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으로 책을 쓰는 돼지
최은옥 글, 오정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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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광화문 서점에 갔더니 한 어린이가 책에 구멍이 날 정도로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읽고 있었다. 저렇게 재밌는 책이 대체 뭘까. 궁금해서 흘깃 넘겨다보았더니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였다.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 레옹 이야기.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는데 작가님이 레옹 이야기를 이어서 써주셨다.

책 읽는 재미에 홀딱 빠진 레옹은 이제 작가처럼 글을 써서 책을 만들고 싶어했다.

과연 레옹은 우리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 듯하다.

엉뚱하고 천진하고 구김이 없다.

 

그런데 아무리 인기많은 레옹이라 해도 책을 쓸 수 있을지?

정말 쉽지 않을 텐데…….

은근슬쩍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글쓰기를 도와줄 줄 알았던 늑대 선생님의 하는 행동이란 아무리 봐도 수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레옹이 선생님의 비밀을 알아챈 순간부터 나는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고 레옹이 몹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결국 레옹은 비오는 숲속길을 도망치다가 넘어져 정신을 잃기까지 한다

 

마침내 학예회가 되었고 레옹은 자기가 쓴 책을 발표한다.

레옹의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버드나무 마을 동물들은 책을 정말 좋아해요. 책을 읽게 된 뒤로 더욱 그렇지요.’

 

그렇다. 바로 이 책이 레옹의 책이다!! (나는 이걸 알아차렸다.^^)

책을 쓰기 쉽지 않았던 그 과정을 모두 적은 것이 바로 레옹의 책이 된 것이다.

(어째서 이런 중요한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걸까?)

 

레옹의 책 이야기와 늑대 선생님 비밀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는 이 이야기가

나는 정말 재밌었다. 레옹,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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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매 해동청, 고려 하늘을 날아라! 똑똑! 역사 동화
김경숙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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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라든가 구한말시대 이야기라면 상상할 수 있지만 고려시대 이야기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읽은 것은 처음인 듯하다.
게다가 매 이야기여서 매우 이색적이었다.

고려시대에 원나라에 여러 값진 물자들을 조공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매(해동청)를 조공했다는 건 이 작품을 읽고 비로소 알았다.

 

이 작품은 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매를 통해서 원나라에 예속되어 있던 당시 우리 민족의 자존감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특했고 깊이가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약소국의 나라로 강대국에 치여 자존감 없게 사는 우리의 운명은 고려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원나라에 예속되어 끝없이 조공을 바치고 아이들은 원의 말을 배워야 성공할 수 있었던 당시 상황과,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휘둘리고 출세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이 무엇이 다르랴. 요즘말로 웃픈 현실인데 작품을 읽는 동안 새삼 절감되었다.

 

 

‘매는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다. 길들여졌다고 생각했지만 매사냥을 나가서 매가 아주 달아나 버린 적도 많아.’

 

별감어른이 호륵이 가슴을 쓰다듬으며 한 말이다. 매의 본성을 드러내는 말이었는데 나는, 나에게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 실제로 우리는 그랬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그걸 뛰어넘었다. 불굴의 정신으로 늘 다시 오뚝 일어섰다.

노상 꼬챙이형의 술수에 말려들고 어리버리 한심하게 당하기나 하면서 한 번도 당당히 따져묻지 못하던 수봉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그러면서 하소연할 곳조차 없었던 당시 우리 백성들의 모습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수봉이는 변화하고 진화해 갔다. 매와 함께 생활하고 매를 길들이는 작업을 하고 매와 같이 사냥을 하는 동안 매의 자유롭고 힘찬 기상을 시나브로 닮아갔던 것이다. 아마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수봉이가 호륵이를 날려보내주는 장면은 정말 후련했다.

 

‘호륵이가 곧장 하늘로 솟구쳐올랐다. 날개를 넓게 펴고 머리 위를 크게 빙 돌아서 산언덕 너머로 날아갔다.’

 

호륵이가 고려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듯 우리의 정신도 결코 가둘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우린 작지만 거인같은 민족, 정말 대단한 국민들이다. 

 

푸른 매 해동청, 힘차게 날아라! 영원토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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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숲에서 생긴 일 환상책방 5
최은옥 지음, 성원 그림 / 해와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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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은 사람의 상상력을 최대로 자극시키는 것 같다.

 

영화는 이미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듣기 때문에 적당한 예는 아닌 것 같고. 내 경우엔 문학작품이 특히 그렇다. 무서운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오감이 모두 살아 있는 느낌이다. 읽으면서 동시에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므로 무서움은 우리 상상의 세계를 얼마나 자극하는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옛날 이야기 중엔 특히 무서운 얘기가 많은 것 같다.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 이 작품은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할머니로부터 무수히 반복해서 듣기를 좋아했던 옛이야기 ‘여우누이’의 21세기판 시퀄 같은 느낌이다.

 

처음엔 무심히 읽었다. 그러다가 바닥에 쏟은 스파게티가 벌레로 보이는 장면에서부터 앗, 깜놀! 그후로는 계속 조릿조릿 마음을 졸이게 되었다. 작가는 매우 치밀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매번 장이 끝날 때마다 다음 장이 궁금해지게 만들었고 작품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놀라울 만큼 확실한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규는 물론 읽고 있던 나도 (그러므로 독자들 모두가) 마음을 주었다고 생각했던 수연이. 우린 수연이와 소통했다고 믿었고 신뢰했다. 그런데 깜놀의 반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충격을 먹은 나는 남은 페이지가 얼마나 되는지 얼른 분량을 헤아리기까지 했다. 작품은 분량상 거의 끝나가고 있었으므로 조급해졌고 걱정이 되었다.

