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킬로미터 창비아동문고 313
김영주 지음, 모예진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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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국으로 한치 앞을 모르는 뒤숭둥한 시대에 <30킬로미터>를 읽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영화에서 숱하게 보았던 위험 상황과는 또다른 느낌인데 더 절박하고 더 악몽같다. 그것은 아마도 찬우와 민지, 라는 두 초등생(마치 내 사촌들 같은 아이들)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끼기 때문에 독자인 내가 더욱 감정이입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작품에는 여러 어른들이 등장한다. 아빠 혹은 엄마 이웃할머니 기자 태준엄마 군인 등인데 그들마다 각자의 신념과 인생관이 다 다르다. 그런데 아이들은 생과 사의 기로에서 자기들의 선택권이 없다. 부모, 외삼촌, 기자, 군인의 말과 행동, 즉 선택에 따라서 인생이 바뀐다. 


고글이 짜개지는 장면이라든가 폭발하는 장면에서의 천둥치는 소리 등은 상상만으로도 위압감과 두려움을 주었다. 제발 이런 일은 상상으로 족하다. 절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동안 숨을 제대로 쉬지 않았던 모양이다. 슬프고 안타까운 엔딩임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끝났다는 것에 안도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데면데면했던 두 아이, 환경도 성격도 생각도 다른 두 아이가 위기에서 동지의식을 가지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고, 천식으로 고생하는 아이를 보면서 동생을 떠올리고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을 갖는 민지를 보면서 결국 인간의 내면에 있는 이 휴머니즘이 우리 인류를 끝까지 살게 할 거라는 한 가닥 믿음을 확신했다. 


밭두렁의 짙은 흙내, 여름날 무섭도록 커진 배추, 그 사이에 구물거리던 초록색 배추벌레들.... 있을 때는 너무나 당연시 되었던 그것들.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싱싱한 생명력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깨닫고, 사라져버린 그것들을 애통해하고 그리워하는 우리들의 자화상.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터전은 우리 뒤에 올 사람들에게서 잠시 빌린 곳이며, 땅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작가님 말이 비수처럼 심장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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