뒤에는 자살을 하는 사람을 유형별로 분류해서 일본에 존재했다 사라진 여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참 기묘하면서도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특히 나는 미스터리한 것들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에 꽤나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 더 책을 보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
가끔 책을 보다가 '내가 책을 읽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를 망각할 정도로 책 속으로 빠져들어서 몰입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해 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