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이 책의 저자 '웬디 우드'를 보자.

그녀는 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이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최초로 뇌과학과 심리학을 접목해 습관의 '형성 원리'와 '작동 방식'을 분석했다.

심리학·뇌과학·경영학·사회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방대한 연구를 통해 '습관 설계'라는 자신만의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방법론을 도출했고, 무엇이 인간 행동의 지속성을 창조하는지 밝히고자 신경과학·인지심리학·행동동기론 등을 30여 년간 연구한 베테랑 학자로 여러 과학 저널에 100편이 넘는 논문을 개재한 바 있다.

습관에 관련된 책은 서점에 이미 많다.

이런 책들을 볼 때마다 저자는 명백한 과학적 진실이 무시되거나 올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오용된 책들이 너무 많았기에, 습관의 과학을 삶에 적용하는 대중교양서를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쓴 책이 <해빗>(원제_GOOD HABITS, BAD HABITS)이다.

이 책은 저자의 첫 번째 저서다.

"우리 삶의 43%가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웬디 우드의 탐구 여정은 그동안 시중에 출간된 수많은 동기 부여 자기계발서의 이론적 배경이 됐다는데, 그래서인지 책 서두에는 이런 저명한 저자들의 '추천사'와 말미에는 '감사의 글'을 통해 서로에 대한 존경과 칭찬이 빼곡하다.

<해빗>에 붙어 있는 부제는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이다.

이 책은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자기 착취에서 벗어나, 잠재된 43%의 비의식적 자아의 힘으로 자신만의 습관 설계 법칙을 구축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데, 심리학과 뇌과학의 최신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습관의 진정한 힘과 그 힘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어떤 게 좋은 습관이고, 어떤 게 나쁜 습관인지는 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습관을 가지려 한다. 하지만 나쁜 습관인 줄 알면서도 그걸 끊긴 어렵다.

예컨대 저녁에 출출하다는 핑계로 야식거리를 찾는 행위 같은 거 말이다.

이 책에서도 이 부분이 여러 번 설명되어 있는데, 사람들은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이 둘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쁜 습관을 줄이거나 아예 단절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 것이다.

"습관의 매커니즘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과 우리에게 해가 되는 행동에 모두 똑같이 반응한다."(P 252)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43%를 약간 넘고, 습관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는 보상이 아닌 '상황'이라고 한다. 또한 높은 평가를 받아 온 인간의 의지가 습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열세란 점도 입증한다.

30여 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자는 습관이란 시스템이 삶의 기본 옵션으로 내장되기 때문에 얼마나 중요한지, 나쁜 줄 알면서도 나쁜 습관을 얼마큼 벗어나기 힘든지 밝혀 내고, "자동화된 무의식이 만드는 5가지 습관 설계 법칙"을 제안한다. 이 법칙들은 "상황 재배열 / 마찰력 제거 / 신호 포착 / 보상 내재화 / 자동화된 반복"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는 아마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금세 휘발되어 사라질 의지력이 아닌, 누구나 내면에 간직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43%의 잠재된 무의식의 힘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일 거다.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요소는 다양하고 그것들이 작동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각자의 삶에서 최선의 방법을 택해 상황 신호를 제어하고 마찰력을 추가하고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의 이유와 목표를 재점검하라.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라.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변화가 점차 몸에 각인될 것이다.

자동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새로운 행동이 어느새 자동으로 마음속에 떠오르게 되고, 나쁜 습관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이다."(P 337~338)


웬디 우드의 30년 간의 축적된 내공과 연구 결과가 오롯이 담겨 있는 <해빗>은 이 분야의 레퍼런스가 될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적어도 습관에 관한 책을 준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이 책을 피하지 못하리라.

이런 책을 덮고 나서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다면 당연히 일상생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또한 책의 "5가지 습관 설계 법칙"을 따라 한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반복 숙달을 통해 완전 체화시키는 과정이다. 거기서 성공하는 소수와 그렇지 않은 대다수가 갈리는 지점이 생긴다.

