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개정판 ㅣ 한빛비즈 교양툰 36
김도윤(갈로아) 지음 / 한빛비즈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화론에 대한 오해

​

​

​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 말만큼 곤충 세계를 잘 나타내는 말도 없을 것 같다. 공룡도 멸종할만큼 험난한 환경에서 작고 약한 곤충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밀은 다름 아닌 '진화'였다. 진화(進化)란 나아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곤충의 진화는 조금 다르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끝이 어디인지 관심 없다.

​

​

​

​

​

이렇듯 진화는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저 적절히 살아남기 좋게 적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그저 지금의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동물일 뿐이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134쪽

​

한 마디로 곤충이 진화하는 목적은 레벨업이 아니라 그저 어떻게든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앞다리를 퇴화시키고 날개를 단다든지, 다리 길이를 좀 더 늘린다든지, 천적의 눈에 띄지 않게 몸 색깔을 바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곤충의 의도가 아닌 주어진 환경에 따른 것이다. 이에 적응하지 못한 녀석들은 가차없이 사라지고, 어쩌다 보니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곤충들이 남아 세대를 이어나간다.

​

​

​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를 보며 다시 한 번 만화책의 순기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낯선 분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는 만화가 제격이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 '교양서'나 '학술서'에 담긴다면 분명 <코스모스> 급의 벽돌책이 될 것이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도 354쪽이라는 만만치 않은 두께를 자랑하지만 치고받고, 밀고당기는 글과 만화 사이를 오가며 낄낄대고, 끄덕끄덕하다 보면 단숨에 완독하게 된다. 이제 곤충의 진화 뿐 아니라 생명과 인류, 나아가 우주로까지 관심사를 넓힐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

​

​

곤충은 전 세계에 걸쳐 100만 종이 살고 있다. 곤충은 사실상 지구의 모든 대륙에서 살고 있으며 일부 곤충은 바다에도 산다. 히말라야 해발 5천 미터의 고산 지대나 추운 극지방, 용암 지대 등 안 사는 곳이 없다 덥든 춥든 습하든 건조하든 지구 어디에서나 별의별 괴랄한 형태로 살아가고 있으며, 학자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곤충이 수천 만 종은 더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10쪽

​

​

​

왠지 조금 숙연해지려 한다. 과연 나는 주어진 환경에 얼마나 적응하고 있는가. 뒤이어 걱정이 앞선다. 사춘기 코스프레를 하는 두 아들과 다가오는 혹한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중꺽마', '존버' 그런 말들이 떠오른다. 강해지려 하지 말자. 그저 버티고 살아남자. 곤충의 진화를 다룬 만화책을 읽고 얻은 깨달음 치고는 꽤 현실적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