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당클럽 다이어리 맛있는 책읽기 35
박현정 지음, 김화미 그림 / 파란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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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평생 가는 것 같다.

예닐곱 살 때 동네 언니를 따라 교회당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가 되었고 그날 밤은 아마 무슨 예술제 같은 게 있었던 듯하다. 무대에서는 순서에 따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객석은 꽉 찼다. 자녀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학부모 손님들이 아주 많이 오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이 나더러 누구차례 다음에 무대에 올라가서 무슨 구절을 암송하라고 했다. 어린마음에 황당했고 (왜 나에게 이런 벌을!) 그때부터 마음을 얼마나 졸이면서 앉아 있었던지. 그리고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엉엉 울었다. 어린 마음에 무지 서러웠다. (왜 나한테 이런 이상한 일을 시키는지! 난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선생님이며 동네 언니가 달랬지만 내 울음은 쉽게 그쳐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의 조릿조릿했던 마음과 서럽게 울던 내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늘 기억 속에 시퍼렇게 살아 있다. (그리고 다시는 교회에 가지 않았다.)

 

나는 예닐곱살의 저 트라우마를 안고 평생 발표 때만 되면 덜덜 떠는 학생으로 살았다.

그래서 지금은 극복했느냐고?

답은 내가 책소개를 보고 위당클럽 다이어리를 구해 읽은 걸 생각하면 절로 나온다.

 

진작 이 책이 나왔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 텐데…….

이영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나는 지금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텐데…….

그래도 다행이다.

이제부터라도 달라지면 되니까!

 

, 얼마든지 씩씩해질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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