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이와 당당이 문지아이들 164
우진숙 지음, 권정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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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하는 동물도 가족이며 친구이다. 위풍이 당당이가 제 가족을 찾아 비닐하우스를 탈출, 큰길 삼거리를 활보했다는 후일담에 가슴이 꽉 조여왔다. 현우가 나뭇가지로 땅을 파면서 위풍이 당당이를 큰소리로 부르는 장면에서 목이 메어왔다. 말못하는 생명들에게 빚지며 살고 있는 오늘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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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꽃
신재현 지음, 이자경 그림 / 월천상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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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기꽃이 뱉어내는 숨결처럼 예쁜 그림책이다.

 

노란 아기꽃은 늘 엄마꽃처럼 되고 싶어한다.

빨갛게 피어난 엄마꽃처럼 빨간 꽃이 되고싶어한다.

아기꽃을 위해 우산이 되어주곤 하는 엄마꽃

아기꽃의 눈에 엄마꽃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다정하다.


훨훨 자유롭게 나는 나비도 자기 엄마처럼 되었는데

노란 병아리도 나중에 자기 엄마처럼 흰닭이 될 거랬는데

나는 언제 울 엄마처럼 빨간꽃이 되려나....


아기꽃의 소망이 너무 간절해서 우리도 그 바람이 어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애벌레 시절을 거쳐 엄마처럼 나비가 된 아기처럼

노란 병아리시절을 거쳐 하얀 닭이 되는 아기처럼

노란 꽃도 어느 순간 갑자기 빨간 꽃이 되는 게 아닐까 추측하기도 하고

언제 그 기적이 이루어질까를 고대하면서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러나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엄마꽃은 비밀을 이야기한다.

바람이 만들어준 인연이 너와 나를 가족으로 살 게 한 거라고.


이렇게 빨간꽃 노란꽃은 씨앗은 달랐지만 또다른 인연으로 가족이 된 거였다. 개성은 다르지만 땅밑으로 뿌리를 얽으면서 서로에게 그늘과 우산이 되어주면서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자연이었던 것이다.

 

입양이라든가 가족의 다양한 개념을 아이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런 접근은 참 편안하고 느낌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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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파는 가게
나무토끼 지음 / 월천상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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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색을 파는 가게는 조금 독특하다. 질문을 품고 있다.

색은 어디서 왔을까?”

맨처음에 색은 어떻게 생겼을까?”

아이들하고 한번쯤 나눠보고 싶은 이야기다.

또, 아이들이 불쑥 어른들에게 물어볼 만한 이야기다.

 

상상의 물기가 메말라버린 어른들 입장에서 과연 아이들 질문에 얼마큼 기발한 답을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답을 찾기 위해 그림책색을 파는 가게를 펼쳐 보면서 어른과 아이 모두 생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빨강은 태양에서, 노을에서, 신나는 일에서 오나 보았다.

노랑 페이지는 보자마자 봄의 느낌이다. 꽃과 빵도 노랑이다.

파랑은 물방울이나 호수, 차분한 생각의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그림책을 통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세상 색을 가게에서 사왔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어둠과 혼란이 밀려들었을 때 사람들은 가게를 의심하고 가게를 원망한다.


하지만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녹아내린 다음 깨닫는다. 우리들의 생각을 가게에서 사온 게 아니었듯이 색도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고


이 그림책은 대단원에 이르러 우리가 무슨 색을 갖고 싶었는지 잘 모르겠다말한다너무나 맞는 얘기다색얘기를 하는 게 더하기빼기의 수학문제처럼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아이들에게 “엄마도 모르겠어. 정말이지 색은 어디서 온 거야?”라고 물으며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도 된다. 

