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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매 해동청, 고려 하늘을 날아라! ㅣ 똑똑! 역사 동화
김경숙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7월
평점 :
조선시대라든가 구한말시대 이야기라면 상상할 수 있지만 고려시대 이야기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읽은 것은 처음인 듯하다.
게다가 매 이야기여서 매우 이색적이었다.
고려시대에 원나라에 여러 값진 물자들을 조공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매(해동청)를 조공했다는 건 이 작품을 읽고 비로소 알았다.
이 작품은 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매를 통해서 원나라에 예속되어 있던 당시 우리 민족의 자존감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특했고 깊이가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약소국의 나라로 강대국에 치여 자존감 없게 사는 우리의 운명은 고려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원나라에 예속되어 끝없이 조공을 바치고 아이들은 원의 말을 배워야 성공할 수 있었던 당시 상황과,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휘둘리고 출세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잘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이 무엇이 다르랴. 요즘말로 웃픈 현실인데 작품을 읽는 동안 새삼 절감되었다.
‘매는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다. 길들여졌다고 생각했지만 매사냥을 나가서 매가 아주 달아나 버린 적도 많아.’
별감어른이 호륵이 가슴을 쓰다듬으며 한 말이다. 매의 본성을 드러내는 말이었는데 나는, 나에게는 우리 민족의 기상을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 실제로 우리는 그랬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그걸 뛰어넘었다. 불굴의 정신으로 늘 다시 오뚝 일어섰다.
노상 꼬챙이형의 술수에 말려들고 어리버리 한심하게 당하기나 하면서 한 번도 당당히 따져묻지 못하던 수봉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그러면서 하소연할 곳조차 없었던 당시 우리 백성들의 모습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수봉이는 변화하고 진화해 갔다. 매와 함께 생활하고 매를 길들이는 작업을 하고 매와 같이 사냥을 하는 동안 매의 자유롭고 힘찬 기상을 시나브로 닮아갔던 것이다. 아마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수봉이가 호륵이를 날려보내주는 장면은 정말 후련했다.
‘호륵이가 곧장 하늘로 솟구쳐올랐다. 날개를 넓게 펴고 머리 위를 크게 빙 돌아서 산언덕 너머로 날아갔다.’
호륵이가 고려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듯 우리의 정신도 결코 가둘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우린 작지만 거인같은 민족, 정말 대단한 국민들이다.
푸른 매 해동청, 힘차게 날아라! 영원토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