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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부자의 정석 - 10년 만에 순자산 30억 만드는 기적의 월급 굴리기
샘 도겐 지음, 이주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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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부자의 정석>
10년 만에 순자산 30억 만드는 기적의 월급 굴리기.
"연봉 10억은 아무나 받을 수 없지만 순자산 10억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책 소개글이 너무나 혹한다.
10년만에 순자산 30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기대를 품고 읽었다.

매 챕터가 끝날때마다 백만장자의 비밀 노트라고 핵심이 정리되어 있다. 생각해볼 것과 해야할 것을 나눠서.

P.62~63. 돈과 함께 시간도 벌어다 주는 8단계 부의 이정표

1단계. 저축
2단계. 주식과 채권
3단계. 퇴직연금
4단계. 부동산
5단계. 소규모 창업
6단계. 생활 습관
7단계. 환경
8단계. 결혼

8단계에 맞춰 설명해준다.

P.68 소비 습관을 관리하고, 저축을 늘리고,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 사실 누구나 아는 내용일 것이다. 돈을 허투로 쓰지 않고 저축하고 많이 벌고.. 그러나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고 못하는 거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핑계고 안.하.는. 게. 맞겠지.

P.77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저축률은 (매달 세후 소득의) 30%다. 하지만 저축률을 50%까지 달성하면 마법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매년 1년 치 생활비를 저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그냥 막연하게 "저축하라"가 아닌 실질적으로 계산을 해놓았다는 점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저축률 표도 나와있는데 숫자가 시각화 되면서 좀 더 신뢰가 간다고 해야하나.. 좀 더 마음이 움직여진다고 해야하나..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P.86 고소득을 올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 시간을 팔아 돈을 벌게 된다. 그러나 100만 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축적하는 데 집중하면 시간을 팔지 않고도 부를 키울 수 있다.
-난 저축하는 것보다 소득을 올리는 것에 좀 더 집중을 했다. '돈을 많이 벌어야 저축을 하지.. '라는 마음으로. 그러나

P.89 이제 정년을 보장하는 직장은 거의 없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와 기회는 시간이 흐르면서 당연히 사라진다.
-나이가 들어 언젠가는 소득을 높힐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점점 느껴져간다..) 그 전에 최대한 돈을 많이 모아두고 노후준비를 해야한다는 걸.. 당연히 알지만, 쉽지 않다.

연봉보다 순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책은 마인드 셋을 가장 먼저 강조 하였다. 돈을 모으려는 동기와 목적을 파악하라고.
이 책은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요즘 시대에 어떻게 경제적인 부분을 설계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 같다. 아는 내용도 많지만 역시나 기본이 중요하구나 또한번 알려주면서 덕분에 다시 마인드를 가다듬고 노력해보자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오늘.

#인플루엔셜 #월급쟁이부자의정석 #서평 #부자되기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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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질서 - 의도를 벗어난 모든 현상에 관한 우주적 대답
뤼디거 달케 지음, 송소민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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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 현실을 결정하는 의도와 결과의 비틀림, 그 작동 원리를 파헤친 위대한 해석.”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은 왜 나쁜 결과를 낳는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는 왜 전쟁을 일으키고, 선을 원한 정치가들은 왜 악의 일부가 되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손, 대립과 공명, 그리고 의식의 비밀.

책의 제목부터 의미심장했고, 책 소개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책을 보는 순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삶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질서’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운명, 혹은 운명의 법칙 같은 것 말이다.


이 책은 의학, 과학, 역사, 철학, 종교, 신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세계를 해석한다. 핵심 개념은 ‘대립’, ‘공명’, 그리고 ‘의식’이다.


P.11 우리는 지구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의 (영적 또는 종교적) 목표는 단일성에 있다. 단일성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어렵다. 그 이유는 우리를 형성하는 모든 것이 대립의 세계에서 태어났고, 우리가 그것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P.13 우리는 양극의 세계에서 산다. 이 세계에서는 흰색과 검은색, 빨간색과 녹색, 큰 것과 작은 것, 선과 악이 짝을 이룬다.

P.18 피조물의 세계에는 어디나 예외 없이 대립성과 공명이 존재한다.


