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어린이들아! 함께 읽자.

똑똑한 양반 - 권정생 선생님이 남북 어린이에게 남긴 이야기 2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7월

  <똑똑한 양반>

제목은 똑똑한 양반이지만 책 내용은 게으름뱅이 총각의 이야기이다.
게으름뱅이 총각이 새끼줄 하나 달랑 들고 나가서 여러 가지 물건들과 바꾸고 또 바꿔서 어여쁜 아가씨를 색시로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은 똑똑하기 보다는 운이 좋아서, 혹은 잔재주로 이익을 보는 총각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권정생 선생님은 왜 이 옛이야기의 제목을 <똑똑한 양반> 이라고 했을까?
선생님은 너무 바쁘게 살아가면서 맨날 일등만 하라는 어른들의 요구에 힘들어하는 우리 어린이들을 위해서 ‘빈둥빈둥 노는 것 같아도 내 마음속에는 꾀가 들어 있어요. 날 무시하지 마세요’라고 어른에게 알려주려고, 그래서 이 옛이야기를 선택하고 제목도 <똑똑한 양반>으로 한 것 아닐까요? ( 이글은 이재복 선생님의 글 중에서 발췌)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재미있는 옛이야기인 것 같아요.

<업이하고 가재하고>
호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집을 떠나던 업이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가재를 도와준다. 그 가재는 업이에게 입은 은혜를 갚기 위해 바위에 자신의 꼬리를 부딪치는 소리를 내서 호랑이에게서 업이를 구한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뻔 했던 업이는 목숨을 구하고,  업이는 꼬리가 찢겨진 가재를 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가재를 감나무 밑에 묻어준다.

아이들의 교과서에 나오는 <은혜 갚은 까치>와 비슷한 옛이야기이다.

이 옛이야기를 남과 북의 어린이가 함께 보는 이야기로 선택한 이유는 책에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불쌍한 것을 어여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자기가 받은 은혜를 감사하게 여기며 보답하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이야기를 선택하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권정생 선생님은 안 계시지만 그 분이 남긴 예쁜 우리말이 담긴 많은 그림책과 동화책은 아이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 될 것이다.

학년을 불문하고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은 책이다.