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왜 읽기 시작했을까. 돈, 돈, 그 놈의 돈 때문이지.
각오는 하고 있었다. 전업 주부 엄마는 한 번씩 듣게 된다는 그 말. 보는 것마다 다 사달라고 하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돈 벌어서 사라고 했다가 "엄마도 아빠가 벌어온 돈으로 사고 싶은 거 사잖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억울했다. 결혼하고 나만을 위해 쓴 돈이 얼마나 될까. 명품 같은 것은 누가 준다는 사람도 없지만 줘도 안 반갑다. 단장하는 것도 즐기지 않고, 딱히 만나는 사람도 없어 먹는 데 말고는 돈 쓸 데가 없다. 그마저도 유별난 입맛을 가지고 있어 외식보다는 내 손으로 해 먹는 게 제일 맛있어서 식재료값만 든다. 아, 책. 그것도 감사하게 서평단 기회를 얻거나 온라인 중고 시장을 이용한다.
그럼에도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내 돈'이 필요했다. 20대 초반 이자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은행의 입출금 통장과 달리 매일 이자가 붙는다는 증권사 계좌를 개설했었다. 어느 날 이자 확인차 통장 정리를 하러 갔는데, 한 직원이 나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안정적인 회사만 묶어서 투자하기 때문에 믿을만 하다는 것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것이 ETF였던 모양이다.
아르바이트로 야금야금 모은 돈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던 나는 물었다.
"원금 보장은 되나요?"
"이 상품은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닙니다."
피같은 내 돈을 잃을 수도 있다니. 그 날 이후 나는 주식 관련한 어떤 뉴스를 봐도 흔들리지 않았다.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40대가 되고부터 그 분을 은인이라 여겼여야 한다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그때 투자를 시작했다면, 20년을 묻어두었다면..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미련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