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쿠키 - 2017 한국안데르센상 수상작 마음 잇는 아이 6
조영서 지음, 애슝 그림 / 마음이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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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가루가 날려 오소리 얼굴이 분이라도 바른 듯 뽀얘졌지.>

이 구절이 참 좋네요. 책을 다 읽고 나니 내 마음에 분을 바른 듯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장면, 엄마가 "뭐든 네가 즐겁게 할 수 있거나 잘하는 걸 찾아내서 하라"면서 오소리군을 독립시킬 때 가슴이 철렁하면서도 한편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그래, 우리도 아이들을 저런 식으로 교육시켰더라면 좋았을 텐데. 학원이 능사는 아니였어... 하는 깨달음과 함께요. 

 

우리의 오소리군이 망가진 물건을 고쳐주겠다며 이거저거 받아놓고는 하나도 고치지 못할 땐 저도 심란하고 걱정되더라고요. 또 쿠키를 정성껏 구워 갖다 주었건만 쳐다보지도 않고 무조건 싫다고 하는 멧아저씨가 저로서는 이해되지 않았고요. 오소리군이 실망해서 더이상 쿠키를 굽지 않을까봐 조마조마했어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오소리군은 토끼와 곰 원숭이 등 숲속 친구들에게 맞춤 쿠키를 구워줄 생각을 했고요. 잠이 온지 않는 밤엔 혼자서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런저런 다양한 쿠키를 구워냈지요. 그럴 때 오소리군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잠깐이지만 책을 통해 오소리군을 만난 시간이 저는 기분 좋고 행복했습니다. 마치 갓 구운 쿠키와 따듯한 물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사막들쥐는 바로 내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나저나, 저도 잘하는 걸 찾아내서 그걸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왠지 잘 생각해 보면 저도 잘하는것이 하나쯤은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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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이킹을 탄다 그래 책이야 21
홍민정 지음, 심윤정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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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기르면서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 결국은 멘탈’(정신)이었다.

 

규리 같은 아이는 교실이 아니라 사회에도 있다. 아마 세상 어디에나 있고 과거 천년 전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이 꼭 외모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부나 능력, 권위를 앞세워 잘난 척하고, 약자를 무시하고 괴롭히면서 즐거움을 찾는 허약한 인간상이다. 이러한 유형에게 내가 상처받지 않으며, 나의 길을 가려면 대응할 수 있는 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결국 정신의 문제였다

 

학창시절에 내 친구 중에 수민이 같은 아이가 있었다. 중요한 건 이 친구가 예뻤다는 사실이다. 분명히 예쁜데 본인만 그걸 몰랐다. 계속 자신이 못 생겼다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우리에게서 그걸 확인하려고 들었다.

나 너무 못 생겼지? 그치? 내 코는 너무 커? 그치? 난 얼굴이 왜 빨개지지. 보기 흉하지?

그 친구는 우리들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예쁜 아이가 그런 걸 자주 물으면 처음엔 진정성 있게 대답해주지만 나중엔 짜증난다. 우리는 그 친구를 오해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못 생기지 않았다는 걸 이런 식으로 반어적으로 확인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알 것 같다. 친구는 자존감이 낮았던 것이다. 거기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을 터이고

 

아이들의 낮은 자존감은 우선은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러나 자존감 낮은 외로운 아이라 할지라도. 친구나 선생님이 한결같은 사랑과 믿음으로 그 아이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준다면 자존감이 점차 회복되고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거라고 믿는다. 좋은 친구만큼 영향을 주고 선생님만큼 자존감을 붇돋워 주는 존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책이다. 외모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자존감을 길러가는 이 시기에 딱 이런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면 아이들의 영혼은 힘이 세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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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체인지! 라임 어린이 문학 26
신은경 지음, 유설화 그림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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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동물들을 보면서 동물로 태어난 것 자체가 불쌍한 거라고 생각했었다. 만문의 영장인 인간의 시각으로 동식물과 자연을 보았던 것 같다.

인간은 무조건 동물보다 우월적인 존재이며 동물은 하등하고 무조건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인간중심적인 사고일 것이다.

 

이 작품은 어린이들이 여러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본다. 

 

어느날 바퀴벌레 마법사에 의해 나와 우리집 개 토리의 몸이 바뀌었다. 개는 인간으로 사는 걸 싫어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인간으로 바뀐 토리는 특유의 붙임성으로 엄마아빠에게 사랑을 받고, 아빠는 그동안 아들인 내가 데면데면했었는데 갑자기 살가운 아이로 바뀌자 너무 좋아하신다. 이를 계기로 나는 '관계'라는 걸 돌아보게 된다. 사람의 관계는 사실 상대적이다. 내가 퉁명스럽고 말을 잘 안 하면 아빠도 역시 아들인 나와 말을 잘 안하게 되고, 그러면 둘 사이는 당연히 서먹한 관계가 된다.

