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필사로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 매일 조금씩, 꾸준히 키우는 글 감각 ㅣ 쑥쑥 1
김명교 지음 / 언더라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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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보자 하는 마음을 책을 펼치니 사랑스러운 그 이름 '빨간 머리 앤'이 나왔다. 몇 년 전 아이들의 저녁 시간마다 조금씩 읽어줬던 기억과 함께 기차역에서 매튜 아저씨를 만나 기대감에 부풀었다 실망하던 앤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발한 벚나무 숲을 지나 초록 지붕 집으로 향하며 수다를 떨던 앤, 다이애나와 포도주를 마시고 취한 앤, 자신을 홍당무라고 놀리는 길버트의 머리를 석판으로 내려치던 앤의 모습 등이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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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들이 집을 톡톡 두드릴 정도로 가깝게 자리한 커다란 벚나무에는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이 빼곡하게 피어 있었다. 집을 둘러싸고 한쪽에는 사과나무들로, 다른 한쪽에는 벚나무들로 가득한 과수원 또한 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과수원 풀밭에는 민들레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아래 자리한 정원에는 자줏빛 꽃을 피운 라일락 나무들이 있었고, 아찔할 정도로 달큰한 라일락 꽃 향기가 아침 바람을 타고 창가로 흘러 들어왔다.

한 줄 필사로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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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표현하기, 생각과 느낌 표현하기, 의견 표현하기, 노래 부르듯 표현하기, 상상으로 표현하기, 의태어, 의성어로 표현하기, 그림 그리듯 표현하기, 비유로 표현하기 이렇게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빨간머리 앤>은 그 중 그림 그리듯 표현하기의 예시로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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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묘사를 읽은 뒤 저절로 눈이 감겼다. 책을 여러 번 읽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봐서 생생한 장면이지만 다시 설렜다. 집을 빙 둘러싸고 만발한 꽃, 믿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라일락 향기.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제 몫을 살아가는 앤 셜리.

안 그래도 얼마 전부터 자꾸 앤이 생각나는 걸 읽어야 할 책이 많아서 애써 마음을 접고 있었다. 이렇게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으니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앤을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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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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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잘 지내지?

길버트와 다이애나, 그리고 마릴라 아주머니 소식도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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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어느 마을에 너의 초록 지붕집을 재현해 놓았다는 여행기를 읽었어.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 가볼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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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 곳에 가면 훌쩍 자란,

나에게 인생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너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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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언제 어디서든 너답게 잘 지내길 바라.

나도 여기서 내 길을 만들어 갈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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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줄 필사로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부제 역시 '조금씩, 꾸준히 키우는 글 감각'이다. 하지만 <세금 내는 아이들>를 시작으로 <안네의 일기>, <정글 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내가 좋아하는 책이 가득해서 아이들과 소유권 다툼을 벌였다. 결국 공동 소유로 아름답게 마무리했으니 함께 읽고 쓰는 일이 더욱 즐거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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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월드 도와줘! 초등 신문 2 : 절대 읽지 마, 신문 ㅣ 요미월드 도와줘! 초등 신문 2
김지균 지음, 이정수 그림, 요미월드 원작 / 서울문화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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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기가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에서 신문은 휴대폰을 이길 수 없어 보인다. 이유는 명확하다. 재미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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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월드 도와줘! 초등 신문 2: 절대 읽지 마, 신문>을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아이들과 신문 기사를 모아놓고, 어려운 어휘를 알려준 뒤 몇 가지 질문을 하는 책들을 보고 있다. 주제가 다양하긴 하지만 글만 촘촘히 있는 책이라 신문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가 아이들의 청개구리 심리를 자극한다. 뭔데? 왜 절대 읽지 말라는 건데?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열었다면 게임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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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은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어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은 이 드라마에서는 우리 궁중 음식이 다양하게 소개되었지요. 이 드라마를 계기로 한국의 음식 문화가 아시아 여러 나라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전 세계에서 한국 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K-pop, K-drama 등 한류 열풍과 함께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김치·비빔밥·불고기 같은 음식이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지요.