그래도 적어도... 중요한 자기계발서는 찾아서 읽는 '좋은 습관'만큼은 유지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으름이 습관이 되기 전에 - 자꾸 미루는 버릇을 이기는 7단계 훈련법
스티브 스콧 지음, 신예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비단 귀차니스트가 아니라도 게으름은 만인의 적이다.

왜냐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데다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으면 일단 미루고 본다.

여기에 관해서는 이미 무수히 많은 책들이 나와 당신의 나태함을 공격했으나, 끊임없이 이런 책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아직도 이 증상에 대해서 완치는 요원한 일인가 보다.

'습관 전문가'(참, 세상엔 다양한 전문가도 많다!)라는 스티브 스콧이 쓴 '자꾸 미루는 버릇을 이기는 7단계 훈련법' <게으름이 습관이 되기 전에>(THE ANTI-PROCRASTINATION HABIT)는 매우 실용적이다.

애당초 이런 책은 실용서로 분류되는데, 책을 읽는 이들의 시간을 아껴주려는 듯 쓸데없는 내용은 하나도 없이 실제적인 내용만으로 간략히 게으름과 승부한다.

 

우선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겠다.

도대체 우리는 왜 게으름이 습관이 된 걸까?

책의 뒤표지에 실린 요약이다.

저자는 0단계에서 '게으름을 떨치지 못하는 여덟 가지 이유'를 지적했는데, 위 그림에 나온 5가지 외 나머지 세 개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그냥 나중에 하면 안 될까요

-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 쉬운 일부터 하는 게 좋죠

0단계를 통해 원인은 알았는데... 이놈은 진짜 고질인지라 쉽게 고쳐지진 않는다.

책의 나머지 내용은 부제에서 정한 바대로 '자꾸 미루는 버릇을 이기는 7단계 훈련법'을 제안한다.

구체적이고 실전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팁으로 가득 찬 책이지만, 이 책에 담긴 가장 중요한 철학은

"자기 인생에서 소수의 핵심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오로지 거기에 집중하며,

그 밖의 것은 모두 지워 버린다." - P 151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본인의 비행기 조종사의 친구인 스티브에게 앞으로 몇 년간 하고 싶은 일 25개의 목록을 작성해 보라고 했다. 스티브는 고심 끝에 25개를 적었는데, 버핏은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 5가지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버핏은 스티브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머지 스무 가지는 어떻게 할 겁니까?"

"글쎄요, 상위 다섯 가지 항목이 우선적이긴 하지만 나머지 스무 개도 근소한 차이로 2순위로 밀렸을 뿐 여전히 중요합니다."

"아닙니다. 당신 생각은 틀렸어요, 스티브. 당신이 동그라미를 치지 않은 스무 가지는 모두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 할 목록'에 들어간 겁니다. 무슨 일이 있든, 최우선 항목 다섯 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때까지 나머지 일들에 절대 주의를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P 82~83)

이 이야기의 제목은 "워런 버핏이 진정한 성공을 이뤄 내는 방법"이고, 이 원칙이 바로 2단계에 나오는 '25-5 법칙"이다.

결국 이야기는 다시 '선택과 집중'이다.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은 사실 따져 보면 지나치게 잡다하고, 나중에 보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끝도 없는 일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제대로 시간이나 역량 활용을 잘못하고 있고, 이게 결국에는 무기력증을 거쳐 게으름이라는 후과를 가져온다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돌직구다.

일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이젠하워 매트릭스처럼 간략하면서도 효과적인 의사결정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제1사분면 '긴급하고 중요한 일'만 정확히 파악해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전력을 어디다 쏟아붓고 매진해야 하는지 판단이 선다. 그러면 아무래도 게으름이 파고들 틈이 적어지게 된다.

"'언젠가'라는 말은 결코 이루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 P 14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페이지 낭비가 없다. 제1사분면에 포함될 필요한 내용만 실려 있다.

'자꾸 미루는 버릇을 이기는 7단계 훈련법'은 족집게 강의노트 같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매 단계가 끝날 때마다 단계의 내용을 따로 요약정리해 놓아 독자들의 편의를 도모한다.

