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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6 - 조선의 두 번째 영광 ㅣ 조선왕조실톡 6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평점 :
영조와 정조의 시대,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이자 마지막으로 빛났던 시기이다. 워낙 매력적인 인물이 많고 드라마틱한 일이 많이 벌어져 이때를 다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만화 등은 아직까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관련 서적도 저자의 관점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는 만큼 하나의 책으로 단언하기 어려운 시기다. 그만큼 편협한 시각이나 왜곡된 시선이 있을 수 있으니 경계가 필요하다.
<조선왕조실톡 6>은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한 만큼 영조와 사도세자, 그의 아들 정조까지 3대의 비극적인 사건을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한 개인의 모습으로의 영조, 정조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왕의 모습'에 철저했던 영조, 정조가 그려진다. 아들을 뒤주에 가둔 아버지가 아니라 왕인 영조가 뒤를 이을 세자를 처벌하는 모습으로 느껴진다. 아들의 비행(사사로이 내시와 궁인을 죽인 일, 궁궐을 무단으로 나간 일 등)을 남편에게 말한 영빈 이씨(사도세자의 친모)에게도 '비정한 어미'이기보다는 '조선왕조의 안정'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모습이다.
영조는 조선왕 중 가장 긴 치세 기간으로 유명하다. 아들을 뒤주에서 굶겨 죽인 아버지였지만, 백성의 삶을 보듬어주던 왕이기도 하다. 노론과 소론이 '죽자고 달려들던' 시기에 어떻게든 조화롭게 유지하려 '탕평책'을 펼쳤다. 급변하는 세계의 18세기와 달리 조선의 18세기는 더디게 흐르는 면이 있다. 이런 조선의 시간을 제도의 개선과 보완을 통해 조금 빨리 흐르게 만든 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종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정조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시킨 것도 독특하다. 아버지(사도세자)의 죽음 이후에 정신적 충격은 물론이고 암살 위험에 시달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밤새 책을 읽었으며, '노력형 천재'의 면모를 보이는 정조다. 성군이기보다는 스트레스로 인해 잦은 병치레를 해야 했고, 할아버지(영조)를 닮아 깐깐하고 완벽한 성향을 보인, 누구보다 신하들을 달달 볶았던 '절대 甲'의 면모를 보여준다. 정조의 남자였으나 비리로 무너진 홍국영과 두루두루 쓰인 정약용, 왜국으로 스파이 임무까지 맡았던 김홍도의 일화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아닌 '인간 정조'를 볼 수 있는 <조선왕조실톡 6>이다.
중학생 아이와 함께 보는 책인 <조선왕조실톡> 시리즈. 만화가 주는 친근한 느낌과 자유롭게 톡과 현대 문명을 누리는 조선시대 그분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실록 돋보기'를 통해 보다 섬세하게 '조선시대 그분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책이다. '한국사가 어렵다'라고 느끼는 이들에게 추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