요미월드 도와줘! 초등 신문 2: 절대 읽지 마, 신문,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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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아이들과 내가 고른 흥미 있는 기사는 모두 '한류'에 관한 것이었다. 미각을 잃은 장금이가 수간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퍼져 나갈 때만해도 지금과 같은 한류 문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몇몇 드라마의 인기가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까지 미쳤고, 음악과 영화, 음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열풍이라 할 만 했다. 세계 곳곳에 한국 음식점이 들어서고, BTS 멤버의 생일날 글로벌 팬들이 서울로 모여들었다. 불닭볶음면으로 시작한 유튜브 챌린지는 최근 고추참치에 비빈 밥을 조미김에 싸 먹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냉동 김밥이 없어서 못 판다니 대한민국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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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은 본래의 맛 그대로 전해져야 해요.

아주 매운 맛이나 독특한 발효 음식을현지 입맛에 맞춘다며 덜 맵거나 달콤하게 바꾼다면,

한국 음식만의 고유한 매력을 잃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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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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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로 관광 오는 외국인 중엔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지만,

낯선 맛에 익숙하지 않아 쉽게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의 고유한 맛을 지키면서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하면 더 큰 인기를 얻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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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토론해 보았지만 속시원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고 개인의 선택에 맞기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었다.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기사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쉬운데, <요미월드 도와줘! 초등 신문 2: 절대 읽지 마, 신문>는 위와 같은 '똑똑한 맞대결'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상대의 생각도 경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놓았다. 이 흥미로운 신문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조그마한 레고 조각으로 싸우는 시간을 줄이고, 생각하는 힘으로 맞붙어 보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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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 (스프링) - 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하루
정예슬 외 지음, 송은주 그림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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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행동한다. 행동하는 대로 생각한다. 어떤 때 보면 유레카를 외칠 만큼 정신이 바짝 드는 말이지만, 조금 배배 꼬인 날에는 뭐라는 거야 하며 딴지를 걸고 싶어진다. 그럴 때는 천천히 또박또박 소리내어 말해본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오늘도 잘하고 있어. 앞으로도 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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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도 널브러져 자는 아이들을 번갈아 보며 고질라처럼 불은 내뿜은 나를 책망했다. 멈출 수 있는 포인트를 여러 번 있었다. '이러면 안 돼, 돌아서면 또 후회할 게 뻔해.'하는 마음이 고개를 들었지만 나는 가장 쉬운 길을 선택했다. 하던 대로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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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흔들릴 때는,

처음 용기냈던 순간을 떠올릴 거야.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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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그맨이 유튜브에 매일 아침 긍정 확언 영상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문득 그게 생각나서 찾아 보니 오늘이 1449일 차였다. 3년 동안 이른 아침 부은 눈으로 긍정 확언을 하다니, 참 독하다.

최근 읽은 <조용한 회복>에 의하면 '독함이 아니라 강함'일 것이다. 해 본 사람은 안다. 매일 같은 일을 계속해 나간다는 것은 땅바닥과 한 몸이 되고자 하는 '나'라는 세계를 들어올리는 일만큼 힘들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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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웠던 목표 다시 떠올려 보기

마음이 흔들릴 때 나에게 들려줄 응원 노래 정하기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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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처음부터 강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루 이틀 만에 실패한 일도 수두룩했을 것이다. 어쩌면 성공을 코 앞에 두고 망친 일도 있지 않을까? 그를,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첫 마음'이다. 어렵고 힘들 거라는 것을 알고도, 겁나고 두렵지만 화이팅을 외치며 첫 발을 내딛었던 바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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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덕분에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슈뻘맨의 '괜찮다고 말해주기'라는 노래인데 제목만 봐도 가슴이 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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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보려 했고

잘해내고 싶었어

또 틀릴까 봐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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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기만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기만 할 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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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실수해도 돼

어릴 땐 누구나

그렇게 틀리면서 배우는 거야

좋아! 어깨 펴고 고개 들고 크게 한번 웃고서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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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서툴러도 돼

곁에서 언제나

우리가 변함없이 응원할 거야

좋아! 또 힘차게 더 새롭게

슈뻘맨과 함께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래

슈뻘맨의 '괜찮다고 말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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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한 줄 한 줄 모두 내가 듣고 싶은 말이다. 그 중에서도 후반부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외치는 듯한 부분은 들을 때마다 눈물이 핑 돌기까지 한다.