 

한편, 이 그림책은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마치 좋아하는 영화를 본 뒤 이야기 나누듯이 서로 자신이 좋아하는 색 얘기를 하고 그 색이 나에게 어떤 느낌인지를 말하고그 색과 함께 떠오르는 풍경을 말하고, 맨처음 그 색을 발견했을 때가 언제였는지를, 그 색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림책 색을 파는 가게는 이렇듯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어서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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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킬로미터 창비아동문고 313
김영주 지음, 모예진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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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국으로 한치 앞을 모르는 뒤숭둥한 시대에 <30킬로미터>를 읽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영화에서 숱하게 보았던 위험 상황과는 또다른 느낌인데 더 절박하고 더 악몽같다. 그것은 아마도 찬우와 민지, 라는 두 초등생(마치 내 사촌들 같은 아이들)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끼기 때문에 독자인 내가 더욱 감정이입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작품에는 여러 어른들이 등장한다. 아빠 혹은 엄마 이웃할머니 기자 태준엄마 군인 등인데 그들마다 각자의 신념과 인생관이 다 다르다. 그런데 아이들은 생과 사의 기로에서 자기들의 선택권이 없다. 부모, 외삼촌, 기자, 군인의 말과 행동, 즉 선택에 따라서 인생이 바뀐다. 


고글이 짜개지는 장면이라든가 폭발하는 장면에서의 천둥치는 소리 등은 상상만으로도 위압감과 두려움을 주었다. 제발 이런 일은 상상으로 족하다. 절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 않았던 모양이다. 슬프고 안타까운 엔딩임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끝났다는 것에 안도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데면데면했던 두 아이, 환경도 성격도 생각도 다른 두 아이가 위기에서 동지의식을 가지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고, 천식으로 고생하는 아이를 보면서 동생을 떠올리고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을 갖는 민지를 보면서 결국 인간의 내면에 있는 이 휴머니즘이 우리 인류를 끝까지 살게 할 거라는 한 가닥 믿음을 확신했다. 


밭두렁의 짙은 흙내, 여름날 무섭도록 커진 배추, 그 사이에 구물거리던 초록색 배추벌레들.... 있을 때는 너무나 당연시 되었던 그것들.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싱싱한 생명력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깨닫고, 사라져버린 그것들을 애통해하고 그리워하는 우리들의 자화상.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터전은 우리 뒤에 올 사람들에게서 잠시 빌린 곳이며, 땅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작가님 말이 비수처럼 심장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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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전쟁 2 - 가짜 뉴스를 파헤치다 별숲 동화 마을 29
이귤희 지음, 송효정 그림 / 별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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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전쟁>에 이어 2탄 가짜 뉴스를 파헤치다를 재밌게 읽었다. 


딱 우리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들이라서 현장감 있었고, 유쾌하면서 씩씩한 캐릭터의 찬우가 계속 긴장감을 몰아가는 바람에, 단 한 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과거 세대와 달리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이미 몸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신문에 의지하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이 작품에서와 같이 가짜뉴스가 더 많은 가짜 소문을 만들어내면서 진실의 행방이 묘연해지는 상황을 아마도 숱하게 겪을 것이다사건 게시글 아래 달린 무책임한 댓글 때문에 상처받고 분노하다가 진실을 파헤치려는 의도조차 포기하는 사태도 벌어질 것이다


그럴 때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을 읽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지혜로운 선택을 하고, 부디 용기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각자 사안을 보는 방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언제 어느 때든 진실은 하나다. 만약 진실이 왜곡되었고 그로 인해 마음 아픈 이가 생긴다면, 어떡하든 진상을 밝혀서 억울한 희생자가 없어야 하며 그것이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라는 걸, 꼭 기억하면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진실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갈등, 좋아하는 마음, 오해와 증폭된 미움, 질투, 억눌린 자아, 그늘, 폭발하는 분노, 몸싸움, 잠시의 기쁨과 아이다운 행복감 등, 우리가 겪는 여러 감정이 이 한 권의 책에 들어 있어서 놀랍고 기분 좋았다. 


우여곡절 끝에 다섯 아이들이 발견한 새로운 우정! 

이거야말로 특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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