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 닮고 싶은 창의융합 인재 1
신은경 지음, 끌레몽 그림, 손영운 기획,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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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에 대해 꽤 안다고 생각해왔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내가 아는 다빈치는 '화가로서의 다빈치'에 집중돼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빈치라는 사람을 통해 그 시대의 역사, 철학, 과학, 문화, 예술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여러 책들을 동시에 통독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사생아라는 출생의 한계, 생모와의 너무 이른 이별, 농사꾼 삼촌 슬하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다빈치는 괜찮은 품성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네요. 자코모 이야기 등이 특별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가 머리가 좋고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이 뛰어난 특별한 사람이었음을 생각할 때, 그의 성장 배경이나 환경은 그를 비딱한 성격의 차가운 예술가로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 힘의 비결은 무엇일까 평소 궁금했더랬습니다.

 

 생명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력이 있고, 태생적으로 약하고 어린 것을 돌보는 귀한 마음을 지녔던 사람. 이 책을 읽고나니 다빈치는 그런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에 나오는 다빈치에 관한 많은 일화들은 옛 이야기를 듣는 듯 흥미로웠고, 책의 앞뒤와 중간중간에 기술된 배경지식 코너는 마치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 들을 투어하는 것처럼 (도슨트를 따라 다니며 설명을 듣는 듯 ^^) 생생한 느낌이었습니다 

 

닮고싶은 창의 융합 인재 시리즈로 나온 첫 책. 과연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확실한 건 끊임없이 생각하고, 끝없이 노력하는 거였더군요. 진정한 천재는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노력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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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 온다 치킨 쿠폰! 맛있는 책읽기 38
김경숙 지음, 최지영 그림 / 파란정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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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쿠폰을 읽고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잠시 추억에 잠겼더랬어요. 

초등 사학년 때쯤이었을 겁니다. 

학교에서 저축을 권장했었는데 선생님이 '엄마 아빠 돈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모으고 그 돈을 저축'하도록 권유했습니다. 빈병이나 폐품을 모아 팔거나 심부름을 하고나서 받은 용돈을 저축하라는 말씀이셨지요.

 

저는 종이봉투를 만들어서 팔았어요. 봉투 1개 만든 값이 1원이었던가 그랬는데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만들어서 가게 아주머니에게 팔았지요.  

 

제 힘으로 열심히 쿠폰을 모으는 계동이를 보니 문득 오래 전 그때 일이 생각이 났어요. 아마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아이들은 한번쯤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고,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만한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가진 돈이 없을 때... 나는 어떡해야 할까?

 

사실 많은 친구들이 이런 고민을 전혀 해본 적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당장 우리 애들만 해도 친구생일이나 엄마아빠 생일, 스승의 날 등에 무슨 선물을 할까, 어떻게 마련할까, 이런 고민을 별로 하지 않더군요. 왜? 엄마가 선물을 사서 포장해주곤 하니까요. 아니면 엄마한테 돈을 받아서 친구들이 산 걸 따라사기도 하고요. 그러니 계동이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왜 그런 고민을 하는 건지, 전혀 알지 못하고 들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해 안된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할 테지요.

"그냥 돈 주고 사면 되지 왜 힘들게 쿠폰을 모으고 그래?"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그런 속모르는, 답답한 말을 하진 않을 거 같습니다. 계동이 처지를 알고 계동이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어쩌면 자기집 냉장고 한쪽 귀퉁이에 붙어 있는 쿠폰을 모두 떼어서 계동이한테 갖다줄지도 모릅니다.

 

동화책은 이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친구의 처지가 어떤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알고, 공감하고, 상황을 공유하게 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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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도서관 창비아동문고 283
최은옥 지음, 오정림 그림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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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도서관에 나오는 아이들은 정말이지 나랑 똑 닮은 아이들이었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말, 행동, 손짓 눈짓 그리고 사소한 버릇(한숨을 쉰다든다 입을 씰룩거리거나 얼굴을 비비는 등)까지, 모두 내 주변의 어린 친구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우산 도서관이라는 지나가는 의견에 불과했던 아이디어를 실제로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성공시켜 갑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극복해 가며 보란 듯이 이뤄냅니다. 그 과정에서 불뚝불뚝 성질 사나운 교장 선생님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 참 대단하지 않아요? 교장선생님을 찾아가다니요!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깜짝 놀랐어요. 어렸을 때 저는 경찰관과 교장선생님을 매우 무서워했어요. 잘못한 게 없으면서도 경찰서 앞을 지날 때 괜히 주눅이 들었고 교장 선생님은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어려워했어요. 5학년 2반 아이들이라고 왜 안 그렇겠어요. 실제로 불뚝선생님은 교장실을 찾아온 아이들에게 호통 치듯 묻습니다.

 

무슨 일이야?”

 

아이들은 단박에 기가 죽어 어깨를 움츠립니다. 그 장면에서 저는 마치 그 방에 있기라도 한 듯 페이지 넘기는 손까지 막 떨렸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또랑또랑 준비해온 말을 합니다. 그러자 퍼덕대던 내 가슴이 진정되면서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어요.

 

, 대단한 아이들이구나! 정말 멋진 아이들이야!’

 

자랑스럽고 가슴이 뻐근해졌습니다. 그리고 나도 다혜처럼 비록 덜덜 떨리긴 해도 한 마디쯤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얘네들은 나랑 똑같은 아이들이야. 얘네들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나와 내 친구들도 할 수 있다는 얘기잖아!’

