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 온다 치킨 쿠폰! 맛있는 책읽기 38
김경숙 지음, 최지영 그림 / 파란정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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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쿠폰을 읽고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잠시 추억에 잠겼더랬어요. 

초등 사학년 때쯤이었을 겁니다. 

학교에서 저축을 권장했었는데 선생님이 '엄마 아빠 돈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모으고 그 돈을 저축'하도록 권유했습니다. 빈병이나 폐품을 모아 팔거나 심부름을 하고나서 받은 용돈을 저축하라는 말씀이셨지요.

 

저는 종이봉투를 만들어서 팔았어요. 봉투 1개 만든 값이 1원이었던가 그랬는데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만들어서 가게 아주머니에게 팔았지요.  

 

제 힘으로 열심히 쿠폰을 모으는 계동이를 보니 문득 오래 전 그때 일이 생각이 났어요. 아마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아이들은 한번쯤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고,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만한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가진 돈이 없을 때... 나는 어떡해야 할까?

 

사실 많은 친구들이 이런 고민을 전혀 해본 적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당장 우리 애들만 해도 친구생일이나 엄마아빠 생일, 스승의 날 등에 무슨 선물을 할까, 어떻게 마련할까, 이런 고민을 별로 하지 않더군요. 왜? 엄마가 선물을 사서 포장해주곤 하니까요. 아니면 엄마한테 돈을 받아서 친구들이 산 걸 따라사기도 하고요. 그러니 계동이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왜 그런 고민을 하는 건지, 전혀 알지 못하고 들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해 안된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할 테지요.

"그냥 돈 주고 사면 되지 왜 힘들게 쿠폰을 모으고 그래?"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그런 속모르는, 답답한 말을 하진 않을 거 같습니다. 계동이 처지를 알고 계동이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어쩌면 자기집 냉장고 한쪽 귀퉁이에 붙어 있는 쿠폰을 모두 떼어서 계동이한테 갖다줄지도 모릅니다.

 

동화책은 이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친구의 처지가 어떤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알고, 공감하고, 상황을 공유하게 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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