 

2020년이 밝았다. 이미 작심삼일로 뭔가를 그르치고 구정에 새로운 스타트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이 책은 "할 일은 제시간에, 사는 건 느긋하게!" 좋은 습관을 관리하게 만들어 줄 거다. 7단계 훈련법만 반복한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뷔작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으로 놀라운 성공을 거둔 마케터 강민호의 두 번째 책은 '브랜드 에세이'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마케팅에 능한 저자는 아무래도 "~~하는 것"으로 본인 저서의 브랜딩을 할 모양이다.

책 표지에 표시된 부제는 "나는 하루 한 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나'라는 개인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책 내용인 듯하다.


"여러분의 삶이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입니다." - P 9


목차는 크게 두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아주 거칠게 보자면 첫 번째 장인 '끊임없는 일상의 관찰'에선 주로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두 번째 장 '꾸밈없는 브랜드의 통찰'에선 우리가 흔히 아는 (기업)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무 자르듯 구분이 정확하진 않다.

책 부제에 나와 있듯 이 책에선 주로 [나]라는 개인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기업)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보조 역할을 하는 구성이다.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은 삶의 영역과 일의 영역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P 47)

"영화에는 속편 징크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속편들의 스코어를 살펴보면 이것은 징크스가 아니라 사실에 가깝습니다. 왜 영화의 속편은 성공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전작의 큰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작을 호평했던 고객들을 또다시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속편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고객을 만족시키기는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편을 통해 높아진 고객들의 기대수준에 있습니다."(<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P 153)

저자의 전작에 나오는 내용인데 이걸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한다.

아쉽지만 내겐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이 바로 이 이론에 적합하다.

워낙 전작이 뛰어나고 만족도가 높았기에, 두 번째 책인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에선 그만한 흥미를 찾기 힘들었다.

이번 책도 2루타 정도는 되지만, 이전 타석에서 장외 홈런을 쳤기에...^^

전작이 가방끈 긴 고명하신 마케터들이 쓴 책들과 달리 산전수전 다 겪은 저자의 진솔함과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마음에 와닿았다면, 이번 책은 '브랜드 에세이'라고는 하나 개인, 기업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가 뒤죽박죽되어 교통정리가 약간 필요한 듯 읽혔고 개인 브랜드를 강조하다 보니 어찌 보면 이미 나와 있는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과 엇비슷하게 느껴졌다.

마케터 강민호의 강점이 희석되었다고 할까.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하여간 그렇게 느꼈다.


자기 PR 시대라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나]라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럼 어떻게 해야 어제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당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사람입니다."(P 54)

"직장인이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직업인이 직업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 (중략)

많은 회사들이 갈수록 일할 장소만을 필요로 하는 직장인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는 계속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나'라는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직업인이 되어간다는 뜻입니다."(P 70)


"대부분의 사회적 현상과 트렌드의 작동원리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워라벨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결핍이 존재한다는 증거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은근한 자랑과 과시가 담긴 사진을 보면 반대로 그 사진을 올린 사람의 결핍이 무엇인지 쉽게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정의에 대한 콘텐츠가 유행하는 사회는 정의가 결핍된 사회일 확률이 높습니다." - P 145


현대는 SNS의 시대다.

직장에서의 모습과 SNS 상의 모습이 확연히 다른 분들도 많다.

리뷰를 작성하는 이 순간도 어쩌면 [나]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누군가 이 리뷰를 읽을 분들, 적어도 이웃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다면 [나]라는 브랜드는 도서 리뷰 전문 블로거로서 작으나마 브랜드를 구축할 수도 있다. 정말 뛰어나다면 좁은 문을 뚫고 '덕업일치'의 단계로 가는 분들도 실제로 있고 SNS 시대에는 취미가 직업이 된 분들도 가끔 나오잖나.

