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8년 독일에서 태어난 쇼펜하우어는 행복의 90퍼센트는 건강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건강 없이는 어떤 종류의 것이든 외적인 자산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정신적 특성, 감정, 기질과 같은 그 외의 주관적 자산조차 병약으로 인해 기가 꺾이고 크게 위축된다. 따라서 생업이나 승진을 위해서든, 학식이나 명예를 위해서든 건강을 희생하는 것은 가장 리석다.
이 구역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나다. 아이들의 일정 조율, 문제집 채점, 밀린 집안일, 최후방에서 나를 위한 독서. 아이들이 잠든 밤 주로 이런 일들을 하다 보면 자정을 넘기기가 일쑤다. 지금부터 자면 6시간은 잘 수 있어, 지금부터라도 자면 5시간이야. 그 이후로는 악순환의 노예가 된 나를 한심해며 잠자리 위로 쓰러진다.
다음 날 아침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뜨지만 일어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패배감으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으려고 실내용 자전거에 오른다. 30분 동안 페달을 돌리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다.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잔다!
오늘 새벽 1시를 넘기고야 "안 돼, 지금이라도 자야해!"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다음 달부터 첫째 아이의 일정에 변동이 생겨 그걸 조율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나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 공부를 하고 있는 첫째 아이에게 우주 최고 어리석은 엄마가 한 첫 마디는 "이제 아공할 때 따뜻하게 입으라고 몇 번을 말했어? 말 좀 들어!"였다.
쇼펜하우어의 말을 읽고 명랑한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웃으려고 무지 애를 썼으나 잘 되지 않았다. 며칠 전, 피곤이 쌓이고 쌓여 둘째 아이 옆에 누워 있다 내가 먼저 잠들어 버렸다. 다음 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고, 오랜만에 몸이 가볍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 공부를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나온 첫째 아이를 아무 말 없이 환하게 웃으며 꽉 안아주었다. 잠이 보약이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를 읽으며 내가 굳이 스트레스를 만들며 괴로워한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라면 어쩔 수 없다는 그럴 듯한 이유로 나와 아이들의 명랑한 마음을 등한시했다. '운명이 카드를 섞고, 우리는 게임을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조금은 가볍게 즐겨봐야겠다. Trick or Trea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