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린 지유와 알맹이는 '집'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허탕만 치게 된다. 그렇다면 집이란 뭘까?
아이들 입장에서 집은 그냥 집이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먹고, 자고, 쉬었던 집. 그런데 집이 무엇이냐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인가.
일단 집은 생존을 위한 것이다. 추위와 더위, 적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휴식처의 역할을 수행한다. 일터와 학교에서 돌아온 가족들이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친 몸과 마음을 누이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집이다.
하지만 집을 구하러 다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 마음에 딱 드는 집은 잘 다. 이 부분이 마음에 들면 다른 쪽이 걸린다. 언젠가 '붕세권'이라는 말을 듣고 손바닥을 쳤던 기억이 있다. 붕세권이란 붕어빵과 역세권의 합성어로 붕어빵 가게가 가까운 지역을 뜻한다. 나 역시 두 아이를 생각해 초등학교가 가까이 있는 단독 주택으로 이사했다. 아이들이 걸어서 학교를 갈 수 있고, 층간 소음 걱정은 없지만 식재료를 사러 시장이나 마트에 가기는 조금 불편하다. 역세권은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다면 추운 겨울 따뜻하고 바삭한 붕어빵이라도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거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는 포기가 필요하다.
지유와 알맹이의 집 찾기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집의 형태와 특징, 매매와 전세, 월세 같은 전문 용어도 접하게 된다. 또 실제로 집을 보러 갔을 때 확인해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의 물줄기, 곰팡이 유무, 난방이나 환기가 잘 되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바퀴벌레나 개미 같은 해충이 있는지도 잘 살펴봐야 하고, 우리 집의 가구와 전자제품 등이 들어갈 공간이 충분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지유의 부모님은 길고양이인 알맹이와의 동거를 허락한다. 온 세상을 가진 것 같은 지유의 마음에 무지개가 반짝 뜬 것 같았다. 알맹이에게도 더 없이 좋은 소식이었다. 왜냐하면 곧 엄마가 동생들을 낳으면 좁은 종이 상자 안에서 함께 지내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독립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식구가 들어난 지유네는 좌충우돌, 왁지지껄한 일상이 이어진다. 바로 우리집처럼.
앞서 말했던 소설과 <부동산 탐험, 우리 집 찾기 프로젝트!>는 집이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말한다. 어떤 집에 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내 생활 방식과 가치관에 맞게, 그리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는 뜻이다.
잠시 멈추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내가 꿈꾸는 집이란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이 많았던 날. 다른 이의 필요를 채워주느라 내 마음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던 날. "아, 집에 가고 싶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집. 편안하고 따뜻한 우리집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