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을 담다 - 역사가 이어주는 부모와 자녀의 이야기
홍순지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읽는 내내 "선배님~~~!"하며 달려가 저자에게 안겨 엉엉 울고 싶었다. 첫째 아들의 사춘기 초입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어찌저찌하여 험난한 구간을 지난다고 치자. 그러면 둘째 아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다. 희망이 없는 것 같다. 








결국 세종이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정사에 몰두할 수 있게,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선정을 펼 수 있게 태종이 악역을 자처한 것이 아닐까?

사史심을 담다, 114쪽



 <사史심을 담다>를 만난 후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먼저 내 아이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 나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라는 연대가 큰 위로가 됐다. 

 이 세상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다만 그 방법이 서툴고 제각각일 뿐. 저자의 아버지는 공수부대 출신이었음에도 아이들을 강하게 다루지 않았다. 감기 기운이 있나하는 혼잣말도 허투루 듣지 않았다.

 "괜찮아? 학교 갈 수 있겠어? 전화해 줄까?"

 당시 고등학생이던 저자는 소리를 빽 질렀다.

 "아, 이런 걸로 학교 안 가는 애가 어딨어!"

 저자가 성인이 되어 직장에 다닐 때도,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에도 아버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술 더 떠 손자들에게도 "학원 가기 힘들면 할아버지가 엄마한테 얘기해 줄까?"하며 해결사가 되고 싶어했다. 



 역사 선생님인 저자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서 조선의 3대 국왕이었던 태종을 떠올린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군주 '태종' 역시 늘 자식의 곁에 든든히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태종은 카리스마 있고 거친 남자로 대표되는 인물이지만 사실 이성계의 아들 중 유일하게 문과 과거에 급제한 인물로 문무를 겸비한 왕이었다. 게다가 자식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아버지였다. 

 아버지 태종은 장남이었던 양녕대군이 학문을 멀리하고 비행을 일삼아도 이해하려 했고 억지로 학문을 강요하지 않았다. 둘째 아들이었던 효령대군은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불교에 심취해 있었지만 아들의 취미에 간섭할 수 없다며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아들들의 성향과 기질을 파악했던 태종은 셋째 아들인 충녕대군을 세자로 책봉했다. 충녕대군은 책을 가까이하며 착실하고 부지런한 성품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또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자리 등 외교적인 행사에서 술을 한 잔도 못하는 것은 군주로서 부족한 부분이 될 수 있으므로 술을 한 잔도 하지 못하는 효령대군보다 술을 마실 수 있었던 충녕대군이 적임자였다. 그렇게 세자가 되어 어진 정치를 한 충녕대군이 바로 조선 최고의 성군인 세종이다. 



 세자 책봉 이후 태종은 아들의 정치에 해가 될 수 있는 요소는 모두 제거했다. 권력을 넘볼 여지가 있는 인물들을 다 축출한 것이었다. 자신의 처남이자 세종의 삼촌이었던 민 씨 형제들은 물론, 세종의 장인인 심온 역시 제거되었다. 세종의 앞길에 혹여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남겨두지 않았다. 


 그 옛날의 피바람을 스마트폰이 이어받았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스마트폰의 유해함에서 분리시키려 갖은 애를 쓴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하다. 그러다 보니 먼 미래보다 눈앞의 현실만 보이는 아이들과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마치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처럼. 





다만 다행인 건 그만큼 아이가 자랐다. 내가 줄인 자존심과 권위만큼 아이가 자라 나를 이해한다.

사史심을 담다, 119쪽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위로가 됐던 문장이다. 이제 5학년밖에 안 된 아이와의 다툼에 벌써 진이 빠져 눈을 감고 귀를 닫을 때가 있다. 이러다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돼 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희망의 빛줄기가 보였다. 정답 없는 육아지만 이해와 사랑, 포용만큼은 육아 전쟁에서 변하지 않는 스테디셀러라는 저자의 말을 나침반 삼아 이 가시밭길을 요리조리 헤쳐나가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부동산 탐험, 우리 집 찾기 프로젝트! ㅣ 알지YOU
박보람 지음, 신나라 그림 / 기린미디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

병렬 독서를 즐기다 보면 종종 신기한 경험을 한다. 지난 주에는 파리에 사는 건축가가 쓴 '기억의 장소로서의 집'에 대한 소설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나에게 맞는 집'을 찾는 방법에 대한 동화를 읽었다. 두 이야기를 읽고 '우리집이었던' 곳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집을 빙 둘러보았다. 수많은 이야기가 어제일처럼 되살아나는 듯했다.

