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아이들과 <까먹어도 될까요>라는 동화책을 읽었다. 다람쥐는 가을에 도토리를 주워 다음해 봄까지 까먹기 위해 땅 속에 파묻는다. 문제는 도토리를 어디에 묻었는지 '까먹는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기억력이 좋지 않은 다람쥐 덕분에 상수리나무 숲이 만들어진다.
종종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한 말과 행동을 잊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데 그것이 얼마나 무의미하며 유해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은혜는 바위에 새기고 원수는 냇물에 새기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로 인해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많은데, 나중에 기억도 못할 소소한 일로 마치 앙갚음이라도 할 듯 되새기려 하다니. 참 못난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