생각해보면 이 세상은 대립되는 성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낮과 밤, 빛과 그림자, 부자와 거지, 하늘과 땅, 위와 아래, 남자와 여자, 선과 악, 삶과 죽음.


흥미로운 점은 서로 대립되는 성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각이 존재하는 듯 하다. 책은 동전의 양면처럼 대립되는 것을 인식하되,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 세상을 보지 말라고 말하는 듯하다. 한쪽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그에 대립되는 힘이 반드시 작동한다는 것이다. 짝꿍처럼 따라오는 대립성을 인정하고 양면을 함께 바라보라는 메시지다. 이는 내가 평소에 해오던 생각과도 맞닿아 있다. 무엇이든 한쪽으로 치우치면 탈이 난다. 중용, 중도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면서도 가장 어렵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단일성’에 도달하는 것.


P.112 어떤 일을 하기에 충분히 무르익은 사람은 ‘갑자기’ 사방에서 그 일과 맞닥뜨리게 된다. 어떤 사람이 A에 대해 배웠다면, A와 관련된 서적, 영화, 사람들이 마치 주문이라도 한 것처럼 일시에, ‘저절로’ 나타난다. 그것은 그가 공명을 통해 ‘주문’한 것이다.


P.113 공명의 법칙은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모이게 하여 서로 화합하게 한다. 꼭 필요한 도움이 사람이나 책, 영화, 경험의 형태로 문득 다가오는 것도 모두 공명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요즘 나는 물질만능주의, 학벌주의,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에 실망하고 있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조건만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사회 속에서, 그 이면에 있는 본질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유난히 아쉽게 느껴졌다. 그런 시기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나 「파견의 품격 」, 「프로보노」같은 드라마를 마주했다. 내가 막연히 고민하던 ‘무언가’와 드라마가 던지는 주제의식이 서로 맞물려 보였고,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이 바로 ‘공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떠올린 공명의 대표적인 사례는 2002년 월드컵이다. 온 나라가 하나의 감정과 방향으로 움직였던 그 순간 말이다.

며칠 전 시무식에서 이사장님이 언급하신 ‘동심동력’ 역시 결국은 공명을 뜻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살다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신기한 순간들이 있다. 간절히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 반대로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의식을 가득 채우고 있을 때 그와 관련된 것들만 눈앞에 연이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경험들 역시 이 책이 말하는 대립성과 공명의 작동 방식이 아닐까. 


#2. 

P.132 우리의 영혼은 모든 치우침에서 평형을 이루려 하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다시 한번 ‘중용’이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인간은 끊임없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만, 그럼에도 영혼은 결국 균형을 향해 나아가려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P.142 우리는 사물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는 있다. 그럼에도 두 사물을 동시에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사이에 시간이라는 환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각자는 자신만의 판단 기준이라는 안경을 쓰고, 자신이 일으킨 공명에 따른 세계를 본다. 그러는 한,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토론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판단 기준’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필터인지 새삼 느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를 보고 있으면서도, 같은 세계를 보고 있다고 착각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사회가 불편하게 느껴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이면의 본질을 보지 못한 채, 각자의 안경을 사실 자체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P.182 연속성은 물질이 아닌, 서로 연결된 정보, 즉 영혼에 의해 확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엊그제 보았던 문장이 이 책에도 등장해 신기하게 느껴졌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인간사에는 안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그러니 성공에 들뜨지 말고, 역경 앞에서도 지나치게 의기소침하지 마라. 모든 것은 흘러가고 변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시간이 지나면 모든 상황은 달라지고, 나 또한 이전의 내가 아니다. 우리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정보를 지닌 채 흐르고 변화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208 돌 하나를 던지는 자는 우주를 바꾼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같이 진동하기 때문이다.

P.210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회오리를 일으킬 수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내 작은 행위 하나가 생각보다 큰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어왔다. 예를 들어, 내가 버스 기사에게 인사를 건네면 그 기분이 다른 승객에게 전해지고, 그 승객은 또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 조금 더 친절해질지도 모른다.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닐지라도, 미묘한 진동은 분명 이어진다. 그런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P.216 그리스도가 말했다.

