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음을 날씨에 빗대어 감정을 좀 더 구체화하고자 한다. 그런 표현을 들을 때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서 마음속이 환해진 것 같았던 기분, 걱정이 많아서 마음이 흐린 하늘처럼 느껴져 무거웠던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마음을 날씨에 빗대어 표현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먹구름, 햇살, 비, 봄바람과 관련된 경험과 연관지을 수 있어 이해하기 한결 쉽다. 또 감정을 직접 말할 때보다 글의 분위기가 더 풍부해져 읽는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아이들과 이런 내용의 본문을 읽고 나면 일단 문제 풀기는 뒤로 미뤄두고 누가누가 잘하나 뽐내기 대회가 시작된다. 무엇이든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보기. 벌써 6학년, 4학년이지만 두 아이 모두 아직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건지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오줌, 똥, 방귀다. 그러면 이번엔 비유적 표현이고 뭐고 누가누가 더 웃긴지 개그 콘테스트가 이어진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나면 엔딩은 "엄마, 배고파요. 밥 먹고 하면 안 돼요?"다. 아쉬울 때만 하는 아이들의 존댓말이 발달된 사회성이라고 보여지니 나도 참 못 말리는 고슴도치 엄마인가 보다.
언젠가 국어와 영어 문제집을 풀고 해설을 읽어 보면 도움이 된다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바로 실천해 보리라 다짐했었지만 현실은 O 아니면 /로 채점하기에 급급했었다. <초등 한 문장 요약의 힘 2>의 정답 및 해설을 살펴 보니 네 문단을 읽고 핵심을 정리하기가 서툴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아이들이 하루에 한두 번은 무엇이든 소리내 읽는 연습을 하도록 유도하는데 이 책의 해설 부분을 아주 유용한 재료로 이용해 보려고 한다.
<초등 한 문장 요약의 힘>은 꼭 1번부터 시작해야 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집도 차례를 펼쳐 보고 가장 관심이 가는 제목부터 신문 읽듯, 잡지를 읽듯 먼저 읽어 본 뒤 문제 풀기로 접근했다. '학교 가는 길을 더 안전하게 만들려면?', '작가는 왜 색을 다르게 칠했을까요?', '같은 노래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독도는 어떤 가치를 지닌 섬일까요?', '달리기를 하면 심장과 폐가 왜 더 바빠질까요?' 같은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본문 하나를 읽고 수다 떠는 데는 한 시간, 문제 푸는 데는 5분. 과연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공부를 하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핵심'은 행복이니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위안 삼아 본다. <초등 한 문장 요약의 힘> 3권이 나올 때까지 우리의 장황한 수다는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