 

'작가가 비극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다음 페이지 넘기는 걸 아까워하면서 작가의 성향까지 짚어내느라 바빴다. (엔딩은 스포가 되므로 여기까지만 ^^)

 

이 작품의 큰 줄기는 '가족애'이다. 남이 올린 SNS의 글은 눈빠지게 읽으면서 내 식구한테는 조금도 관심없는 현실. 하긴 우리는 늘 그랬다. 사라지고 나서야 존재감을 느꼈고, 비극을 겪고 나서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알았다. 아마 그래서 우리들의 할머니들은(조상님들은) 우리에게 무서운 여우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 같다.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비로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현재가 다행스럽고 눈물겹도록 고마워지니까.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을 읽고나서 나역시 그랬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어휴, 난 이런 휴가 여행을 겪지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또하나, 우리 식구들이 현규네 식구들보다는 소통이 잘 되고 있는 듯해서 그것도 다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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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가 사라졌다 즐거운 동화 여행 56
우성희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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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동화를 읽는 동안 환경과 성격이 다른 여러 아이들과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

안타깝고 마음아프기도 하고 주인공이 처한 환경 때문에 답답한 느낌도 받았고

그러다가 반전 때문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후련해지기도 했다. 

 

8명의 아이들, 그들의 부모는 조금 덜하거나 조금 더한 차이는 있지만 자식들을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인으로 만들기 위해 일분 일초를 감시하고 끝없이 닦달하고 죄수처럼 감시하고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코너로까지 몰아간다. 

 

'응답하라 외계인'의 주인공 민우아빠는 골프채를 집어들어서 컴퓨터를 때려부수기까지 한다. 제법 사는 집안의 학벌 좋은 부모들인 듯하이다. 이렇게 숨을 조이는 부모들 등쌀에 결국 민우는 방문을 걸어잠그고 아예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아이가 돼 버린다. 

 

공부닦달하는 엄마아빠는 '망고가족'에도, '이젠 가렵지 않아'에도, '도시락 타임캡슐'에도 나온다. (승호 아빠는 실패한 자신의 인생을 승호가 되물림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승호가 그림 그리는 것에 반대하고 공부만 잘해 주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현실이 너무나 잘 담겨 있어서 마음이 아프면서 동시에 후련했다. 이 동화를 사주는 엄마아빠들... 한 번은 이 작품들을 읽어보겠지. 제발 읽어보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아,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면 동화를 읽히는 부모님들은 여타의 부모들과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사랑하고 책을 읽히는 부모님들 중엔 골프채를 휘둘러 아이들 겁주고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아이러니가 아닌가. 정말 반성하고 달라져야 할 부모들은 절대 이런 책을 읽지 않으니 말이다.

 

이번에 전교 일등해야 해! 아파도 참고 학원가! 그래야 성공하는 거 알지? 그리고 외할머니댁에 간 아이한테 튀밥강정 먹고 오는 잠깐도 허락하지 않고 당장 오라고 눈부라리는 그런 엄마아빠들... 끔찍하다. 숨막힌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과연 행복해질까. ('응답하라 외계인'과 '이젠 가렵지 않아'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로봇이 되어버린 우리 친구를 보는 순간 철렁, 했다. 그렇다. 우리 어른들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로봇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가려움증도 느끼지 못하고 외할머니가 보고싶을 일도 없는 차가운 금속 인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말 부모들이 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와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렇게 서로 소통하면서 '조금만 더' 느긋한 시간을 갖는다면 

 

아이도 부모도 행복해질 것이다. 아이가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우리들 부모의 바람이고 행복 아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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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친구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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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친구를 사귑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친구 사귀는 일에 평생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군대가서도, 직장에 가서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사귀게 되며 그들과 평생우정을 나누기도 합니다. 

 

사실 연애사업도 헤어지지 않을 친구를 찾는 일이고 결혼도 내가 좋아하는 친구랑 밤낮으로 함께 지내기 위해 공동의 보금자리를 꾸미는 일이 아니던가요.

 

그런데 요즘 20대 젊은이들은 연애도 결혼도 다 시들해한다는 기사를 얼마전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사람 사귀는 일이 감정의 소비로 여겨져 비록 외로워도 누구를 만나는 것 자체를 꺼려하게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엔 아마 환경적인 요인이 크리라고 봅니다. 외동이 많아지고 밥벌이에 대한 고민이나 갈등이 많은 시대이니까요.

 

하지만 결국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은 친구 없이는 단 한순간도 즐겁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를 이해하고 나와 소통이 되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 숙제는 평생이 걸리는 숙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 숙제를 대신 해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관계'라는 걸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아야겠지요. 

 

내멋대로 친구를 뽑는 마법의 자판기!

알고보니 진실한 친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네요.

 

친구 사귀는 일이라든가 관계맺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는 동화로 접할 수 있다니! 

근사한 일이네요.  

 

아마 어린 친구들은 딱 자기 눈높이로 이 동화를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게 이 동화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책을 읽는 친구들은 훗날 알게 되겠지요.

진실한 친구를 찾는 일이 곧 나를 찾는 일이었구나 하는 것을요.

 

재미있고도 아이러니한 사실은 책도 우리의 친구라는 것.

우리는 평생 이책 저책 숱한 책을 만난다는 것.

좋은 책=좋은 친구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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