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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객의 일류, 이류, 삼류
시치조 치에미 지음, 이지현 옮김 / 지상사 / 2022년 3월
평점 :

특정 직종에 오래 종사하면 어디에 있든 관록이 생기나 보다. 올해 3월부터 나는 내가 일하고 있는 학원의 부원장으로 승진을 제의받았다. 부원장과 전임강사의 차이점은 원장의 부재 시 아이를 데려와 학원에 등록하려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가능한 한 열의로 무장하고 고객인 학부모와 학생을 상담하며, 자녀의 학원 등록을 성사시키기 위해 성의 있게 상담에 임할 것이다.
하지만 상담은 쉽지 않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란 환경이 다르고, 보고 들은 것이 다르므로 서로의 머릿속에 확립된 가치관의 뿌리로부터 발생한 생각들의 경우가 수가 상당히 많고, 그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다. 학생의 어머니만 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 오는, 말 그대로 '부모님'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삼류나 이류의 방식이 아니라, 가능하면 일류의 방식으로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에 임해야만 한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바로 그 일류가 취하는 행동 방식인 '일류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전수해 줄 것이다. 사실 이 책 한 권 만 구입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극도로 귀중한 고급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거저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시치조 치에미라는 이름의 일본인 저자인 그녀는 객실 교육 훈련실의 서비스 훈련 교관으로 무려 천 명 이상의 훈련생을 배출한 서비스의 달인이자 고객 응대의 전문가이다. 그녀는 항공사를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접객을 담당해 보았고, 직접 교관이 되어 수많은 훈련생을 교육시킨 이력이 있기 때문에 사소하고 미묘한 차이일지라도, 그것이 삼류와 일류를 가르는 명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비록 이 책이 항공사의 접객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더라도, 사람을 응대하는 방법은 스튜어디스로서의 접객과 학원장의 상담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무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예상대로 학부모 상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언이 될 만한 귀중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고, 이 책이 나에게 큰 유익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즈음 가능하면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 서평을 작성하기 전 새벽 시간에 약간 비몽사몽한 상태로 이 책의 첫 장을 집어들었다. 유튜브에서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의 피아노 버전 BGM을 재생하고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눈이 반쯤 닫힌 상태에서 읽어 내려 나갔는데, 맨 첫 장의 일류의 법칙을 보고 정말 거짓말처럼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잠이 확 깼다. (과장이 절대 아니다.) 맨 첫 파트에서 일류가 되는 바로 그 부분이 무엇인지 여러분도 확인하기를 바란다.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이 글에는 적지 않을 예정이다.
그 외에도, 나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눈을 바라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의 눈에서 신념을 읽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는 그 신념이 쉽게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로 나의 신념이나 생각을 들키는 것을 우려해 다른 이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가능하면 기피하는 편이다. 그리고 솔직히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눈을 지긋이 쳐다보면 "뭘 XX봐?" 하며 기분 나빠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서양 국가에 거주하는 것이 아닌 한, 상대의 눈을 빤히 바라보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물론 바로 앞에서 잠깐잠깐식 눈을 마주치는 경우는 있지만 가능하면 피하곤 했는데, 이 책에서 이러한 아이컨택에 대해 삼류와 일류의 아이컨택 방식에 대해서 강의해 주었다. 맨 첫 장에서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다고 적었는데, 이 부분에서 나는 두 번째로 정신이 바짝 들었다.
그러나 고객 응대는 스튜어디스나 웨이터, 또는 학원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현대인으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그 어떤 직종에서도 피할 수 없는 하나의 과정이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비법을 다른 사람들도 전수받기를 추천하는 편이다. 이 책은 유익한 점이 많으므로 찾는 사람은 그만큼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 스튜어디스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필독서라고 본다.
* 도서 증정 감사합니다. (지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