“네 형제 중에서 가장 약한 자에게 한 행동이 바로 네가 나에게 한 행동이다.”


이 문장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살아온 말이다. 약자에게 하느님께 대하듯 따뜻하게 대하려 노력한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든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겉으로 약해 보이는 사람일수록, 어쩌면 가장 치열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약함’은 또 다른 형태의 강함일 수 있다.


P.345 운명이란 아주 고약하다… 상대의 그림자는 결국 자기 자신을 상기시킨다.


이 부분에서 특히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나는 한때 남편이 고쳐주었으면 하는 부분만을 바라보다가 이별을 결심했다. 그러나 돌아보니 문제는 그에게만 있지 않았다. 나 역시 많은 결핍과 미숙함을 지니고 있었고, 그런 나를 견뎌주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하게 되었다. 상대에게서 느끼는 불편함은 결국 내가 마주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문제였다는 것을, 몸으로 겪으며 알게 되었다. 내가 변하자 관계도 달라졌다.


조금 다른 방향의 해석일 수 있지만, 내가 이해한 ‘단일성’은 결국 사랑이다.

자신을 이해하고(소우주로서의 나), 자신을 사랑하며, 타인과 (대우주로서의 세상) 세상을 사랑하는 것. 소우주와 대우주가 서로 닮아 있다는 말처럼, 사랑은 개인을 넘어 세계로 확장된다. 어떤 종교든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 역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아직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날것 그대로 적다 보니 다소 산만해졌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분명 나의 의식 어딘가를 강하게 흔들어 놓았다. 


전체적으로 ‘~한 듯 하다’라는 표현으로 문장을 마무리한 이유는, 이 책이 말하는 바를 아직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주와의 연결, 영적 차원에서의 운명적 법칙을 설명하는 대목들은 전체적인 방향성과 문제의식에는 공감이 가지만, 나의 지적·영적 이해 수준으로는 한 번의 독서만으로 완전히 소화하기에는 다소 모호하고 난해하게 느껴졌다. 의미는 어렴풋이 다가오지만, 그 심연까지는 아직 닿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보이지않는질서 #터닝페이지 #운명의법칙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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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 글이 책이 되기까지, 작가의 길로 안내하는 책 쓰기 수업
임승수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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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요즘은 책을 쓰려는 사람이 많다…. 동기는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공통적으로 '내 안의 어떤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라는 구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가 있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며 글을 쓴다는 것은 삶의 의미를 농축하고 쌓아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임승수 작가님의 이력과 용기가 흥미로워, 책 소개글을 읽는 동안 더욱 궁금증이 생겼고 그동안 문과인들이 글을 더 잘 쓴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기공학부 학사와 석사 출신인 작가님의 글과 통찰력을 접하며 새로운 배움을 얻고 싶어 서평을 쓰게 되었다.

P.20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Sns에 글을 쓰는 게 예전같지 않다. 내 생각,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좀 더 조심스러워지고 어려워진다. 정말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나는 sns에 쓰는게 더 편리하다. 그리고 내 sns를 보는 분들이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내 글들을 통해 자연스레 알게 되는것 같다. 내 글을 읽고 재미를 느꼈다거나 무언가 생각을 떠올랐거나.. 그것만이라도 쓰임이 있던게 아니었을까 싶다. 가끔 친구들, 언니들이 내 서평을 읽고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말해주는걸 보면 나의 한문장이 다른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거창하진 않지만 거창하다)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해 내 생각을 써놓았던 것들이 후에 종종 도움이 될때가 있다.

P.38 내가 가진 지식이나 지혜 중에 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일까? 그 지식과 지혜가 설령 최고 수준은 아닐지라도, 그걸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쓸모는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정보의 깊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누구에게, 어떤 순간에, 어떤 방식으로 닿느냐이다.

P.39 책을 쓰는 일은 결국 '나의 무엇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행위다. 쓸모 있은 사람이 되기 위해, 글을 쓰자.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거나, 위로를 받거나, 기분 좋게 웃었다면, 그 순간 글은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쓸모'를 증명한 셈이다.

