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숲에서 생긴 일 환상책방 5
최은옥 지음, 성원 그림 / 해와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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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은 사람의 상상력을 최대로 자극시키는 것 같다.

 

영화는 이미 눈으로 보고 소리로 듣기 때문에 적당한 예는 아닌 것 같고. 내 경우엔 문학작품이 특히 그렇다. 무서운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오감이 모두 살아 있는 느낌이다. 읽으면서 동시에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므로 무서움은 우리 상상의 세계를 얼마나 자극하는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옛날 이야기 중엔 특히 무서운 얘기가 많은 것 같다.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 이 작품은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할머니로부터 무수히 반복해서 듣기를 좋아했던 옛이야기 ‘여우누이’의 21세기판 시퀄 같은 느낌이다.

 

처음엔 무심히 읽었다. 그러다가 바닥에 쏟은 스파게티가 벌레로 보이는 장면에서부터 앗, 깜놀! 그후로는 계속 조릿조릿 마음을 졸이게 되었다. 작가는 매우 치밀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매번 장이 끝날 때마다 다음 장이 궁금해지게 만들었고 작품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놀라울 만큼 확실한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규는 물론 읽고 있던 나도 (그러므로 독자들 모두가) 마음을 주었다고 생각했던 수연이. 우린 수연이와 소통했다고 믿었고 신뢰했다. 그런데 깜놀의 반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충격을 먹은 나는 남은 페이지가 얼마나 되는지 얼른 분량을 헤아리기까지 했다. 작품은 분량상 거의 끝나가고 있었으므로 조급해졌고 걱정이 되었다.

 

'작가가 비극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다음 페이지 넘기는 걸 아까워하면서 작가의 성향까지 짚어내느라 바빴다. (엔딩은 스포가 되므로 여기까지만 ^^)

 

이 작품의 큰 줄기는 '가족애'이다. 남이 올린 SNS의 글은 눈빠지게 읽으면서 내 식구한테는 조금도 관심없는 현실. 하긴 우리는 늘 그랬다. 사라지고 나서야 존재감을 느꼈고, 비극을 겪고 나서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알았다. 아마 그래서 우리들의 할머니들은(조상님들은) 우리에게 무서운 여우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 같다.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비로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현재가 다행스럽고 눈물겹도록 고마워지니까.

 

‘보름달 숲에서 생긴 일’을 읽고나서 나역시 그랬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어휴, 난 이런 휴가 여행을 겪지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또하나, 우리 식구들이 현규네 식구들보다는 소통이 잘 되고 있는 듯해서 그것도 다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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