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한참 지나서
차크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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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현대물, 잔잔물, 힐링물, 입양아, 맞선에서 결혼, 다정녀, 전문직, 가족의 파워

일 때문에 입양 기관에 간 적이 있다. 아무리 '모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이라 부르짖는 1인이라 할지라도 그 공간에서의 눈물은 참기 어려웠다. 울고 있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토닥여주는 엄마의 손길일 텐데. 세상 모든 곳에 신이 있을 수 없어 내려준 것이 엄마라는 존재라는데. 태어나서 안길 품 하나 없는 그 마음은 얼마나 시리고 아플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었다. <한참 지나서>를 보며 그때 그 마음이 떠올랐다.

유 교감 댁 막내딸 유미금(32), 사실은 업둥이다. 삼 형제를 낳은 유 교감 내외에게 찾아온 아이. 처음 본 순간 빛이 나서 이름도 미'금'이다. 부모와 오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미금, 그럼에도 자신이 진짜 이 집 식구가 아니라는 상실감에, 언젠가는 홀로 서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미금의 7번째 맞선남인 조강윤(34). 아이가 있는 한의사란다. 누구를 구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아이에게 끌리는 마음과 끝까지 아이를 키우는 이 남자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편의 가족 드라마를 읽은 느낌이다. 가족과 친구 모두에게 사랑받고 자란 미금. 항상 웃는 얼굴로 모두를 대하는 그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운 가족들. 때론 투정 부리고 화를 내도 괜찮은데 그저 참고 웃으며 넘기는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강윤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금을 미소 짓게 하는 남자다. 그의 아이인 미준 역시 처음부터 '내 아이'인 듯 자연스러웠다. 이렇게 세 사람이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 스며들듯이 천천히 다가온 사랑, '한참 지나서'야 사랑을 깨닫게 된 미금과 강윤의 이야기다.

<어쩌면 그날>의 후반부 주인공인 무경이 잠깐 등장한다. 자매가 여럿인 무경의 집 못지않게, 오빠 셋을 둔 미금에게는 강력한 올케언니 셋이 존재했다. 여기에 절대 카리스마를 휘두르는 어머니 전 여사와 삼 형제를 홀로 키운 시어머니 한 여사까지. 미금을 둘러싼 여자들의 파워를 찐(!)하게 느낄 수 있는 글이다.(웃음) 글 속 배경인 전주의 거리를 상상하며 읽는다면 더 좋을 듯. 따뜻한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 추천!




*에필로그4에서 '조미준'을 '강미준'으로 잘못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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