무엇이든 혼자 해내려고 했고, 그래야만 제대로라 생각했다. 하지만 식탁 위에 올려둔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와 한달 여를 보내고 나니 함께하는 것도, 도움을 조금 받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말의 힘을 믿고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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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필독 고전 - 중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동서양 고전 이야기
이현옥.이현주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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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어 읽었던 한국 단편 소설은 투박하고 강렬했다. 가슴이 아렸고, 억울했다. 그 후로도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어둑해진 방안에서 숨죽여 읽던 그 이야기들은 잊히지 않는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아이들이 <운수 좋은 날>을 읽을 때가 되어간다니, 왠지 비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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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첨지는 운 좋게도 평소와 달리 돈을 많이 벌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다. '운수 좋은 날'이 오히려 더 큰 불행과 마주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서민의 삶에서 일확천금이나 행운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며, 오히려 비극적인 현실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등 필독 고전,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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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의 비극적인 결말은 초반의 복선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아내의 죽음을 마주하기 전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불길한 예감을 애써 떨쳐내며 살다 보면 설렁탕 한 그릇에 온 집안이 훈훈해지는 날도 있어야지하며 집에 들어선 김 첨지를 기다리는 것은 차갑게 식어가는 아내였다. 대상을 알 수 없는 절망, 분노, 혼란, 슬픔, 원통함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만일 그날 김 첨지가 아내의 말을 듣고 일하러 나가지 않았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내가 죽지 않았을까? 다음 날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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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필독 신문>은 다양한 고전을 소개하며 함께 읽고 생각해 보면 좋을만한 작품을 안내한다. 예를 들면 <운수 좋은 날>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나 단테의 <신곡>, 김동인의 <감자>를 다방면으로 비교한다. <오이디푸스왕>에서는 오이디푸스가 테베의 왕으로서 높은 지위와 존경이라는 큰 행운을 누리지만,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이 점차 드러나면서 파국적인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의 성공과 안녕은 겉으로는 행복과 행운이 가득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운명의 잔혹성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이렇듯 두 작품은 행운이라는 순간적이고 표면적인 상황이 결코 영원하지 못하며, 인생의 근본적인 불행과 고난이 필연적으로 뒤따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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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아침에 별명을 부르며 하이파이브를 건네면, 그것은 그 친구와 나만 아는 친근함의 신호가 된다. 반 친구들끼리만 쓰는 줄임말이나 장난스러운 행동도 모두 상징의 한 종류다. 처음엔 이름만 아는 사이였던 친구라도, 이런 사소한 신호를 오가며 점점 더 진짜 친구가 되어 간다. 이러한 상호 작용이 많아질수록 서로는 점점 더 특별한 존재가 된다.

중등 필독 신문, 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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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백미는 어린 왕자와 장미의 관계다. 어린 왕자는 지구 여행 중 수많은 장미를 만난다. 언뜻 보면 자신의 별에 있던 장미와 똑같아 보이지만, 거기에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특별함'이 빠져 있다.

어린 왕자가 장미와 겪은 갈등과 오해, 이별과 재회는 인간 관계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을 상징한다. '길들이는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여우의 말처럼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중요성도 큰 가르침이다.