공자가 말하였다.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게 마련이다.
착한 사람한테서는 그 선함을 배우고,
악한 사람한테서는 그를 보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다. "
그 누구라도 배울점이 있고, 각자의 철학이 있을건데, 누구든 자신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는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노래이든 그 무언가가 있다면 참 축복 받은 것 같다.

P.62 내 글이 독자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주제넘은 생각은 애초에 버렸다. 그저 내 글을 읽는 그 찰나의 순간이 조금은 인상 깊기를 바랄 뿐이다. 수십만 시간이 켜켜이 쌓인 한 인간을 변화시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얼마나 허망한가. 우리는 그렇게 허망한 존재에 희망을 걸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나는 내 글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설득시킬 수 있는 힘이 있기를 바란다. (오만스러운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지만 혹여나 내가 믿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나의 의도와 달리 좋은 것이 아닐까봐 돌다리를 두들겨보고 또 두들겨 보려한다. 그래서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하고 사유해야한다고 생각한다.

'GPT와 함께 글쓰기' 주제로 챗 지피티를 인터뷰 한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P.162
감각은 기술로 재현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감정은 신경계, 호르몬, 기억, 정체성, 서사, 생존 본능 같은 복잡한 생물학적 심리학적 구성체의 총합이에요. 감정을 '계산'해서 흉내낼 순 있어도, 느끼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건 정보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니까요.

P.167 인간은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를 구성하며 글을 쓰고, 저는 언어의 패턴을 바탕으로 예측하며 글을 씁니다. 전자는 내면에서 바깥으로, 후자는 바깥에서 안으로 만들어지는 글쓰기죠. 결과물은 때때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도, 맥락, 감정, 의미의 밀도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P.172 정보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시대예요. 하지만 그 정보들을 어떻게 엮고, 어디에 집중하며, 무엇을 생략할지는 결국 인간의 몫이에요.

P.173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석하고 재구성 하는 사람. 지식을 유기체처럼 엮어, 독자가 스스로 사유하도록 유도 하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세계관과 미감을 품은 언어로 독자와 관계맺는 사람이에요... 지금은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왜 쓰는지를 아는 사람이 더 소중한 시대입니다. 이유 있는 글, 삶의 물음이 담긴 글, 감정이 살아 있는 글, 그런 글은 여젆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어요.

작가의 통찰력이 가득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나도 공식적으로 무언가를 공지해야 할때나 알려줘야 할때 GPT를 종종 쓴다. 내 문장으로 쓴 것을 매끄럽게 다시 써줄때면 gpt 참 탁월하단 생각이 들곤 하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1차적으로 썼던 글과 달리 정리된 문장에서는 심적 거리감이 생기는 걸 느끼곤 한다. 그 부분을 작가는 깊게 통찰하였다. 정보를 습득하고 정리하는 데는 너무 훌륭하다. 그러나 글이란 사람이 사람에게 보내는 문장이기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기에는 마음의 겹 한장을 씌운 듯 한 느낌이 드는게 AI의 구멍인 것 같다.

이 책은 작가가 된다는 의미에서 부터 글쓰기의 실전, 글이 책이 되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내용들이 재미있게 써 있는 글쓰기 책이다. 넘 즐겁게 잘 읽은 책이다.

#나의무엇이책이되는가 #북하우스 #서평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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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 홍성남 신부님의 인생 구원 상담소
홍성남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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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님의 인생구원 상담소, 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홍성남 신부님의 강론은 어떨지 신부님께서 쓰신 책은 어떨지 궁금해하며 펼쳤다. 특히나 마음에 관한 내용이니 뭔가 더 있어보이고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며 읽었다.

한줄한줄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보일때마다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두었다. 한 챕터마다 내가 고민하고 품고 있던 마음들이 써있었다.

P.108 고통은 인생의 본질이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 하셨고, 정신의학자 M. 스캇 펙은 "Life is difficult"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통이 끝나지 않는 것이라면 누구나 삶을 포기할 것이다. 다행히 고통은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같아서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인생은 행복한 순간과 고통스러운 순간이 교차하기에 견딜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고통은 내 삶이 한 단계 성숙해질 때 온다. 다시 말하면, 모든 고통은 성장통이다. 고통의 이런 의미를 깊이 새겨둔다면 참을 만할 것이다.

