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필독 고전 - 중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동서양 고전 이야기
이현옥.이현주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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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어 읽었던 한국 단편 소설은 투박하고 강렬했다. 가슴이 아렸고, 억울했다. 그 후로도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어둑해진 방안에서 숨죽여 읽던 그 이야기들은 잊히지 않는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아이들이 <운수 좋은 날>을 읽을 때가 되어간다니, 왠지 비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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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첨지는 운 좋게도 평소와 달리 돈을 많이 벌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다. '운수 좋은 날'이 오히려 더 큰 불행과 마주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서민의 삶에서 일확천금이나 행운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며, 오히려 비극적인 현실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등 필독 고전,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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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의 비극적인 결말은 초반의 복선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아내의 죽음을 마주하기 전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불길한 예감을 애써 떨쳐내며 살다 보면 설렁탕 한 그릇에 온 집안이 훈훈해지는 날도 있어야지하며 집에 들어선 김 첨지를 기다리는 것은 차갑게 식어가는 아내였다. 대상을 알 수 없는 절망, 분노, 혼란, 슬픔, 원통함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만일 그날 김 첨지가 아내의 말을 듣고 일하러 나가지 않았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내가 죽지 않았을까? 다음 날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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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필독 신문>은 다양한 고전을 소개하며 함께 읽고 생각해 보면 좋을만한 작품을 안내한다. 예를 들면 <운수 좋은 날>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나 단테의 <신곡>, 김동인의 <감자>를 다방면으로 비교한다. <오이디푸스왕>에서는 오이디푸스가 테베의 왕으로서 높은 지위와 존경이라는 큰 행운을 누리지만,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이 점차 드러나면서 파국적인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의 성공과 안녕은 겉으로는 행복과 행운이 가득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운명의 잔혹성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이렇듯 두 작품은 행운이라는 순간적이고 표면적인 상황이 결코 영원하지 못하며, 인생의 근본적인 불행과 고난이 필연적으로 뒤따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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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아침에 별명을 부르며 하이파이브를 건네면, 그것은 그 친구와 나만 아는 친근함의 신호가 된다. 반 친구들끼리만 쓰는 줄임말이나 장난스러운 행동도 모두 상징의 한 종류다. 처음엔 이름만 아는 사이였던 친구라도, 이런 사소한 신호를 오가며 점점 더 진짜 친구가 되어 간다. 이러한 상호 작용이 많아질수록 서로는 점점 더 특별한 존재가 된다.

중등 필독 신문, 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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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백미는 어린 왕자와 장미의 관계다. 어린 왕자는 지구 여행 중 수많은 장미를 만난다. 언뜻 보면 자신의 별에 있던 장미와 똑같아 보이지만, 거기에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특별함'이 빠져 있다.

어린 왕자가 장미와 겪은 갈등과 오해, 이별과 재회는 인간 관계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성장통을 상징한다. '길들이는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여우의 말처럼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중요성도 큰 가르침이다.

<중등 필독 신문>에서 소개하는 각각의 책 마무리에는 '한 걸음 더, 탐구 주제'라고 해서 다른 교과와 어떻게 연계해서 확장할 수 있는지 주제를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린 왕자>와 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과학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 수학은 '태양계에 있는 행성의 개수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는 철학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도 시간이라는 개념을 부여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고 했다. 다가오는 겨울 방학 동안 아이들과 고전 읽기를 통해 옛 사람들의 지혜를 배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밝혀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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