<중등 필독 신문>에서 소개하는 각각의 책 마무리에는 '한 걸음 더, 탐구 주제'라고 해서 다른 교과와 어떻게 연계해서 확장할 수 있는지 주제를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린 왕자>와 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과학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 수학은 '태양계에 있는 행성의 개수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는 철학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도 시간이라는 개념을 부여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고 했다. 다가오는 겨울 방학 동안 아이들과 고전 읽기를 통해 옛 사람들의 지혜를 배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밝혀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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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수학천재가 되는 만화책 1 ㅣ 읽으면 수학천재가 되는 만화책 1
김지영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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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은 잘못이 없다. 내가 중학교 때 <풀하우스>를 보다 혼난 이유는 수업 시간에 교과서 밑에 만화책을 숨겨두고 읽다가 때마침 복도를 지나가시던 교장 선생님께 들켰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씩씩거리며 교실로 들어선 꽤나 까칠했던 담임 선생님은 그 만화책을 뺏어가시더니 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북북 찢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그날따라 선생님 기분이 바닥을 쳤거나 내가 미웠거나 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다. 아무튼 만화책은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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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그 일화가 떠오른 것은 만일 그때 내가 읽은 만화책이 <풀하우스>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반항심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읽으면 수학 천재가 되는 만화책> 같은. 혹시 선생님이 이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감히 수업 시간에 만화책을 봐?"라고 호통치시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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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번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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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수업 시간에 딴짓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 일단 한 번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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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무시무시한 폭풍우로 폭삭 주저앉은 당신의 오두막이다. 거센 비바람은 당신의 옷과 신발, 침대와 식탁, 책과 악기, 심지어 그동안 열심히 모아 놓았던 돈도 전부 날려 버렸다. '이렇게 다 날아갈 줄 알았으면 좀만 덜 열심히 살 걸'하며 허무함에 널브러져 있던 당신은 '그래도 살아야지'하며 주섬주섬 집 안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벌어진 나무 판자의 틈으로 냉혹한 현실같은 찬바람이 들이닥친다. 그때, 당신의 발에 폭풍우에 실려 마당으로 날아온 수많은 채소가 발에 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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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식의 모양은 복잡하고, 때로는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속에는 원인과 결과가 뚜렷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 너희도 내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이제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의미를 좀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겠지?

읽으면 수학 천재가 되는 만화책 1,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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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먹고 살기 위해 감자, 당근, 양배추를 수레에 잔뜩 싣고 시장으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최대공약수가 무엇인지 알게 된 당신은 감자 5개, 당근 3개, 양배추 2개를 넣은 채소 박스를 만들어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주머니가 든든해진 당신은 집을 고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공구와 에메랄드색 페인트를 한 통 샀다. 또 저녁으로 먹을 고기와 약간의 간식도 샀다. 발걸음도 가볍게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 당신은 실수로 B 버스에 고기를 두고 내린다. A 버스를 타고 가면서 B 버스와 출발했던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만나는 시각을 계산하다 보니 최소공배수에 대해 알게 됐다.

그날 저녁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당신은 되찾은 고기로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 먹었다. 배불리 먹고 깨끗이 설거지까지 마친 후 솟아나는 힘으로 집수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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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제까지 당신에게 숫자란 '눈에 보이는 값'을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그 값들은 언제나 0보다 컸죠.

읽으면 수학 천재가 되는 만화책 1, 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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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수직선을 그려놓고 음수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던 날이었다. 그동안 알던 수 앞에 사실은 양수를 뜻하는 '+'가 생략되어 있다는 것과 그 반대편에 '-"를 가진 음수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의 확장이었다. 0을 기준으로 하면 +3은 0에서 오른쪽으로 3칸 이동하는 것과 같고, -3은 왼쪽으로 3칸 이동하는 것과 같다. 즉 +3은 0보다 3만큼 크고, -3은 0보다 3만큼 작다.

<읽으면 수학 천재가 되는 만화책>에서는 망가진 집을 고치다가 지하에 있는 바닥의 높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혼란스러워하다 음수를 발견한다. 이쯤 되면 '일타 만화책'이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수학 개념이 생긴 과정을 풀어주니 이해하기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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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무시무시한 폭풍우로 폭삭 주저앉은 당신의 오두막이었다. 마무리는 그 후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은 행복이다. 태풍에 집이 날아갔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삶의 여유도. 이 모든 게 다 수학 덕분이라니. 수학 숙제를 하는 애들 곁을 어슬렁거리며 그거 다 쓸데없다며 산통을 깨던 신랑의 품에 이 훌륭한 만화책을 안겨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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