 

또 아빠 때문에 우리집은 이사를 해야했고 나는 원치 않는 전학을 왔다. 때문에 친한 친구가 없어 외로웠는데 힘찬이란 아이도 나랑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르는 것이다. 알고 보면, 알고 보니, 라는 말은 그래서 재밌는 것 같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진다. 그리고 궁금했다. 왜냐하면 나랑 몸이 바뀐 토리가 인간 진우로 사는 게 재밌다며 강아지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페이지는 몇 장 남지 않았는데 와, 이러다가 진우가 평생 강아지로 살게 되면 어떡하지....  걱정되었고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순대 같은 고양이만 만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인간의 반려견으로 사는 것도 그다지 불행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개의 삶이 인간의 삶보다 무조건 나쁘고 불행할 거라고 생각한 나의 사고를 바꿔놓았다.

 

이 책은 '입장 바꾸어서' 동물의 삶도 돌아보고, 관계도 돌아보게 하는 재밌고 유익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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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동생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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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책이라서 일부러 읽었다.

역시 재밌다. 게다가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막내동생은 나랑 나이 차이가 좀 있다 엄마가 일하느라 바쁠 때 내가 갓난아기였던 동생을 업어주곤 했는데 어느 날 등에서 아기를 내리다가 떨어뜨렸다. 아기는 앙앙 울었고 아버지가 달려와 보시고는 나늘 엄청 혼냈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내가 일부러 아기를 떨어뜨린 건 아닌데, (포대기로 업은 아기를 내려놓는 게 일곱 살 여자아이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를 그렇게 혼낼 거였으면 동생 업어주라는 말은 왜 했을까 싶었다. 툭하면 내게 애기 보라는 말도 섭섭했고. 나는 이 아이만큼 사랑받은 것 같지 않은데 부모님의 막내동생에 대한 편애가 나의 질투심을 불러일으켰고, 어린 나를 외롭게 했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이제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니 계시다. 혈연이란 아주 이상한 자석이다. 보이지 않는데도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긴다. 그리고 암만 끊으려고 해야 끊어지지도 않는다. 형제 자매 남매라는 이름의 모든 혈연에게 이 책의 엔딩을 전하고 싶다.

 

내 동생은 말썽꾸러기지만 아주 가끔은 귀여울 때도 있어 맨날 엄마 옆에 붙어서 고자질도 잘하지만 나하고 노는 걸 정말 좋아해 내가 가는 덴 어디든 쫓아가고 싶어해. 하다못해 화장실도 같이 가고 싶어하지 내 동생은 나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나도 찬우의 말을 빌려서 고백하려고 한다.

사실은 나도 내 동생이 정말…… 좋아.”

 

어릴 때 내 동생은 내 껌딱지였다 내가 내 친구들 만나러 갈 때도 들러붙으려고 해서 그 껌딱지를 떼어놓느라고 고생깨나 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니 이제는 내가 내 동생 껌딱지가 되었다 결국 형제나 자매는 또 하나의 친구다.  서로가 서로에게 껌딱지이다.  이 세상 모든 찬우와 영우에게 축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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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전쟁 별숲 동화 마을 18
이귤희 지음, 송효정 그림 / 별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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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들의 좌충우돌 기자생활, 재밌게 읽었다.

아이들의 캐릭터도 살아 있고, 아이들이 기사감을 찾아내고 기사화 시키는 과정이 현장감 있어서 더욱 재밌게 느껴졌다.

특히 재욱이 이모네 떡볶이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기자는 얻어먹거나 선물을 받으면 그게 쥐약이다. 그것을 찬우 시연이 스스로 깨닫게 되는 이 일화는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한 느낌이었다.

쓰고 싶은 것을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는 기자가 되려면 우선 떳떳해야 한다. 그래서 시연이는 저축한 돈을 몽땅 털어서 재욱이한테 떡볶이 값을 갚는다. 얻어먹은 게 없어짐으로써 그들은 마이크의 자유를 획득한다.  (분명 돼지저금통을 뜯어 그 안의 돈을 비닐봉지에 담아 왔을 시연에게 박수를 보낸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광고주가 언론사의 목숨줄이다. 광고주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기사는 흔적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앞으로의 시대는 부디 달라지기를 희망한다.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언론과 방송은 하루가 다르게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온라인은 직접 민주주의를 꿈꾸어도 될 정도라고 한다. 그런즉 미래 사회는 과거와 달라질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돈과 권력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공명정대한 언론을 지켜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다만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과 지혜. 그것이 관건인데 이는 결국 독서의 몫이 아닐까 싶다. 훗날 잘 나가는 인터넷 방송에서 찬우와 유성이와 시연이를 보게 될 것 같은 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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