 

그래요, 책을 읽는 동안 나는 5학년 2반 아이들이 내뿜는 알 수 없는 힘에 나도 모르게 전염된 느낌이었어요. 이상한 책이에요.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후끈 얼굴이 달아올라 있어요. 완벽한 감정이입 속에서 특별한 에너지에 전염된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러나 이 감동의 여운을 잊고 싶지 않습니다. 내 안에 5학년 2반 아이들의 열정이 늘 살아 꿈틀대기를 희망합니다. 지혜와 용기가 필요할 때 나는 내 안의 5학년 2반 아이들을 불러내어 그 특별한 에너지를 빌려 쓰겠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저는 더 이상 경찰관이나 교장 선생님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교장 선생님도 무턱대고 반대만 하는 영원히 무서운 사람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삐죽삐죽 튀어나온 우산살을 누르며 우산을 꿰매고 있을 불뚝샘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 미세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던 건율이 아빠가 지금쯤은 툭툭 털고 일어나 앉아 있기를 바랍니다. 건율이와 보라가 더 친해지기를 바라고요.(^^)

 

어쩐지 작가님이 다음번엔 대통령을 만나 담판짓는 5학년 2반 아이들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그런 이야기, 기대해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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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떨어질라 - 남자 요리사 숙수 이야기 조선의 일꾼들 1
김영주 글, 김옥재 그림 / 내인생의책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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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게 휙휙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금세 다 읽어서 아까울 정도였지요. 마치 탐정이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찾듯 아버지가 낸 수수께끼도 풀어야 했고, 또 정숙수의 정체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흥미가 더해갔습니다.

 

그런 중에도 창이의 고민이 현실적으로 와 닿았어요. 요즘은 TV 요리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남자 셰프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대세입니다. 그러나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자 요리사는 흔치 않았고 아빠들도 집에서 요리하는 걸 자랑하기는커녕 매우 쑥스러워했어요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아들이나 손자가 음식을 하려고 하면 고추 떨어진다며 주방 가까이 못 오게 하는 어른들이 있고, 직업에 남녀 구분을 두려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천직이란 무얼까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내가 하면서 즐거운 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되는 일, 그게 바로 내 천직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읽고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른으로서는 더 바랄 나위 없겠지요.   

 

직업에 대한 진지한 사유와 함께 이 작품의 큰 미덕은 창이가 아버지를 따라 잠시 머물게 되는 수원성에서의 이야기가 살아 있다는 겁니다.

 

창이가 수원 화성에 와서 보고 듣고 배우는 과정이 참 세밀하네요.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엄청난 규모의 연회 준비장 광경. 대낮처럼 불을 밝힌 횃불들 아래서 총동원된 숙수들이 어마어마한 분량의 쌀을 씻고 콩을 불리고 술을 내리고 두부를 만들고 떡과 과자를 빚어내는 그 광경이 숨을 쉬고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묘사가 잘 되어 있어요.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꼭 타임캡슐을 타고 그 시공간을 여행하고 온 기분이에요.

 

저는 이 책을 아는 만큼 보이는 역사동화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단지 숙수 이야기, 후기 조선시대의 직업 이야기로 규정지을 수도 있지만 이 책엔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정조 임금에게 수원 화성은 참 특별한 곳이었지요. 아버지가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입니다. 나는 그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처지였지요. 얼마나 한이 많은 사람입니까. 하지만 그는 왕이 되자 아버지의 묘를 수원 화성으로 옮기고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보란 듯이 화성 행차를 합니다. 이 책에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어린 창이의 일상과 눈을 통해 마치 스쳐 지나가듯 묘사됩니다. 당대의 그 지리멸렬한 당파 싸움 속에서 결코 화성행을 포기하지 않았던 정조. 정조임금에게 수원 화성이란 정치적으로, 사상적으로 어떤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될 때쯤이면 창이도, 그리고 창이를 따라가던 독자도 아마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창이 아버지가 만든 채소과에 얹혀진 깨알처럼 여기 저기 박혀 있는 책. 저학년은 순수하게 창이의 이야기로 읽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숨어 있는 이야기들의 의미를 깨달으며 더 큰 즐거움을 느끼게 될 역사동화. 그러므로 이 책은 독자마다 또 읽을 때마다 그 재미와 의미가 다를 거라고 봅니다. 수수께끼나 퀴즈를 약과만큼 좋아하는 저는 답 찾아가는 재미가 따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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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당클럽 다이어리 맛있는 책읽기 35
박현정 지음, 김화미 그림 / 파란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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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평생 가는 것 같다.

예닐곱 살 때 동네 언니를 따라 교회당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가 되었고 그날 밤은 아마 무슨 예술제 같은 게 있었던 듯하다. 무대에서는 순서에 따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객석은 꽉 찼다. 자녀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학부모 손님들이 아주 많이 오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이 나더러 누구차례 다음에 무대에 올라가서 무슨 구절을 암송하라고 했다. 어린마음에 황당했고 (왜 나에게 이런 벌을!) 그때부터 마음을 얼마나 졸이면서 앉아 있었던지. 그리고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엉엉 울었다. 어린 마음에 무지 서러웠다. (왜 나한테 이런 이상한 일을 시키는지! 난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선생님이며 동네 언니가 달랬지만 내 울음은 쉽게 그쳐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의 조릿조릿했던 마음과 서럽게 울던 내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늘 기억 속에 시퍼렇게 살아 있다. (그리고 다시는 교회에 가지 않았다.)

 

나는 예닐곱살의 저 트라우마를 안고 평생 발표 때만 되면 덜덜 떠는 학생으로 살았다.

그래서 지금은 극복했느냐고?

답은 내가 책소개를 보고 위당클럽 다이어리를 구해 읽은 걸 생각하면 절로 나온다.

 

진작 이 책이 나왔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 텐데…….

이영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나는 지금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텐데…….

그래도 다행이다.

이제부터라도 달라지면 되니까!

 

, 얼마든지 씩씩해질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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