그렇지... 인생은 고통이다. 그리고 고통은 성숙해진다. 다행인것은 고통만 지속되진 않는다는 것. 힘들면서 두려우면서 위로가 되면서도 참 아이러니하다.. 고통은 짜증나고 힘이 드는데 고통이 있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 고마운 것 같기도 하고.. 마치 이랬다 저랬다 하는 변덕스러운 내 마음과 같다. 매 고통의 순간마다 잘 버티고 잘 견뎌낼 나는 먼 훗날 할머니가 되어 있을때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기대가 된다는 생각을 품고 있어 난 건강한 사람이지 않나 싶다. ㅎㅎ 고통은 내가 살아있는 것이고 행복의 또 다른 모습이다.

P.111 나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다. 나는 거의 전 세계를 원 없이 돌아다녔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놀라운 보물이 아니다. 그보다는 내게 작은 친절을 베푼 사람, 정중한 매너를 보여준 사람, 그리고 내가 건넨 작은 친절에 진심으로 감사해하던 사람이다. 친절한 행동은 사람을 살리는 힘을 갖고 있다. 나를 살리고 너를 살리는, 작지만 강력한 힘이다.

난 최대한 사람들에게 친절하려고 한다. 너도 나도 차가운 이 세상에 던져졌는데 힘겹게 대할 필요가 뭐가 있나.. 온전히 따뜻한 마음 느끼길 바라며 한명한명을 대하지만 나의 친절을 거부하는 이도 때론 드물게.. 있다.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하고 싶은 마음이 거부 당할때면 '너만 손해지~' 라며 상처입은 마음을 스스로 치유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나의 오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 아 몰라. 난 친절하고 싶은데... 라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내가 상처 받아도, 어쩌면 내가 친절을 받고 싶어서 친절하게 대하는 이기적인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뭐가 이리 복잡한거지... ㅎ 아니다. 복잡한게 아니다. 단순한거다. 난 상처받아도 친절할거다.

책을 읽으면서, 신부님의 글에 끄덕이면서 내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고 대답을 번복하고 그러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되었고 앞으로의 내가 될거다...
적어도 난 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보았다! 이 책을 통해서☺️

#홍성남신부님 #끝까지나를사랑하는마음 #서평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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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곁에 있기 - 취약함을 끌어안고 다른 삶을 상상하며 만들어낸 돌봄의 세계들
고선규 외 지음 / 동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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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따뜻하다. 근데 내 서평은 좀 무거워질 것 같다. 누군가의 곁에 있어준다는 것은 쉬운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때론 힘이드는 것 같다. 누군가의 곁에 있어준다는 것은 상대와 함께 삶을 버텨내고 상대의 감정이 내게 전이되며 그 감정을 오롯이 받아내는 것 같다. 


책 제목을 보고는 누구의 곁에 있어준다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책표지상에 나와있는 장애인을 뜻하는 가? 어르신들을 뜻하는 것인가? 동물을 뜻하는가? 아이들을 뜻하는가.. 아니면 가족? 연인?..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며 궁금한 책이고 왠지 모르게 끌렸다.


이 책의 6명의 사례들을 읽고 나는 그동안의 내인생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돌봄에 관한 기억들과 누군가들이 생각 나서 책을 읽고 내 사례를 풀어내는 내 스타일의 서평을 쓰기가 조심스럽고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자세한 내막들을 설명할 순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터치해가본다.


먼저, [취약함과 다시 관계 맺는 삶]에서 나온 이야기와 같이 내게도 가까이에 인지저하환자이신 분이 계셨다. 내가 미국에 있었을때 미국인이셨던 이모부할아버지가 생각났다. 돌아가시기 몇년 전부터 인지저하환자이신 190이 넘는 키의 할아버지가 버겁다고 느끼신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셨다. 우리는 시간날때마다 요양병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찾아뵈었다. 찾아뵐때마다 마음은 착잡했고 안좋았다. 당연히 침상에 누워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할아버지께서 끼고 계셨던 반지나 여러 물품들이 매번 없어졌다. 그때 일부의 요양병원이 어떤곳인지 알 수 있었다. 최대한 할아버지께서 편안한 대접받으시길 바라며 간호사나 보호사들께 팁도 많이 줬던것 같다. 그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였다. 항상 마음이 속상하고 찜찜했지만서도 집에서 모실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아 나도모르게 그런 마음을 회피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어렴풋이 인생의 말로에 대해 생각해 보았던 것 같다. 

