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이윤기 지음 / 민음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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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은 책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위인전이다. 지금은 창작이니 자연관찰이니 해서 전집 구성이 다양하지만, 예전엔  '위인전 전집'이 필수품목이었다. 별다른 유흥문화가 없었던 시골에서 자란 나는 50권 내외의 전집을 마르고 닳도록 읽었다. 그리고 중학교에 진학해 시내에 있는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전집은 점차 기억에서 멀어졌다.

 

도서관에 다니면서 제일 처음 찾아본 책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열전'이다. 왜, 하필, 플루타르코스 영웅열전이냐 하면, 외국 위인의 어린 시절에 빠지지 않고 나왔던 책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열전이다. 대체 무슨 책이길래 위(대한)인(간)이 읽어본건가 궁금증이 일었다. 그리고 10장도 채 펼쳐보지 않고 바로 반납해버린 기억이 난다. 이제 갓 중학생에게 복잡한 혈연관계와 긴 이름은 전혀 흥미롭지 않은 주제였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열전>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열전'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신문사에 연재했던 글을 다듬고 그림을 더해 나온 책이다. 첫 주인공은 '미궁의 정복자 테세우스'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테세우스'는 이윤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영웅상'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헤라클레스를 제외한다면 영웅에게 필요한 '호사다마'가 인생 그 자체인 인물이 테세우스다. 아버지를 모르고 자랐고, 아버지를 찾았으나 독살의 위기가 다가왔다. 시험에 들었으며, 왕에 오른 뒤에도 결코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다. 테세우스는 신의 반열에 올랐던 헤라클레스와 달리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과 가장 비참한 순간을 경험한 인간이다. 테세우스를 시작으로 호사다마가 삶 자체였던 인간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지난 해 작고한 이윤기 작가의 화려한 필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플르타르코스 영웅열전은 관련 분야에 흥미가 있지 않는 한 읽기 부담스러운 책이다. 그런 내용을 작가 특유의 글'맛'을 살려 독자에게 다가갔다. 또한 이윤기 작가 책의 특징 중 하나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책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자면 왜 1, 2권으로 분권했는가 하는 점이다. 두 권을 합쳐도 500페이지 남짓인 책을 굳이 분권을 해서 내야 했는지 출판사에 묻고 싶다. 그렇다고 1권이 그리스 도시국가 인물열전, 2권이 로마 인물열전으로 내용을 구분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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