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권기왕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어디선가 인도의 가난한 동네에 사는 꼬맹이들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애들은 코 묻은 돈을 한 아이에게 몰아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아이가 대표로 혼자 영화를 보고 온단다. 돈을 모아준 꼬맹이들은 영화관 앞에서 친구가 영화를 보고 나오기를 기다리고. 영화가 끝나면 대표 관객의 역할을 맡은 꼬마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방금 보고 나온 영화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꼬마는 영화를 진짜 재미나게, 실감나게, 그리고 아주 감동적으로 영화 얘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렇다. 나는 몇몇 나라를 여행했지만 아직 미국은 가보지 못했다. 그러므로 나에게 이 책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는 누군가가 들려주는 또다른 영화 이야기인 셈이다.

 

지금보다 더 가난했던 시절에 나는 월급을 타면 돈을 쪼개어 화집을 샀다. 그 시절, 화가들의 그림을 보는 것이 내겐 가장 사치스러운 낙이었다. 화집 다음의 낙은 여행안내서 책을 사서 보는 것이었다. 일상이 따분하고 특별한 즐거움이 없을 때 나는 여행안내서를 펼쳐들고 낯선 도시의 어느 거리를 걸으며 음미하는 상상 속의 나를 키워가곤 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나는 여행안내서를 통해 대리 만족했던 그 나라와 도시를 직접 여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와 도시에 관한 여행안내 책을 사서 본다.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 미국. 너무 넓어서 다 갈 수는 없을 테지. 어느 도시부터 갈까. 그 도시에 가면 어디에 들를까. 그래, 이 박물관에 가야지. 그리고 이 거리를 걸어봐야지....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이 책에 소개된 도시와 아름다운 명소들..... 나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찬찬히 넘기며, 늘 그랬듯이 나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여행을 한다. 

 

친구가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친구들은 언젠가 자신도 영화를 보러 가게 될 날을 꿈꾸었겠지. 그리고 미지의 어느 날, 그 가난한 꼬맹이들은 마침내 그 꿈을 이루었을 것이다. 편안하고 푹신한 빨간의자에 파묻혀 감미로운 사운드트랙과 황홀한 영상을 직접 보고 느끼고 감동했으리라. 나는.... 그렇게 믿는다. 

 

나는 이 책을 우리 아이의 책상에 놓아둘 것이다. 나에게 그러했듯이 공부에 지치고 빠듯한 일상에 지쳐 있는 우리 아이에게도 이 아름다운 여행안내서는 충분히 행복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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