​

​

​

이 책의 주인공인 홍지유는 동네를 오가며 만난 까만 고양이에게 '알맹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밖에서 고생하는 알맹이가 안쓰러워 집에 데리고 가서 같이 살고 싶지만 부모님은 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한다. 그러다 독립을 하면 고양이를 키울 수 있다는 말에 그 뜻도 모른 채 당장 독립할 기세로 집을 구하러 나선다.

​

​

​

"휴. 아무것도 모르는 고양이랑 어린이네? 너희는 일단 이런 조건들 먼저 결정하고 다시 와. 아파트에 살고 싶은지, 단독 주택에 살고 싶은지. 그리고 방은 몇 개 필요한지. 참, 집 주변에 꼭 있었으면 하는 시설이 있는지도. 도서관이나 마트, 학교 같은 곳 말이야. 매매, 전세, 월세는 너희가 알아서 공부해 보고."

부동산 탐험, 우리 집 찾기 프로젝트!, 39쪽

​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린 지유와 알맹이는 '집'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허탕만 치게 된다. 그렇다면 집이란 뭘까?

아이들 입장에서 집은 그냥 집이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먹고, 자고, 쉬었던 집. 그런데 집이 무엇이냐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인가.

일단 집은 생존을 위한 것이다. 추위와 더위, 적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휴식처의 역할을 수행한다. 일터와 학교에서 돌아온 가족들이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친 몸과 마음을 누이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집이다.

​

하지만 집을 구하러 다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 마음에 딱 드는 집은 잘 다. 이 부분이 마음에 들면 다른 쪽이 걸린다. 언젠가 '붕세권'이라는 말을 듣고 손바닥을 쳤던 기억이 있다. 붕세권이란 붕어빵과 역세권의 합성어로 붕어빵 가게가 가까운 지역을 뜻한다. 나 역시 두 아이를 생각해 초등학교가 가까이 있는 단독 주택으로 이사했다. 아이들이 걸어서 학교를 갈 수 있고, 층간 소음 걱정은 없지만 식재료를 사러 시장이나 마트에 가기는 조금 불편하다. 역세권은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다면 추운 겨울 따뜻하고 바삭한 붕어빵이라도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거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는 포기가 필요하다.

​

지유와 알맹이의 집 찾기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집의 형태와 특징, 매매와 전세, 월세 같은 전문 용어도 접하게 된다. 또 실제로 집을 보러 갔을 때 확인해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의 물줄기, 곰팡이 유무, 난방이나 환기가 잘 되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바퀴벌레나 개미 같은 해충이 있는지도 잘 살펴봐야 하고, 우리 집의 가구와 전자제품 등이 들어갈 공간이 충분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

이야기의 마지막에 지유의 부모님은 길고양이인 알맹이와의 동거를 허락한다. 온 세상을 가진 것 같은 지유의 마음에 무지개가 반짝 뜬 것 같았다. 알맹이에게도 더 없이 좋은 소식이었다. 왜냐하면 곧 엄마가 동생들을 낳으면 좁은 종이 상자 안에서 함께 지내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독립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식구가 들어난 지유네는 좌충우돌, 왁지지껄한 일상이 이어진다. 바로 우리집처럼.

​

​

앞서 말했던 소설과 <부동산 탐험, 우리 집 찾기 프로젝트!>는 집이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말한다. 어떤 집에 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내 생활 방식과 가치관에 맞게, 그리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는 뜻이다.

​

잠시 멈추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내가 꿈꾸는 집이란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이 많았던 날. 다른 이의 필요를 채워주느라 내 마음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던 날. "아, 집에 가고 싶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집. 편안하고 따뜻한 우리집을 꿈꿔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지리마블 인도 ㅣ 지리마블 시리즈 2
자스빈더 빌란 지음, 니나 샤크라바티 그림, 김미선 옮김 / 윌북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라는 금요일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얼른 방으로 달려가요.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손으로 상자에 아로새긴 무늬를 쓸어내리며 안에 있는 물건들을 머릿속에 떠올리지요.

앞으로 볼 물건을요.

오늘 밤에는 할머니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지리마블 인도, 8쪽

​

​

​

타라의 할머니는 평생 인도에 사시며 구석구석을 여행하셨다. 그때마다 갔던 곳을 떠올릴 만한 특별한 물건들을 모아 멋진 상자에 모아두셨다. 타라가 할머니 댁 꼭대기 층에서 머무는 날이면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가 열린다.

