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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체인지! ㅣ 라임 어린이 문학 26
신은경 지음, 유설화 그림 / 라임 / 2019년 2월
평점 :
어렸을 때 동물들을 보면서 동물로 태어난 것 자체가 불쌍한 거라고 생각했었다. 만문의 영장인 인간의 시각으로 동식물과 자연을 보았던 것 같다.
인간은 무조건 동물보다 우월적인 존재이며 동물은 하등하고 무조건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인간중심적인 사고일 것이다.
이 작품은 어린이들이 여러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본다.
어느날 바퀴벌레 마법사에 의해 나와 우리집 개 토리의 몸이 바뀌었다. 개는 인간으로 사는 걸 싫어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인간으로 바뀐 토리는 특유의 붙임성으로 엄마아빠에게 사랑을 받고, 아빠는 그동안 아들인 내가 데면데면했었는데 갑자기 살가운 아이로 바뀌자 너무 좋아하신다. 이를 계기로 나는 '관계'라는 걸 돌아보게 된다. 사람의 관계는 사실 상대적이다. 내가 퉁명스럽고 말을 잘 안 하면 아빠도 역시 아들인 나와 말을 잘 안하게 되고, 그러면 둘 사이는 당연히 서먹한 관계가 된다.
또 아빠 때문에 우리집은 이사를 해야했고 나는 원치 않는 전학을 왔다. 때문에 친한 친구가 없어 외로웠는데 힘찬이란 아이도 나랑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르는 것이다. 알고 보면, 알고 보니, 라는 말은 그래서 재밌는 것 같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밌어진다. 그리고 궁금했다. 왜냐하면 나랑 몸이 바뀐 토리가 인간 진우로 사는 게 재밌다며 강아지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페이지는 몇 장 남지 않았는데 와, 이러다가 진우가 평생 강아지로 살게 되면 어떡하지.... 걱정되었고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순대 같은 고양이만 만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인간의 반려견으로 사는 것도 그다지 불행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개의 삶이 인간의 삶보다 무조건 나쁘고 불행할 거라고 생각한 나의 사고를 바꿔놓았다.
이 책은 '입장 바꾸어서' 동물의 삶도 돌아보고, 관계도 돌아보게 하는 재밌고 유익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