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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이킹을 탄다 ㅣ 그래 책이야 21
홍민정 지음, 심윤정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19년 3월
평점 :
아이들을 기르면서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 결국은 ‘멘탈’(정신)이었다.
규리 같은 아이는 교실이 아니라 사회에도 있다. 아마 세상 어디에나 있고 과거 천년 전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이 꼭 외모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부나 능력, 권위를 앞세워 잘난 척하고, 약자를 무시하고 괴롭히면서 즐거움을 찾는 허약한 인간상이다. 이러한 유형에게 내가 상처받지 않으며, 나의 길을 가려면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결국 정신의 문제였다.
학창시절에 내 친구 중에 수민이 같은 아이가 있었다. 중요한 건 이 친구가 예뻤다는 사실이다. 분명히 예쁜데 본인만 그걸 몰랐다. 계속 자신이 못 생겼다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우리에게서 그걸 확인하려고 들었다.
나 너무 못 생겼지? 그치? 내 코는 너무 커? 그치? 난 얼굴이 왜 빨개지지. 보기 흉하지?
그 친구는 우리들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예쁜 아이가 그런 걸 자주 물으면 처음엔 진정성 있게 대답해주지만 나중엔 짜증난다. 우리는 그 친구를 오해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못 생기지 않았다는 걸 이런 식으로 반어적으로 확인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알 것 같다. 친구는 자존감이 낮았던 것이다. 거기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을 터이고.
아이들의 낮은 자존감은 우선은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러나 자존감 낮은 외로운 아이라 할지라도. 친구나 선생님이 한결같은 사랑과 믿음으로 그 아이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준다면 자존감이 점차 회복되고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좋은 친구만큼 영향을 주고 선생님만큼 자존감을 붇돋워 주는 존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책이다. 외모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자존감을 길러가는 이 시기에 딱 이런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면 아이들의 영혼은 힘이 세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