두번째 사례로 또 우리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 몇년간 요양병원에 계셨다. 어릴때 미국에서 다닐때도 마음이 안좋았지만 한국에와서 내가 어른이 된 후에도 할아버지를 찾아뵐때마다 고통스런 기분을 느꼈다. 할아버지가 계신 병실에는 죽지못해 누워계신, 죽음을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이 일렬로 침상에 누워 계셨고 그 풍경은 참 암담했다. 너무너무 속상하고 슬프고 안타까운데도 어찌할 수 없었던 현실속에 나는 또 회피하는 마음을 배웠다. 

세번째 사례로 몇년전 우리 할머니께서 잠시 편찮으셨던 시기가 있었다. 육체가 아프니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하셨는데 할머니를 전담해서 돌볼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가족들은 요양병원에 모셨고 한동안은 요양병원에 계셨다. 나는 엄마에게 할머니 집으로 데려오자고.. 할머니 내가 돌보겠다고, 겁없는 (사실 겁 많았다. 그러나 앞서 겪었던 두분의 할아버지를 보고.. 몇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힘듦의 마음을 느껴서인지..) 말을 했다. 지금은 다행이도 몸도 마음도 많이 건강해지셔서 다시 집에서 잘 지내시고 계신다. 


P.64 할 수 없다는 결과보다 할 수 있다는 의지에 방점을 찍었다. 여기서부터 다시 관계를 맺어가자. 삶을 쌓아가자. 일상을 보완하자. 마음속에서 무언가 서서히 달궈지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볼 수 있겠다는 용기였다. 


이 부분을 읽는데 내마음이 놓였다.

저자는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셨다가 다시 집으로 모셨다. 


 그러면서도 p.78 내적인 힘을 위해서는 돌봄관계에 심리적 거리감을 두어야 한다. 심리적 거리감은 아픈 사람을 두고 나만 잘 살겠다는 이기심이 아니다. 소진되지 않고 돌봄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핵심이다. 심리적 거리감 없이 돌봄받는 사람과 나를 동일시하면 '나'의 고유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부분을 읽고 내가 첫번째 두번째 사례에서 표현했던 '회피하는 마음'은 심리적 거리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타인의 감정을 쉽게 전이받는다. 그래서 다른사람의 고통이나 슬픔이 바로 흡수되어 버려서 더 힘듦을 느끼는데 내게 필요한 것은 심리적 거리감이었다. 이기심이 아니라 내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이었다. 죄책감이 들던 마음이 조금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P.76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 그게 삶이지.' 나의 취약함과 잘 관계 맺을 때 타인의 취약함과도 잘 관계 맺을 수 있다. 자신을 잘 돌봐야 타인도 잘 돌본다. 자기돌봄이야말로 더 나은 모든 것의 시작일지 모른다. 그러니 무언가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자신부터 돌봐야 한다. 내가 돌봄의 시간 속에서 익힌 가장 투명한 진실이다.


12년 전 암으로 돌아가신 새엄마도 생각났다. 

갑자기 암선고를 받고 딱 6개월동안 병원에 계시다가 집으로 퇴원한 날 돌아가셨다. 병원에 계실때 나는 공시생이었어서 나밖에 그나마 여유로운(?!)자유로운(?!) 사람이 없었다. 새엄마의 병간호는 나의 몫이었다. 바로 옆에서 63빌딩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새엄마의 고통과 아픔을 다 보고, 생 살에 갈고리 바늘 끼워넣는.. 사람이 마치 짐짝 같은 느낌을 받는.. 몇시간이고 등 문질러 달라는 (담낭암은 등쪽에 고통이 온다).. 점점 야위어가는 모습을 보는 나도 죽을 맛이었다. 간호하고 저녁에 다른 가족과 바톤터치하고 집에 오면 코피가 나고 지옥같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각자 몫의 눈물단지를 채울 수 있도록] 챕터에서는 사별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P.100 일상에서 분리되어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추락한 것 같다


P.102 사별전과 완전히 다른 시간과 공간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구토가 날 정도로 어지러운 느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무중력 공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 같은 것들이다. 