"소위 SNS의 인플루언서들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람들입니다. 시도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튜브, SNS 등에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막연한 기분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P 80)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바뀌어도 [나]라는 브랜드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노력해서 적어도 어제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고, 주위 사람들에게 향기를 전달하고, 도움을 받기보다는 주는 사람이 되자! 저자의 차기작을 기다리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궁극적으로 무엇일까요?

결국 무슨 일이든 그 시작과 끝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P 1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보문고에서 경제·경영 분야 1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부제는 "인문학적 마케팅 사고방식"이다.

기존 마케팅 개념에 반기를 들고 인문학에 기초한 단순하고 정직한, 본질에 충실한 마케팅을 강조하는 책이다.

훌륭한 책은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개념 설명 없이도 저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고객의 심장에 명중시키는 데 그런 전범으로 삼을만하다. 이런 책 다져진 내공이 아니면 아무나 쓸 수 없다.

"특히 전문적인 경영학이나 마케팅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지양했으며, 현학적인 태도를 드러내기보다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언어로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P 252)


저자의 다음 책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에 보면 이 책의 출간에 대한 비화가 소개되어 있다.

"처음에는 거의 모든 출판사에서 이 책은 안 될 거라 이야기했습니다. 일단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제목이 철학책인지 뭔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내용이 마케팅치고는 너무 원론적이고 SNS 블로그 마케팅 같이 실제 도움이 되는 테크닉에 대한 소개가 부족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P 87)

30곳이 넘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우여곡절 끝에 아주 작은 1인 출판사를 통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출판계 선수들이 안 된다고 'NO' 했지만 눈밝은 다수 독자들은 이 책의 가치를 읽어냈다.

저자가 주장하는 마케팅에 관한 "기본적인 본질"이 먹힌 것!


수능 만점자에게 매스컴이 묻는다.

"비결이 뭔가요?"

"학교 수업에 충실했습니다."

이런 맥빠진 대답을 들으려고 내가 물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수도 있지만, 아니면 만점자가 제시한 답변이 본인이 실제로 한 행동과는 다른 모범답안이라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은 살아 있지 아니한가.

비교적 나이가 많지 않은 축에 드는 강민호 마케터의 데뷔작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선 이걸 강조한다.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마케팅의 세계에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흔히들 범하는 마케팅의 오류가 '변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이기에, 제대로 마케팅에 접근하려면 '변하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여기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나는 이 내용을 이렇게 이해했다.

본 바탕이 예쁘지 않은 여자가 화장발로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지만,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진 않는다.

또한 본 바탕이 아무리 예뻐도 내면의 아름다움이 우러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인형'에 불과하다고.

어찌 보면 마케팅의 개념은 화장에 비슷하다.

본질이 좋지 않은데 마케팅만 쏟아붓는다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진 않는다.

요즘 고객들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약아서 한 번은 속을지언정 두 번까지 속지는 않는다.

"먼저 무언가 얻으려고 거래를 시도하면 상대방은 금세 알아차립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관계에 집중하면 이익은 저절로 구해지는 것입니다."(P 235)

당신이 가수라면 노래를 잘 해야 할 것이고, 연기자라면 연기를 잘 해야 하고, 음식점이라면 음식이 맛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최고의 요리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사람 아닌가!

그렇다면 향후 방향은 정해졌다.

"변하는 것"(거래, 유행, 현상)보다는 "변하지 않는 것"(관계, 기본, 본질)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 관점에서 0부터 다시 시작하라!


"좋은 전략의 핵심은 바로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기회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 P 221


가장 중요한 고객은 잠재 고객, 가망고객 단계를 거친 신규 고객이 아니라 내부고객이라는 혜안도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이 예를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한 '을들의 반란'에서 최근 자주 본다.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다.

어쩌면 여기가 성공자와 실패자가 갈라지는 지점이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닥치면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 비용 절감을 우선순위에 두고, 본질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는 기업들은 결국 가격 경쟁의 레드 오션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가치를 추구하면 이익은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익을 구하느라 가치를 놓치고 마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목적은 이익창출이 아닙니다. 바로 가치창출입니다."(P 107)

연령대별로 본인이 겪은 솔직 담백한 좌절의 역사로 프롤로그를 여는 이 책은 다소 특이하게도 중요한 부분에 아예 분홍색으로 밑줄이 쳐져 있다.

