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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6 ㅣ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6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새 학년이 될 때마다 이런 게 무섭습니다. 담임선생님의 말씀과 가정통신문을 볼 때마다 매우 떨립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2011년, 나는 진정한 의미의 학부모가 되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학교가 있지만, 애교많고 소심한 아들은 매일 학교에 같이 가길 원한다. 학교에 다녀온 아이의 가방 안에는 학교 유인물이 가득 들어있다. 특기적성 신청서, 학부모 총회 안내문 등등 뭔 놈의 유인물이 그리도 많은 지... 그 중 이해할 수 없었던 유인물이 '학교 교육비 신청절차 안내문'이었다. 이건 대체 뭔가 싶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나라에서 지원하는 대상가정은 인터넷에서 바로 교육비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굳이 이런 절차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지식 e> 6권을 펼치고 나서 그 이유를 알았다. 나도 잊었던 어린 시절,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하던 가정형편조사(?)가 그렇게 싫었다. 아버지 직업이 무엇인지가 학력이 어떻게 되는 지가 내가 학교다니는 것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건지. 매년 적어야 했던 그 종이를 나는 증오했었다. 지금은 공짜밥을 먹는다고 다른 아이들 앞에서 손을 들어야 하고, 한부모가정이라고 알려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정말 얼마나 싫을까?
별다른 소개가 없어도 너무나 유명한 <지식 e> 시리즈의 여섯번째 책이 나왔다. 5권에서는 인터뷰를 가미해 변화를 시도했는데, 6권은 기존 포맷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화면을 구성했던 글과 그림에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실고, 참고문헌을 넣은 형식이다. 지름신을 불러오는 참고문헌의 부활을 반기는 한편 두렵기도 하다. 또 읽지 않고 쌓아둘 책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야기 중에 지금, 이 순간을 예견이나 한 듯 아인슈타인에 관한 일화는 흥미로웠다. 반전평화주의자였던 아이슈타인의 권고로 '핵무기'가 만들어지고 결국 인류에게 영원한 공포를 안겨다줬으니 말이다. 일본 동북부 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어난 사태는 '인류가 가진 핵에 대한 공포'를 여실히 보여준다. '생명에 기여한다'는 발상에서 발전한 과학이 결국 생명을 파괴하고, 다시 생명을 지키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이 '아이러니의 극치'가 아니고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을 말하는 <지식 e> 6권은 에필로그에 구제역 살처분으로 죽어간 소, 돼지 이야기를 담았다. 담담하게 담긴 인터뷰에서 정작 구제역으로 '죽은' 소는 한 마리도 없고, 구제역 살처분으로 땅에 묻혀야 했던 소, 돼지의 비애가 느껴졌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알아야 할 것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잊지 말았으면 할 것들이 <지식 e>에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