죽을을 맞이할때 느껴지는 감정을 잘 서술해놓았다. 나는 새엄마께서 돌아가셨을때 처음으로 죽음을 바로 옆에서 보고 느꼈다. 정말 저 감정들이 맞다. 세상을 뜨기 직전과 직후를 보면서 정말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추락한 것과 같이  뭔가 다른 차원이 있다는 걸 느꼈다. 처음으로 느껴본 충격적인 감정이어서 그런지 장례를 치르면서도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 할 수 있는 시기는 이때였다. 돌봄을 제대로 해보았다고도 말 할 수 있는 시기다. 얼마나 돌봄이 쉽지 않고 힘든일인지... 그러나 그 후에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성숙해지는 느낌은 얼마나 큰지 안해본 분들은 모를 것 같다. 


[다음에 만나도 정신질환자겠지만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는다] 챕터에서는 그동안의 연애 관계가 떠올랐다. 


P.204 관계를 논할 때, 사람들은 흔히들 관계가 공평하기를 바란다. 주고받는 비율이 비슷하길 원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일 듯하다.... 받아본 사람이 실천할 수 있다... 모든 걸 내어주고 그것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불균형'한 상태가 때로는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공평한 관계이길 바랐지만 더 퍼주는 연애를 했던것 같다. 근데 나이가 먹고는 오히려 사랑을 주는게 행복이다는 느낌을 까먹고 있었다. 재고 따지고 내가 이정도 했으면 너도 이정도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점점 살아왔던것 같다. 모든 걸 내어주고 그것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글귀만 읽더라도 마음이 따뜻해지는걸 느꼈다. 


이 챕터의 저자는 정신질환자라고 한다. 근데 나는 이 부분의 내용이 정신질환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같았다. 어찌보면 정상인이라고 하는 우리들도 크고 작은 미세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특히나 이 챕터는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많았다. 


P.205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보면 다른 지평이 열린다. 미래의 변수에 대한 수용성과 유연함을 더 많이 배양한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불행한 경험이나 나쁜 상황을 겪어냈다는 것이다.


P.207 모든 관계에는 약점이 있다. 깨져버린 부분이 회전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낼 때, 사람들은 저 구슬은 이미 깨졌군, 하며 다른 관계를 찾는다. 하지만 그 조각난 부분이야말로 정신질환자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는 우리의 일부이다. 그 조각들은 살면서, 시간이 흐르며, 관계가 깊어지며, 긴밀한 사이가 되고 서로 도우면서 생겨나는 새로운 결정들로 채워진다... 내가 손해를 본 오늘이 훗날의 보살핌받는 미래가 될지 모른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주고받으며 우리는 서로의 상흔을 이해하게 된다.


P.209 서로 상처를 주면서 다퉜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두 사람 모두 상대가 자신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이 깊어질수록 이해하게 되었다...우리는 비슷한 궤도를 도는 우주의 물체처럼 한 시기를 공유하고 있다. 시절이라고 해야 할까.


P.213 잔잔한 걱정과 상대를 챙기는 마음, 배려와 다정함이 있을 뿐이다. 그건 아마 관계 속 거의 모든 것에 스며들었을 터였다. 비가 고르게 내리지 않는 것처럼, 어느 부분은 진하고 어디는 연하지만 내게 깃든 살피는 마음은 관계이후에 색이 바래지더라도 원형을 찾을 수 있다.


P.214 빗물이 고르게 고이지 않는 것처럼 어떤 곳은 깊은 웅덩이고 어떤 곳은 덜 젖은 땅이었지만, 서로에게 스며든 살피는 마음은 관계를 지속시키는 강한 동력이 되었다. 점점 솔직해졌고, 얼룩덜룩한 면을 서슴없이 말할 수 있었던 관계였다. 우리는 관계의 '가성비'를 따지지 않았다. 노력의 가성비나 효율 같은 것을 따질 필요가 없었다. 상대가, 내가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P. 215 한사람이 50퍼센트가 아닌 100퍼센트를 다할 때 다른 사람은 그것을 비로소 진정 어린 돌봄으로 받아들인다. 할당받은 분량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을 다해 돌진해야 우리는 상대가 자신에게 진심임을 깨닫는다.


