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6학년 파란 이야기 1
최영희 외 지음, 최보윤 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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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가면 매시간마다 다른 선생님이 들어오신대."

중학교에 가기전 이 말을 하면서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었다.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또 걱정스럽기도 하고. 우린 그렇게 중학생이 되는 날을 기다렸다. 

 

한편, 이미 우리는 사춘기였다. 같이 잘 놀던 친구가 다른 한 친구에 대해 속상함을 투덜거린다든지, 그애가 이상해졌다는 말을 하면 나는 긴가민가 하면서도 이미 쏘삭거리는 친구의 말에 기울어버렸다. 셋이 잘 놀다가 어느 날 왜 그러는 건지 이유도 모른 채 한 친구를 따 시키고 둘만 따로 집에 가고 몰래 만나서 노는 등 이상한 짓을 했다. 12살 13살 그무렵이었던 것 같다. 

 

변화를 꿈꾸는 시기라서였을까. <굿바이 6학년>을 읽다보니 이제는 그게 뭔지 알 것도 같다. 마냥 어린아이였다가 인간 본성에 눈뜨고 사회라든가 관계라든가 힘에 대해 깨닫는 시기인 것 같다. 마냥 철없는 어린아이였다가 아픔을 겪고 혼자 있는 시간도 가져보고 친구를 그리워하는 시간도 갖고 그리고 우정이 무엇인지 비로소 '생각'하는 시간이 바로 5,6학년 이맘때가 아닌가 싶다. 

 

7개의 작품들이 다 재밌고 하나같이 개성있다. 특히 조영서 작가 <다시 파티>를 읽으며 사람은 친구없이는 못 사는 존재이고, 결국 우린 평생 우정을 찾아다니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따듯하고 울컥, 감정이 한번 크게 재채기를 하고 돌아오게 하는 그 무엇이 <다시 파티>에 있다. 내 친구가 홀로 아팠을 시간, 그 시간을 돌아보면서 혼자의 시간을 견디어낸 내 친구 곁에 있어 주지 못했던 미안함을 느끼는 것, 이것이 진짜 우정이고 진짜 성장이 아닌가 싶다. 

 

"잠옷은 엄마가 갑자기 사온 거야. 입던 옷은 세탁기 안에 들어가버렸고. 너한테 연락할 시간이 없었어."

 

우리의 오해는 그걸 말할, 그것들 설명할, 그것을 변명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런데 '행간'을 찾기가 참 쉽지 않다. 아, 그렇다. 어렸을때 엄마아빠가 어른들에게 인사를 꼭 하라고 했는데, 나는 어른을 만나면 언제 인사를 해야 하는지 그 행간을 찾는 것도 참 너무나 힘들었었다. 

 

<굿바이 6학년>. 무엇이 굿바이일까. 아이의 시절, 철없던 시절 굿바이라는 걸까. 그럼 축해해 줄 일이 아닌 거네. ^^ 어쨌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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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6학년 파란 이야기 1
최영희 외 지음, 최보윤 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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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아이들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잼있다. 아이들이 빠져 읽을 자기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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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임명장 맛있는 책읽기 48
신채연 지음, 김수연 그림 / 파란정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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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을 다는 사람의 마음, 악플로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의 충격과 슬픔, 이 양쪽 시선이 나팔저울처럼 균형있게 들어가 있는 점이 독특하다. 나도 경우에 따라선 악플러가 될 수 있고, 악플로 인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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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베프, 로봇 젠가 그래 책이야 13
신채연 지음, 한호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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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냉장고가 고장이 나서 새 냉장고를 구입했다.

새 냉장고를 들여오던 날 나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아이구 참 오래 쓰셨네요.”

 

직원들은 고장난 우리 집 옛 냉장고를 끌어내면서 그렇게 말했다. 맞는 말이다. 냉장고와 거의 20년을 같이 지냈으니 말이다. 이윽고 직원들은 우리의 옛 냉장고를 양쪽에서 부축하다가 번쩍 들어서 데리고 나갔다. 그러자 몸에 기운이 쭉 빠지면서 짠한 마음이 들었다.

 

냉장고. 그는 항상 우리 집안의 중심에 있었다. 나를 비롯한 우리 식구들은 매일 같이 그의 팔을 한번 이상은 꼭 잡았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의 속을 들여다보았으며 그의 몸속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 식구들이 떠들고 웃고 싸우고 고민하는 것들을 모두 들었고,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고도 그는 점잖게 비밀을 지켜주었다. 그는 우리가 집을 팔고 사고 이사를 하고 집안 어른들과 이별하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입학하고 졸업하고 유학을 가고 돌아오고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우리 가족사의 산 증인이었다.

 

나의 추억은 곧 그의 추억이었다.

돌아보니 친구도 이런 친구가 없었다.

 

, 다만 전자제품일 뿐이야. 그저 세간살이일 뿐이라고!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내 경우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전날 밤 나는 헤어질 것을 알고 있었기에 따듯한 물걸레로 20년을 같이 지낸 그 친구의 몸을 닦아주며 속으로 말했었다.

 

장고야, 생각해 보니 넌 우리 집에 온 이후 단 하루도 휴식을 취해본 적이 없네. (맞는 말이다 그는 이삿날에도 겨우 두어 시간 코드를 뽑았을 뿐이다.) 그동안 너한테 신세 많이 졌다. 정말 애 많이 썼다. 고마워…….’

 

냉장고도 이럴진대 하물며 로봇 친구가 나온다면? 나의 베프 로봇 젠가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젠가와 무무 이야기에 공감했다. 미래의 어느 날 결국 이런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의 절친이 로봇이며, 로봇과 가족을 이루며 사는 시대. 멋진 로봇 친구가 집안의 중심에 있어서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주고 엄마아빠의 비밀은물론 내 비밀도 들어주고 상담해주며, 태어날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옆에서 나를 지켜봐주는 내 존재의 증인. 그래서 가족보다 더 가족이며 친구이상인 존재. 그런 로봇이 각 가정에 다들 상비되어 있는 시대.

 

하지만 그날이 천천히 느리게 오기를 바란다. 그때엔 젠가도 제법 철이 들어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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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의 습관
송정연.송정림 지음 / 박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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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의 파워풀한 감수성이 녹아 있는 책.

설마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오십대 여성일 거라곤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갈피갈피에 결코 녹록지 않은 삶의 지혜가 도사리고 있으니

더욱 놀랍고 감사하다.

 

보통, 책 한 권에 감수성이 녹아있든가 지혜가 들어 있든가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둘 다이다. 

 

한 장 한 장 아끼면서 읽고, 매 챕터마다 감탄하게 된다.

나를 위해 탄 따뜻하고 향기로운 커피가 줄어드는 것이 아깝듯이

두 송작가가 전하는 메시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깝고 안타까울 정도였다.

 

이러한 감수성으로 살아가야지

이 설렘의 자세를 잊지 않고 살아가야지.

 

이제부터는 달라지지라. 매해 똑같은 모양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사계절'을

전학온 친구를 맞이하듯 다가서리라. 떨리는 마음으로 다가가 수줍게 첫 인사 건네리라.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며 굳게 결심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꺼내어 다시 읽으며 마음을 세수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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