할머니가 히말라야에 있는 '육솜'이라는 마을에 있을 때 어떤 가족의 집에 머물렀다. 그 곳에서 디왈리 축제를 함께 보낸 후 그 가족으로부터 찰흙으로 만든 초록색 등잔을 선물받았다. 테투리에 반짝이는 작은 조각들이 붙어 있는 예쁜 등잔이었다.

​

​

​

​

​

"밤에 달도 뜨지 않았고 10월이었는데도 깊은 산속이라 조금 춥더구나."

"그럼, 등잔에 불을 붙였어요?"

"맞아. 밖에 나가 길목마다 불을 붙이고 차이를 마시며 은박으로 싼 바르피를 먹었지."

"나도 바르피 먹고 싶은데!"

타라는 이불 속에서 폴짝폴짝 뛰었어요.

지리마블 인도, 22쪽

​

​

인도인들은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불교, 자이나교 등 여러 종교를 믿는다. 종교들에는 저마다 얽힑 이야기가 있다. 힌드교의 수많은 신, 이슬람교의 성서 <코란>, 불교의 부처님 말씀, 시크교의 지도자들, 자이나교의 스승인 마하비라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종교마다 특별한 축제도 있다. 한 나라에 여러 종교가 있다 보니 1년 내내 축제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제 기간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서로 감사 인사를 주고 받고, 맛있는 음식과 신나는 음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

​

로사 축제는 불교 신자들이 새해를 기념하는 날이다. 멋지게 차려입고 알록달록한 가면을 쓰고 길거리에 나와 춤을 춘다. 푸쉬카르 낙타 축제는 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라자스탄 사막에서 7일 동안 열린다. 이 기간 동안 보름달이 뜨는 밤 '카트릭 푸르니마'를 기념하며 알록달록한 술과 보석, 방울로 꾸민 낙타들이 화려한 천막 사이를 행진한다. 밝은 보름달이 뜨며 순례자들은 푸쉬카르 호수에 몸을 담그고, 손바닥을 한데 모으고 신께 축복을 내려 주기를 기도한다. 이드 알 피트르는 라마단 금식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으로 인도 곳곳에서 무슬림들이 모스크에 모여 기도회를 열고 자선 단체에 기부도 한다. 인도의 축제 중 내가 가장 가보고 싶은 것은 홀리다. 힌두교도들이 즐기는 색깔 축제로, 자연의 온갖 색깔이 돌아오는 봄에 열린다. 무지갯빛 가루를 한주먹 집어 엄마와 아빠, 선생님까지 좋아하는 이들 누구에게나 던진다. 축제가 끝난 뒤 알록달록해진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유쾌해진다.

​

​

인도의 먹거리를 다룬 부분에서 이 책은 음식은 '인생의 양념'이라 말했다. 여행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리마블 인도>를 읽으며 언젠가 인도를 여행하고 있을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인도 여행을 더욱 즐기기 위해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일단 눈으로 여행하는 여행을 즐겨야겠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지리마블 아프리카 ㅣ 지리마블 시리즈 1
아티누케 지음, 모우니 페다그 그림, 김미선 옮김 / 윌북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프리카는 단순한 하나의 대륙이 아니에요. 이 곳에는 55개 이상의 나라가 있어요.

나라마다 다양한 언어, 역사, 각기 다른 자연환경을 자랑해요.

그래서 아프리카의 나라들은 지구에서 가장 다채롭답니다.

지리마블 아프리카, 2쪽

​

​

​

​

남아프리카 10개국, 동아프리카 14개국, 서아프리카 16개국, 중앙아프리카 10개국, 그리고 북아프리카 8개국.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신생국이 계속 생겨나고, 하나의 나라로 인정받지 못한 나라들도 여럿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크기는 미국, 중국, 인도, 호주의 땅을 모두 합친 크기와 맞먹는다. 이 책이 쓰여질 당시의 인구는 10억 명이 넘었고, 수천 종이 넘는 동물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날마다 많은 아기들이 태어나 '지구에서 젊은 사람이 가장 많은 대륙'이라 불리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대부분은 여전히 옛날 방식을 고집하며 전통을 이어나간다. 낙타와 염소를 몰고 다니고, 물을 얻으러 수십 킬로미터를 걸어다닌다. 반면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나라들도 있다. 몇몇 나라는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병원과 어떤 정보든 얻을 수 있는 인터넷망을 갖추고 있다. 또 어떤 나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들이 거리를 누비기도 한다. 세계에서 최초로 대학교가 세워진 곳 역시 아프리카다. 유럽보다 무려 200여 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수천 년 전부터 약학, 기술, 수학, 천문학이 발달한 아프리카는 명실상부한 학문의 중심지였다.