'1인 브랜드'라는 말을 요즘 많이 한다. SNS나 유튜브 붐을 타고 개개인이 브랜드인 시대다.

'인문학적 마케팅 사고방식'을 표방하는 이 책은 마케팅의 본질을 건드린다.

비단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는 자가 아니라도, '1인 브랜드'라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마케팅의 핵심에 대한 통찰을 전달하는 빼어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 순한 맛 - 수백만 영포자가 믿고 배우는 유진쌤 기초 영문법 바른독학영어(바독영) 시리즈 1
피유진 지음 / 서사원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년 개설한 영어 공부 블로그 <바른독학영어, 바른토플>, '18년 시작한 유튜브 채널 <바른독학영어>를 통해 세계 각지의 학생들과 영어 학습으로 불철주야 소통하고 있는 '유진쌤' 피유진의 첫 번째 책이다.

바른독학영어 '바독영' 시리즈 1권으로 나온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순한 맛)은 "수백만 영포자가 믿고 배우는 유진쌤 기초 영문법"이 콘셉트다.

순한 맛의 기초 영문법이라니... 어쨌든 문법책이라 생각하고 책을 펼치게 된다.

자, 우선 유진쌤이 생각하는 이 책의 예상 독자 되시겠다.

1. bee, tree, agriculture, heritage와 같은 단어나 Whay are you up to?, This water tastes like lemon.과 같은 문장을 곧바로 해석하거나 말할 수 없는 분들

2. 가장 쉬운 영문법 책을 찾는 분들

3. '왕기초'나 '영포자'용 책도 너무 어려운 분들

4. 자녀와 함께 영어 공부하시는 영어 초보자 분들

3번에 주목하자.

'왕초보'용 문법책도 두려워하는 분들이 대상이라고 한다.

유진쌤은 '영포자'라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포자는 '영어 포기자'가 아니라 '영어를 포기하게 하는 자', 학생이 아닌 선생에게 붙어야 하는 불명예라고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다. 이런 분이 그간 다양한 '영포자'들을 만나 이들의 등대가 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었고 그 과정에서 체득한 학습법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한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이 과정을 따라 하면서 이 강의 자료가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당신이 이 책의 예상 독자가 아니라면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 없이 본인에게 맞는 처방전을 받으면 될 듯하다. 적어도 서점에서 책 내용은 확인이 가능하잖나.

책의 구성은 이렇게 명사 / 관사 / 형용사 / 전치사 / 동사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법책이면 이럴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깨면서 놀랍게도 명사 편은 8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영문법 책이라기보다는 'Vocabulary' 책 같은 구성을 보여주는데, 놀랍게도 이 분량이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과반 이상의 분량을 할애해 무게중심을 둔 건 그만큼 유진쌤이 명사, 즉 기본 단어가 영포자들에게 중요하단 의미로 생각된다.

여기에 실린 단어들의 선정 기준은

1. (옥스포드와 롱맨에서 선정한)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3,000개의 단어집 2편

2. (한국 기준) 중학 영어 단어

3. (미국 기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배우는 단어다.

상대적으로 형용사나 부사보다는 한국인들이 어려워하는 관사와 전치사의 비중이 높은 구성이다.

[a, an, the]로 종류가 간단한 관사보다는 종류가 훨씬 다양한 전치사에 많은 페이지가 할애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책의 활용도는 전적으로 당신의 수준에 달려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유진쌤 말대로 절대로 영어를 과거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눈으로만 공부해서는 안 된다.

책에서 강조한 바대로 큰 소리로 읽고, 발음을 찾아서 반복 청취하고 책에 연결되어 있는 퀴즈렛 같은 다양한 링크들을 적극 활용해서, SNS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이 책을 활용해야 한다.

당연히 유진쌤 블로그나 유튜브 활용은 기본이고.

"NEVER GIVE UP! YOU CAN DO I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