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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은 군인입니다 - 군인만이 말할 수 있는 군대 이야기
김경연 지음 / 예미 / 2022년 2월
평점 :

현직 군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고급장교로서 군 내외의 각종 이슈들뿐만 아니라 군 자체에 대한 저자 나름의 철학과 고찰을 담아낸 책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은 꽤 다양한 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군 내부의 이슈는 병사로 근무했던 나로서도 매우 공감할 만한 것들임에 충분했다. 내가 공군에서 복무할 때도 병사들의 두발 규정을 두고 동기 및 선임들이 부대 간부들에게 "왜 병사들의 두발이 간부들 보다 더 짧아야 합니까?" 하고 항의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으니 말이다. 병사들의 두발 규제에 관한 이러한 논쟁이 결국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지금은 병사들도 간부와 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 외에도 병영 내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에 관한 최신 이슈도 이 책에 담겨있다. '나때는 말이야'라는 말이 '라떼는 말이야'라는 우스갯소리로 유행어가 된 지금, 정말 '라떼'에는 병사들이 휴대폰을 병영 내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다. 휴대폰은 간부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이뿐만 아니라 병사들에게 지급되는 부실한 식사 또한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저자는 내가 언급한 이러한 모든 이슈에 대하여 고급장교로서 합리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군에서 오래 근무한 고급장교들의 사고방식은 다소 유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확실히 빗나갔다. 현직 군인인 저자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으로 각종 이슈를 바라보며, 독자들은 군 내외의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군 장교들이 저자와 같이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분들이라면 대한민국 군대의 미래는 충분히 안심하고 그분들에게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대한민국 남성들은 별다른 사유가 없다면 군에서 의무적으로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군과 관련된 각종 이슈들은 언론에 나오게 되면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듯하다. 이에 대한 군인으로서의 합리적인 견해를 이 책을 통해 밝혀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더욱 국방부와 대한민국 군대를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발걸음과 차이가 장족의 발전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군 관련 이슈는 물론 군인으로서의 군 생활 노하우 또한 독자들에게 가감 없이 제시한다. 장기근무의 개념에 대한 저자의 고찰이 드러나는 파트도 있고, 진정한 군인의 자세와 정신은 어떤 모습에 가까운지 알 수 있는 파트도 있으므로 직업군인으로서의 인생을 내딛고자 하는 모든 부사관, 장교 지망생들이 필독하면 그들의 군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현역 군인들이 잦은 집필 활동을 해 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