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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 - 누가 알아줄까 내마음?
김미경 지음 / 우리학교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을 잘한다는 것은 조리있게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와 대화를 하는 상대방의 마음과 정서를 읽을 줄도 안다는 얘기겠지요. 그러니 청소년들에게 이 문제는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훈련이 되지 않으면 힘듭니다. (무턱대고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만 일방적으로 토해내는 어른도 얼마나 많으며, 목소리만 크게 강하게 외치면 자신의 뜻이 잘 전달되었다고 착각하는 어른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청소년뿐 아니라 청소년과 대화를 해야 하는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에의 어느 한 대목에 ‘너 전달법’과 ‘나 전달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번쯤은 다들 들어봤던 그 내용을 옮겨 적어보면
너, 전달법
“(너) 왜 이렇게 늦었어? 빨리빨리 좀 와.”
“(너) 왜 그렇게 소리가 커. 좀 조용히 해.”
나, 전달법
“(나) 걱정했어. 늦으면 미리 알려줄래?”
“(나) 전화 받고 있어. 소리 좀 낮춰줄래?”
너를 주어로 말하는 것은 듣는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를 모르고
내가 원하는 것만 말하기 때문에
상대에겐 비난의 말, 강요의 말로 들리기 쉬우며
또 말하는 이도 감정이 격해지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고 하네요.)
반면, 나를 주어로 말하는 것은
내 상황과 느낌을 알리고
원하는 바를 말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부탁의 말로 들리고
말하는 사람도 감정이 한결 차분해진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신에 관해 말할 때 마음이 편해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너를 주어로 말하기보다 나를 주어로 말하면
서로 편한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이러한 방법들이 매우 구체적인 예화로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가 쉽습니다.
또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
(1)관찰 (2)느낌 (3)필요 (4)부탁의 방식으로 말하면
오해를 살 일도, 싸울 일도 없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 산 옷을 입고 나가려고 했는데 옷이 없어서 동생에게 문자를 보냄
(1)관찰 : 옷장에 넣어둔 내 체크무늬 셔츠가 보이지 않아.
(2)느낌 : (입고 나가야 하는데 옷이 없으니) 당황스러워.
(3)필요 : 혹시 네가 입고 나갔니? (네가 입고 갔는지 알고 싶어)
(4)부탁 : (입고 갔다고 하면) 앞으로는 입고 싶을 때 미리 말해줄래.
수행평가 점수가 예상보다 10여점 낮게 나와서 선생님께 여쭈어봄
(1)관찰 : 선생님, 점수가 예상보다 10점 정도 낮게 나와서
(2)느낌 : 놀랐어요.
(3)필요 : 어떻게 해서 그 점수가 나왔는지 알고 싶어요.
(4)부탁 :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실 말을 조리있게 잘한다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닐 겁니다. 어른들도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칩니다. 어른도 이럴진대 아이들에겐 더 힘들고 어려운 문제가 되겠지요. 게다가 대화의 상대가 무섭고 어려운 어른이라면 주눅 들어 있기 십상이고 더욱이 난감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나 속마음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을 겁니다.
또, 아이들은 친구 사이에도 쑥스러워서, 또는 습관이 안 되어서 해야 할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한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할 수 있도록’
(그러면서도 오해를 사거나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좋은 말하기 습관'을 길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바로 이 책에 나오는 방법대로요.
특히 내 느낌을 말로 표현하는 법, 상대의 감정과 정서를 읽으면서 쌍방 소통이 가능한 대화의 방법은 어른인 저도 읽으면서 새롭게 눈을 뜨는 기분이었고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의 곳곳에 소개된 많은 예문들은 바로 나와 우리 애들이 시행착오를 겪었던 바로 그 이야기였기 때문이지요.
진작 이런 책이 있었으면 사춘기의 아들딸과 무수히 많은 말싸움, 분노, 오해, 눈물바다를 겪어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게 아쉽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이런 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온 식구가 돌려 읽으며 대화와 소통에 자유로워지는 느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