스며드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스며들어 그 누군가가 내옆에 있는게 당연해 지는 것이 두렵다. 없어지면 오는 공허함과 상실감, 고통이 크기때문이다. 


스며드는 것에 대항할 것이 떠올랐다. 

그 누군가에게 진심 100%로 다가가는 것. 내 마음 다해 온전히 누군가에게 표현하고 세심하게 배려하고 사려깊게, 품어주고 사랑한다면 스며듦 이후에 어떤 상황이 와도 후회할 일이 없을 것 같다. 


P.215 '손절'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타인에게 감정노동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요즘, 불필요한 사회활동을 낭비로 생각하며 소위 소시오패스 같은 것이 되길 선망하는 사회인 지금, 나는 여전히 전력을 다해 돌진해야 진심임을 깨닫는 낡은 방식을 고수한다. 


뜨끔했다. 타인에게 감정노동하기 싫다고 얼마전에 얘기했다. 감정낭비 시간낭비 하기 싫다고... 특별히 타인과 접점이 없으면 만남이 필요할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감정낭비 안하고 불필요한 만남은 안하는 것이 쿨하고 깔끔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근데 문장으로 읽으니,  혹여나 나에게 진심이었을 타인에게 (물론 아무나, 아무에게나 다 받아준다는 게 아니라.. ) 뭔가 나와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감정낭비, 시간낭비하는것이 싫다라며 차단하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 마음이었을지 느껴졌다.


P.218 장기적인 관계를 희망할수록 서로가 '안정성'을 담보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관계에 있어 많은 경우 직접 솔직히 말을 전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추측이나 짐작 등을 피하고, 말을 돌리지 않고 최대한 직설적으로 묻는 것도 갈등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P.219 우리는 갈등을 만드는 요인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갈등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P.230 관계가 깨지고 망가지는 이유는 한쪽의 명백한 잘못 때문이 아니라, 서로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한 번 실패한 구도의 관계를 다시 만들지 않으려는 극단적인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관계를 지속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려주었다. 나도 여러관계들을 통해서 얻은 통찰들이었는데, 내가 생각하던 것들이 맞았다고 느꼈다. 최대한 솔직하게 전달해야 하며 추측이나 짐작은 하지 않는것이 내 자신에게도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서로가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가 중요한것이며, 회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잘 조율해 나가는 것이 서로를 단단하게 결속시키고 더욱 성장시킨다. 


관계에 있어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적당히 알려줘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P.233 "자신을 보살피는 존재에게 어떤 기분이 듭니까?" 인터뷰 대상의 100퍼센트가 "고맙다"와 "감사하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이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정말로 보살피는 상대에게 감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마움과 감사함 이외에 우리가 돌봄을 받는 데서 느끼는 풍부하고 복합적인 감정들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쩌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이들은 반사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고마움'이라 말하는 것 같았다.


공감했다. 타인이 나를 위해, 보살펴주고 돌보아 주는 것에서 느끼는 감정은 당연 감사함 고마움이지만 그 외에 표현하지 못할 설명하지 못할 찡한 감동과 감정을 느낀다. 곁에서 상황을 함께 견디고 이겨내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것이 느껴지는 순간인건가.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돌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희생'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돌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사랑'이다. 특히 사랑중에서도 상위범주.. 


이 서평의 처음에 말한 누군가는 장애인이 될 수도, 인지저하환자가 될 수도, 사별자가 될 수도 정신질환자가 될 수 있으며, 우리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우리 부모님이, 친구가, 아이가, 연인이 될 수 있다. 즉, 돌봄은 누구에게나 해당이 되는 것이고 지금 당장이 아닐지라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이 서늘해지며 점점 '돌봄의 사회화' 시장화로 이어지는 형태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돌봄의 본질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동녘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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