​

​

​

​

​

어린이들도 길거리나 공터에 공놀이할 곳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축구를 즐겨요. 축구장은 물론, 거리 어디에서나 축구를 하지요. 이들에게 진짜 축구공이 없어도 괜찮아요. 천 조각이나 비닐봉지, 나뭇가지, 고무줄 등 무엇이든 축구공이 될 수 있으니까요.

지리마블 아프리카, 15쪽

​

​

​

​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모잠비크는 자원이 풍부해서 앞으로 경제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흑진주'라 불리기도 한다. 모잠비크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는 축구다. 도시 사람들은 전 세계인이 그러하듯 축구 경기장에 모여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본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 역시 공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운동장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

​

얼마 전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이라는 그림책을 읽었다.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떠난 한 아이가 그 나라 아이들과 맨발로 축구를 하며 자신이 당연한 듯 누렸던 일상에 대해 감사함을 깨닫는 내용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 아이라면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해줄 소중한 책이다.

​

​

​

​

두 발로 걸어 다닌 최초의 사람이 살았던 아프리카. <지리마블 아프리카>의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알고 있던 아프리카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여러 오해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인종이 어우러져 살기 때문에 '무지개 나라'라 불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수백만 년이 넘도록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는 자동차만 한 바위가 있는 짐바브웨, 교통 수단인 낙타를 사고팔며 시끌벅적 재미있는 낙타 경주가 열리는 수단 등 언젠가 꼭 한 번은 직접 여행해 보고 싶다.









 
지리마블 아프리카
저자
아티누케
출판
윌북주니어
발매
2025.11.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개정판 ㅣ 한빛비즈 교양툰 36
김도윤(갈로아) 지음 / 한빛비즈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화론에 대한 오해

​

​

​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말만큼 곤충 세계를 잘 나타내는 말도 없을 것 같다. 공룡도 멸종할만큼 험난한 환경에서 작고 약한 곤충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밀은 다름 아닌 '진화'였다. 진화(進化)란 나아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곤충의 진화는 조금 다르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끝이 어디인지 관심 없다.

​

​

​

​

​

이렇듯 진화는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저 적절히 살아남기 좋게 적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그저 지금의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동물일 뿐이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134쪽

​

한 마디로 곤충이 진화하는 목적은 레벨업이 아니라 그저 어떻게든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앞다리를 퇴화시키고 날개를 단다든지, 다리 길이를 좀 더 늘린다든지, 천적의 눈에 띄지 않게 몸 색깔을 바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곤충의 의도가 아닌 주어진 환경에 따른 것이다. 이에 적응하지 못한 녀석들은 가차없이 사라지고, 어쩌다 보니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곤충들이 남아 세대를 이어나간다.

​

​

​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를 보며 다시 한 번 만화책의 순기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낯선 분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는 만화가 제격이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 '교양서'나 '학술서'에 담긴다면 분명 <코스모스> 급의 벽돌책이 될 것이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도 354쪽이라는 만만치 않은 두께를 자랑하지만 치고받고, 밀고당기는 글과 만화 사이를 오가며 낄낄대고, 끄덕끄덕하다 보면 단숨에 완독하게 된다. 이제 곤충의 진화 뿐 아니라 생명과 인류, 나아가 우주로까지 관심사를 넓힐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

​

​

곤충은 전 세계에 걸쳐 100만 종이 살고 있다. 곤충은 사실상 지구의 모든 대륙에서 살고 있으며 일부 곤충은 바다에도 산다. 히말라야 해발 5천 미터의 고산 지대나 추운 극지방, 용암 지대 등 안 사는 곳이 없다 덥든 춥든 습하든 건조하든 지구 어디에서나 별의별 괴랄한 형태로 살아가고 있으며, 학자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곤충이 수천 만 종은 더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10쪽

​

​

​

왠지 조금 숙연해지려 한다. 과연 나는 주어진 환경에 얼마나 적응하고 있는가. 뒤이어 걱정이 앞선다. 사춘기 코스프레를 하는 두 아들과 다가오는 혹한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중꺽마', '존버' 그런 말들이 떠오른다. 강해지려 하지 말자. 그저 버티고 살아남자. 곤충의 진화를 다룬 만화책을 읽고 얻은 깨달음 치고는 꽤 현실적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